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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7일 11시 27분 등록


여럿이 북한산에 올랐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오고 처음 합류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은행나무 잎이 무수히 바람에 날려 차마 밟고 가기 미안한 가로수 길을 걸어 작은 계류가 흐르는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우연히 한번 가을이나 즐기자 하여 시작한 산행입니다. 산길은 만원이었지만 곳곳에 찾아든 만추는 그지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단풍이 고운 해입니다.

우리 집 정원에는 사철 푸른 수종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활엽수는 몇 그루되지 않는 데도 올해는 유독 즐길 만 합니다. 작년엔 별로였던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그리고 살구나무까지 올해는 제법 단풍이 볼 만합니다. 정말 나를 놀라게한 것은 목백일홍 나무입니다. 올해 여름 늦게 까지 꽃이 피지 않더니 다른 꽃들이 다 지기 시작할 때 겨우 몇 송이 꽃을 터뜨리다가 시시하게 시들고 이내 가을이 시작되었지요. 그래서 나는 이 놈에게 유감이 많았습니다. 꽃조차 피우지 못하는 석녀라고 놀려주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놈이 올해 최고의 단풍을 보여 주었습니다. 꽃보다 더 붉은 불타는 가을을 잎에 담아 나늘 놀라게 했습니다.

사물 속에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힘들이 들어 있나 봅니다. 한 때 추레하고 빙충맞은 모습으로 세상의 한 구석에 서 있더니 어느 날 그저 우연히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렇게 밝아지고 불타오를 수 있는 것이군요.

기다려라.
모든 것에는 그 영광이 모여 터지는 때가 있게 마련이다.
내 꽃도 한 번은 필 것이고
한 번은 나도 살고 싶은 대로 살게 되리라.


*공고 : '내 꿈의 첫 페이지' 프로그램이 11월 26-28일 까지 2박 3일간 있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www.bhgoo.com)
IP *.229.1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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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2005.11.07 11:48:19 *.235.69.66
기회를 감지하는 민감함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항상 결과적으로 되는 일이 없었기에 (지나보니)...
천재가 아니라면 바보의 우직함을 가지고도 싶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순응이라도 잘 해주는 내가 되고 싶었는데
내 속은 그게 아니니...
그저 꿈꾸고 때로 뒤틀리고 가슴을 칠 밖에...
직장에서 야유회로 산행을 하였습니다
관절이 약해서 걱정하며 억지로 오르고 나니 얼마나 무릎통증이 오던지...
이대로 관절염으로 고생을 하게 될까 엄청 걱정하며
족욕에, 헤어드라이어로 찜질까지 관절에 좋은 식품을 복용하고
하루 자고나니 언제 그랬냐는 둣 아무렇지 않으니

놀랍고 감사하고
인생이 이렇다면 살만하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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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5.11.07 13:31:47 *.110.0.228
어제는 진심으로 감사한 산행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지나가리! 나 머물지 않으리!!
짝사랑의 상처를 불살라 버리고 떠나기라도 할듯 그렇게 뿜어 내놓는 가을을 여유롭게 만났습니다

가을은 외롭습니다
가을은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살짝 흔들림은 정지 되어 있는것 보다 낭만적으로 보일때가 있어요
바람의 힘일까요?!!
저도 한번쯤은 그렇게 흔들려보고 싶고
저토록 붉게 물들고 싶습니다

나도 한번은 살고 싶은대로 살게 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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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11.07 14:18:40 *.248.117.3
불과 하루만에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개수가 엄청 차이가 나더군요.
저희 집 네거리에도 은행나무 단풍이 절경을 보여주고 있는데
북한산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이번 가을은 정말 단풍이 너무 멋있어서 꼭 가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그저 스쳐 지나가기 쉬운 목백일홍의 변화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혜안을 설파하시는 사부님의 심안이 부럽습니다.
목백일홍을 살포시 관조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도 언젠가 한번 꼭 폭발(?)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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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5.11.07 17:14:58 *.190.84.248
가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꽃처럼 아름다운 단풍과
물의 교향곡이 있는 폭포 그리고 정상의 안개
중간에 했던 오병이어
뒷풀이까지?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과정에서 또다른 계획이 만들어 졌습니다.
눈과 산행이 어울리면 어떨까요?
무주의 덕유산산행 기다려집니다.
모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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