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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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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29일 07시 13분 등록
인재를 만드는 하루 2시간 - 하루 1

하루는 삶의 최소 단위이다. 인생의 긴 여정이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지 정작 그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모른다. 단지 끝나는 그 순간에서야 간신히 이 힘들었던 삶이 아쉬운 순간들을 남기고 마감 하는구나 라는 느낌 속에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할 뿐이다. 그러한 인생의 여정을 놓고 보면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듯이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점들이 제대로 찍히지 않으면 선으로 그려질 수 없듯이 하루의 내용이 부실하면 인생이라는 선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오늘 하루정도야 대충 살면 어때. 까짓거 오늘 하루만 제끼자. 그런다고 세상이 변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되지. 시간이 오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뭘. 내일은 또 오지만 지금 이 술은 오늘 아니면 못 마셔,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오늘 이 술을 마셔 없애버리자. 이놈의 인생 한 번 오지 두 번 오나 어차피 없어 썩어 문드러질 몸뚱아리 먹고 마시고 놀고 써버리지 뭘. 맞다. 그래도 한 인생, 저래도 한 인생인 것은 틀리지 않다. 어찌됐던 당신 또는 우리들의 하루는 흘러가고 있다.

20년 전 재수를 한답시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간 적이 있었다. 단 한 학기만 다니고 아니 중간고사만 치르고는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틀정도를 헤메다가 서면 부근에 있는 술집에서 웨이타 생활을 시작했다. 오후 서너 시에 시작해서 새벽 세네시에 끝나는 알바였는데 한 달 가량 일했다. 하루 일당이 오 천원이었다. 당근 부모님께서 보낸 원정대에 붙잡혀 시골로 압송되었고 재수하려면 제대로 하라며 서울 노량진 어디론가 보내졌다. 옛말이 그른 거 하나 없다. 지 버릇 개 못 준다고. 몇 달인가를 공부하는 척만 하다가 재수에도 실패하고 이젠 나에게 남아있는 것이라곤 영장 받고 대기하는 일 뿐이었다. 그 때 하루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다면, 부모님 근심 만분지일이라도 덜어 주었을텐데······.

매 시기 그런 하루들이 순간순간 내 곁에 있었다. 20대 초반, 30대 초반, 40대 초반에 접어든 지금에도 변함없이 그리고 말없이 나의 결심만을 기다리며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잘 써보라면서. 하루! 수치적으론 24시간 1,440분. 공간상으론 해가 떠서 해지고 다시 해가 뜰 때까지. 감각상으론 눈 떠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눈 감고 휴식을 취할 때까지. 누구에게나 똑 같은 시간들이다.

그러니까 기계나 로봇처럼 살자는 얘기만은 아니다. 하루를 유의미하게 보내자는 말이다. 어떻게? 잘! “벌레가 고치를 만들어 침잠의 세월을 보내야 나비가 돼. 많은 이들이 이 과정을 거치기 싫어해. 실패해야만 창조물이 나오는 것도 모르고······.” 건축가 류춘수님의 말이다. 하루는 벌레가 고치를 만들어 견디어 내야 하는 침잠의 세월인 것이다. 벌레는 그 세월의 의미를 알 수 없겠지만 우리는 알 수 있다. 단 하루만 의미 있게 보내도. 뿌듯한 하루가 내일의 희망이 되는 것이다.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고 내가 원하는 삶, 내가 살고 싶은 인생, 내가 하고 싶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삶의 한 구성단위인 하루,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인 하루,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적의 열쇠고리, 그 하루의 비밀을 풀어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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