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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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무직 사원들은 돌아가며 숙직을 섰다. 숙직 서는 날에는 사무실에서 잠을 잤는데 아마도 6월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가 들어오면서 영업부로 발령을 받은 나의 전임자. 처음 들어와서 며칠 간 함께 일했고 영업부서로 옮긴 이후에도 가끔씩 찾아와 친근감을 표시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부서를 옮긴 이후로 아마 좌절감을 맛보았나보다. 그 무렵 계속 찾아와 괴로움을 표시하곤 했는데...
내가 숙직 서던 날 술에 쩔어 사무실로 왔다. 자야 할 시간인데 갈 생각을 않는다. 열이 오른다. 그런데 그 사람이 거기에 기름을 부어 버렸다. 돌이켜 보면 계속 참았어야 했지만... 그냥 일을 저질러 버렸다.
중학교 시절 이후로 처음 주먹을 휘둘렀는데.. 오른손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나보다 10cm는 족히 큰 그 사람도 열이 올라 나에게 마구 손찌검을 해댄다. 나는 최대한으로 방어해 본다. 가급적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엄살을 떤다. 술이 많이 취했으니 때리다보면 지치겠지 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본다.
그 사람. 싸움을 멈추고 뭐라뭐라 소리지르더니 탁자 유리를 깨버린다. 그리고선 거기서 그냥 잔다. 나는 야근을 하고 있던 현장직원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고 난 후 내 방(사택)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손에 통증이 여전하다. 농장장이 출근했고 전날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무실로 나를 호출한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손이 많이 부어있다.
병원에 가보니 손등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그래서 기브스를 했다. 그 모습으로 다시 사무실로 갔다. 그 몸으로는 그곳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휴직하란다.
휴직 기간 중 급여는 어떻게 될지 보장할 수 없단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난 회사가 정해준 날짜에 숙직을 섰고 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을 내보내려 하다가 그런 불상사를 당했는데...
당장 얼마동안은 한쪽 손을 쓸 수 없고 두달 정도는 쉬어야 한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그러나.. 그런 혼란스런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난 그곳을 떠나 한쪽 손에 기브스를 한 채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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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오면서 영업부로 발령을 받은 나의 전임자. 처음 들어와서 며칠 간 함께 일했고 영업부서로 옮긴 이후에도 가끔씩 찾아와 친근감을 표시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부서를 옮긴 이후로 아마 좌절감을 맛보았나보다. 그 무렵 계속 찾아와 괴로움을 표시하곤 했는데...
내가 숙직 서던 날 술에 쩔어 사무실로 왔다. 자야 할 시간인데 갈 생각을 않는다. 열이 오른다. 그런데 그 사람이 거기에 기름을 부어 버렸다. 돌이켜 보면 계속 참았어야 했지만... 그냥 일을 저질러 버렸다.
중학교 시절 이후로 처음 주먹을 휘둘렀는데.. 오른손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나보다 10cm는 족히 큰 그 사람도 열이 올라 나에게 마구 손찌검을 해댄다. 나는 최대한으로 방어해 본다. 가급적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엄살을 떤다. 술이 많이 취했으니 때리다보면 지치겠지 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본다.
그 사람. 싸움을 멈추고 뭐라뭐라 소리지르더니 탁자 유리를 깨버린다. 그리고선 거기서 그냥 잔다. 나는 야근을 하고 있던 현장직원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고 난 후 내 방(사택)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손에 통증이 여전하다. 농장장이 출근했고 전날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무실로 나를 호출한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손이 많이 부어있다.
병원에 가보니 손등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그래서 기브스를 했다. 그 모습으로 다시 사무실로 갔다. 그 몸으로는 그곳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휴직하란다.
휴직 기간 중 급여는 어떻게 될지 보장할 수 없단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난 회사가 정해준 날짜에 숙직을 섰고 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을 내보내려 하다가 그런 불상사를 당했는데...
당장 얼마동안은 한쪽 손을 쓸 수 없고 두달 정도는 쉬어야 한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그러나.. 그런 혼란스런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난 그곳을 떠나 한쪽 손에 기브스를 한 채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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