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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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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2일 15시 05분 등록
# 1. 손아래

나는 나보다 어린 후배들이 잘 따릅니다.
뭐 내가 그리 잘 생기고 잘나기 때문은 절대 아닙니다.
물질적인 풍요를 제공할 형편은 더욱 더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술 한잔 하면서 몇번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너, 내가 왜 좋냐?'
그런데 이 쉐이들 '기냥요'

내가 편하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부담없는 사람도 많은지라 이도 확실한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한가지 짐작이 가는 구석은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코칭을 해주는 걸 좋아합니다.
고민하고 어려워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항상 그 부분이 마음에 걸리고, 만사 제쳐놓고 이야기를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나는 술자리에서 웬만하면 후배들하고 공장 얘기는 안합니다.
대신 그네들의 일상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합니다.
이 부분이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후배들은 구체적으로 지시를 받는 것보다 격려하고 동기부여해 줄 때 일도 열심히 하고 선배를 잘 따릅니다.

인생의 관점에서 개인들의 경력개발에 관심을 갖고 또 미흡하나마 몸으로 솔선수범할려는 모습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 2. 손위

윗 사람들과의 관계는 물과 기름처럼 확연히 구분됩니다.
어떤 분(Type A)은 나 자신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합니다.
또 어떤 분(Type B)은 건방지다고 한마디 합니다.
또 또 어떤 분(Type C)은 나를 끔찍히 아껴줍니다.
이런 분들과는 조폭도 아니지만 '형님'하는 관계입니다.

어제는 타입 C의 형님과 한잔 하면서 타입 A,B의 불만(?)을 들었습니다.

'넌 너무 세'
'적당히 윗사람들한테 약도 치고 그래'

솔직히 나는 윗사람에게 내 말을 하는 편입니다.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 이메일로 내 의견을 전합니다.
문제는 이 솔직함에 있습니다.
예전에는 일하다 옥상에 올라가 결투(?)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나는 굉장히 유하다고 자평하는데 그렇게 비치는 모양입니다.

'나도 인간인데 어떻게 모두 다 사랑하리가 가능해?
내가 예수야, 석가야, 공자야?
그렇게 속좁은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좋아할 수 있어?
내 주위의 몇사람들 좋아하기도 바뻐'

나는 소위 쥐뿔도 없으면서 권위적인 스타일을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파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나를 좋아하는 손위, 즉 타입 C는 속좋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나의 솔직하고 리버럴한 언어를 받아 주어야 하니 어지간히 속 비위가 좋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난 힘들때면 이들에게 가끔 기대고 어리광을 부립니다.


# 3. 손

나는 천성적으로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말, 행동, 마음을 읽는 것에 익숙합니다.
나는 이런 것을 표현하는데 능숙하기도 하고 또 서툴기도 합니다.

능숙하다는 것은 나를 따르고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동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는 말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서툰 것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대화에 있어서의 솔직함과 단호함 때문입니다.

그래서 근자에는 타입 A,B와의 만남은 최소화하려고 하고 또 어쩔 수 없는 만남이라면 그냥 듣기만 할려고 합니다.
나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은 까닭입니다.

논어에 보면 사마우가 공자에게 인(仁)에 대해 물어 본 대목이 나옵니다.
공자는 사마우에게 인(仁)이란 "말을 더듬는 것이다"(其言也言+刃)라고 대답했습니다.
인(仁)이 말을 더듬는 것이라고 한 이유는 "자기가 한 말을 실천하기가 어려우니 어찌 말을 더듬지 않겠는가"(爲之難 言之得無言+刃乎)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말이 립서비스가 되지 않을려면 실천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과의 관계, 참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말을 심하게 더듬던지 벙어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IP *.51.7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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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2005.10.22 14:52:14 *.224.55.86
하나님 Bravo!!! 팀장님 Bra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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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5.10.22 16:50:58 *.118.67.206
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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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범
2005.10.26 14:02:42 *.248.117.3
^^ 어디가나 형님의 좋은 글이 있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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