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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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엄마 어쩌구’에 관심이 아주 많다.
다시 말해 ‘좋은 엄마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좋은 엄마가 되려니 ‘좋은 나’가 되어야했다.
그 길에 부모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정리해야만 했다.
그 관계를. 아버지를. 어머니를.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그 희생양이었던 어머니를.
한때는 내 전부였을 그들을.
내 구멍 난 기억속의 엄마는 목소리가 없다.
항상 새끼만 깠다.
보살피지 못할 새끼만 까는 에미. 내 첫사랑이었다.
내가 아들이면 좋았을 것을.
내 동생이 아들이면 좋았을 것을.
나는, 아들을 낳기 위해 딸을 다섯이나 낳아야 했던 에미의 큰딸이다.
나는 언제나 열심히 살아간다. 버릇처럼.
왜 그래야하는지 물을 줄 모른 채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러다가 내 거울인 첫사랑 엄마를 만나면 가끔 미친다.
그래서 그런 친정이 불편하다.
지난 주말, 가고 싶지 않은 그곳에 갔다가 사고를 치고 왔다.
나를 나이게 하지 않는 그곳.
가기 싫으면 안 가면 되는 걸.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걸.
그걸 못한다. 용기 부족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개소리다.
피할 수 있는 건 피하는 것도 용기인가 보다.
적어도 내겐 그게 맞는 말이다.
아픈 과거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거.
그리고 앞으로도 별 희망이 없어 보인다는 거.
그게 힘들다.
나를 사랑하는 게 하기 싫어진다.
어제는 종일 눈 밑이 찰랑거렸다.
엄청난 수분을 삼켜대느라 목구멍이 뻐근했다.
목에서는 나오지도 삼켜지지도 않는 뭔지 모를 덩어리가 느껴져서 불편했다.
그래서 술을 마셨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싶었다.
내게 없는 ‘그것’을 주고 싶었고 그게 욕심이 아니라고 나를 이해시켜야 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준다는 것은 많은 상상력이 필요했다.
이미 메마른 나에겐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사랑’을 주고 싶었다.
그 ‘사랑’이 감히 ‘모성’인지는 모르겠다.
내 어머니에게도 있었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 모성. 그 따뜻함을. 그 봄을. 그 생명을. 그 꽃을. 나는 피우고 싶었다.
메마른 나에게 생명의 물을 주고 싶었다.
뇌가 빵꾸나서 정리가 힘들다.
그래도 정리해보자.
나는 ‘좋은 엄마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미안하다. 내 딸들아. 사랑을 줄 줄 몰라서.
받아본 적 없어, 가진 적 없어, 가지지 못해 줄 수 없는 ‘사랑’을 줘야만 하는 부족하고 안타까운 엄마의 ‘미련한 사랑’을 이해하고 용서하길 바란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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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좋은 엄마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좋은 엄마가 되려니 ‘좋은 나’가 되어야했다.
그 길에 부모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정리해야만 했다.
그 관계를. 아버지를. 어머니를.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그 희생양이었던 어머니를.
한때는 내 전부였을 그들을.
내 구멍 난 기억속의 엄마는 목소리가 없다.
항상 새끼만 깠다.
보살피지 못할 새끼만 까는 에미. 내 첫사랑이었다.
내가 아들이면 좋았을 것을.
내 동생이 아들이면 좋았을 것을.
나는, 아들을 낳기 위해 딸을 다섯이나 낳아야 했던 에미의 큰딸이다.
나는 언제나 열심히 살아간다. 버릇처럼.
왜 그래야하는지 물을 줄 모른 채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러다가 내 거울인 첫사랑 엄마를 만나면 가끔 미친다.
그래서 그런 친정이 불편하다.
지난 주말, 가고 싶지 않은 그곳에 갔다가 사고를 치고 왔다.
나를 나이게 하지 않는 그곳.
가기 싫으면 안 가면 되는 걸.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걸.
그걸 못한다. 용기 부족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개소리다.
피할 수 있는 건 피하는 것도 용기인가 보다.
적어도 내겐 그게 맞는 말이다.
아픈 과거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거.
그리고 앞으로도 별 희망이 없어 보인다는 거.
그게 힘들다.
나를 사랑하는 게 하기 싫어진다.
어제는 종일 눈 밑이 찰랑거렸다.
엄청난 수분을 삼켜대느라 목구멍이 뻐근했다.
목에서는 나오지도 삼켜지지도 않는 뭔지 모를 덩어리가 느껴져서 불편했다.
그래서 술을 마셨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싶었다.
내게 없는 ‘그것’을 주고 싶었고 그게 욕심이 아니라고 나를 이해시켜야 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준다는 것은 많은 상상력이 필요했다.
이미 메마른 나에겐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사랑’을 주고 싶었다.
그 ‘사랑’이 감히 ‘모성’인지는 모르겠다.
내 어머니에게도 있었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 모성. 그 따뜻함을. 그 봄을. 그 생명을. 그 꽃을. 나는 피우고 싶었다.
메마른 나에게 생명의 물을 주고 싶었다.
뇌가 빵꾸나서 정리가 힘들다.
그래도 정리해보자.
나는 ‘좋은 엄마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미안하다. 내 딸들아. 사랑을 줄 줄 몰라서.
받아본 적 없어, 가진 적 없어, 가지지 못해 줄 수 없는 ‘사랑’을 줘야만 하는 부족하고 안타까운 엄마의 ‘미련한 사랑’을 이해하고 용서하길 바란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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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살지 못하는 가족을 갖고 있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습니다. 엄마,아빠의 자리가 남들처럼 느껴지지 못하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남들처럼 마냥 긍정적이고 활동적일 수만도 없습니다. 불행이 어떤 모습으로 언제어떻게 내게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허나 김미영님, 부디 딸들에게는 부빌 언덕이 되어주세요. 저는 그럴려구요. 살아가면서 부빌 언덕 하나만 있어도 두려울게 없을것 같았거든요. 부빌 언덕 하나없어 힘들었던 내 젊은 날... 말없이 진정한 사랑으로 아이들의 수호천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커서 힘들고 어려울때 한걸음에 뛰어와 와락 안길수 있는 그런 엄마의 품이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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