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 조회 수 2131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당시 사무직 사원들은 돌아가며 숙직을 섰다. 숙직 서는 날에는 사무실에서 잠을 잤는데 아마도 6월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가 들어오면서 영업부로 발령을 받은 나의 전임자. 처음 들어와서 며칠 간 함께 일했고 영업부서로 옮긴 이후에도 가끔씩 찾아와 친근감을 표시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부서를 옮긴 이후로 아마 좌절감을 맛보았나보다. 그 무렵 계속 찾아와 괴로움을 표시하곤 했는데...
내가 숙직 서던 날 술에 쩔어 사무실로 왔다. 자야 할 시간인데 갈 생각을 않는다. 열이 오른다. 그런데 그 사람이 거기에 기름을 부어 버렸다. 돌이켜 보면 계속 참았어야 했지만... 그냥 일을 저질러 버렸다.
중학교 시절 이후로 처음 주먹을 휘둘렀는데.. 오른손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나보다 10cm는 족히 큰 그 사람도 열이 올라 나에게 마구 손찌검을 해댄다. 나는 최대한으로 방어해 본다. 가급적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엄살을 떤다. 술이 많이 취했으니 때리다보면 지치겠지 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본다.
그 사람. 싸움을 멈추고 뭐라뭐라 소리지르더니 탁자 유리를 깨버린다. 그리고선 거기서 그냥 잔다. 나는 야근을 하고 있던 현장직원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고 난 후 내 방(사택)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손에 통증이 여전하다. 농장장이 출근했고 전날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무실로 나를 호출한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손이 많이 부어있다.
병원에 가보니 손등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그래서 기브스를 했다. 그 모습으로 다시 사무실로 갔다. 그 몸으로는 그곳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휴직하란다.
휴직 기간 중 급여는 어떻게 될지 보장할 수 없단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난 회사가 정해준 날짜에 숙직을 섰고 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을 내보내려 하다가 그런 불상사를 당했는데...
당장 얼마동안은 한쪽 손을 쓸 수 없고 두달 정도는 쉬어야 한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그러나.. 그런 혼란스런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난 그곳을 떠나 한쪽 손에 기브스를 한 채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계속)....
IP *.111.250.168
내가 들어오면서 영업부로 발령을 받은 나의 전임자. 처음 들어와서 며칠 간 함께 일했고 영업부서로 옮긴 이후에도 가끔씩 찾아와 친근감을 표시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부서를 옮긴 이후로 아마 좌절감을 맛보았나보다. 그 무렵 계속 찾아와 괴로움을 표시하곤 했는데...
내가 숙직 서던 날 술에 쩔어 사무실로 왔다. 자야 할 시간인데 갈 생각을 않는다. 열이 오른다. 그런데 그 사람이 거기에 기름을 부어 버렸다. 돌이켜 보면 계속 참았어야 했지만... 그냥 일을 저질러 버렸다.
중학교 시절 이후로 처음 주먹을 휘둘렀는데.. 오른손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나보다 10cm는 족히 큰 그 사람도 열이 올라 나에게 마구 손찌검을 해댄다. 나는 최대한으로 방어해 본다. 가급적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엄살을 떤다. 술이 많이 취했으니 때리다보면 지치겠지 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본다.
그 사람. 싸움을 멈추고 뭐라뭐라 소리지르더니 탁자 유리를 깨버린다. 그리고선 거기서 그냥 잔다. 나는 야근을 하고 있던 현장직원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고 난 후 내 방(사택)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손에 통증이 여전하다. 농장장이 출근했고 전날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무실로 나를 호출한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손이 많이 부어있다.
병원에 가보니 손등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그래서 기브스를 했다. 그 모습으로 다시 사무실로 갔다. 그 몸으로는 그곳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휴직하란다.
휴직 기간 중 급여는 어떻게 될지 보장할 수 없단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난 회사가 정해준 날짜에 숙직을 섰고 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을 내보내려 하다가 그런 불상사를 당했는데...
당장 얼마동안은 한쪽 손을 쓸 수 없고 두달 정도는 쉬어야 한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그러나.. 그런 혼란스런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난 그곳을 떠나 한쪽 손에 기브스를 한 채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계속)....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109 | 노력하는 자체가 성공이다 | 빈잔 | 2024.11.14 | 623 |
4108 | 인생을 조각하다. | 빈잔 | 2024.10.26 | 644 |
4107 | 얻는것과 잃어가는 것. | 빈잔 | 2024.11.09 | 659 |
4106 | 눈을 감으면 편하다. [1] | 빈잔 | 2024.10.21 | 685 |
4105 |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병가지고 오래 사는것. 외롭게 오래 사는 것. | 빈잔 | 2024.10.22 | 717 |
4104 | 늙음은 처음 경험하는거다. | 빈잔 | 2024.11.18 | 728 |
4103 | 상선벌악(賞善罰惡) | 빈잔 | 2024.10.21 | 734 |
4102 | 길어진 우리의 삶. | 빈잔 | 2024.08.13 | 740 |
4101 | 문화생활의 기본. [1] | 빈잔 | 2024.06.14 | 933 |
4100 | 선배 노인. (선배 시민) | 빈잔 | 2024.07.17 | 936 |
4099 | 꿈을 향해 간다. [2] | 빈잔 | 2024.06.25 | 1073 |
4098 | 신(新) 노년과 구(舊) 노년의 다름. | 빈잔 | 2023.03.30 | 1511 |
4097 | 가장 자유로운 시간. | 빈잔 | 2023.03.30 | 1513 |
4096 | 나이는 잘못이 없다. | 빈잔 | 2023.01.08 | 1544 |
4095 | 편안함의 유혹은 게으름. | 빈잔 | 2023.04.28 | 1544 |
4094 | 원하는 것(Wants) 과 필요한 것(Needs) | 빈잔 | 2023.04.19 | 1590 |
4093 | 내 삶을 지키기 위한 배움. | 빈잔 | 2022.12.27 | 1645 |
4092 | 변화는 불편하다. | 빈잔 | 2022.10.30 | 1667 |
4091 | 1 % [2] | 백산 | 2007.08.01 | 1705 |
4090 | 정서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 | 빈잔 | 2023.03.08 | 1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