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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2일 22시 12분 등록
<변화학 칼럼 37>

습관을 바꾸는 습관①
-당신이 하루도 거르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이야기 하나 : 당신은 매일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가야금의 명인 중에 황 병기(1936년생)선생이 있다. 그의 존재가 보물처럼 여겨지는 것은 ‘창작 국악’의 지평을 열었고 우리 소리를 통해 고전성과 모더니티의 창의적 공존을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오선지로 기보한 최초의 독주곡 작곡자이며 바이올린 활로 가야금을 연주하는 등의 전위적 시도를 통해 전통음악의 현대화 및 세계화에 끊임없는 정성을 쏟아 왔다. 그는 가야금을 탄지 50년이 넘었지만, 반 백년의 세월동안 하루도 연습을 거른 적이 없다고 한다. “중학교부터 방과 후에는 꼭 국악원에 들렀다 집에 왔습니다. 음악가가 되겠다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단지 가야금 소리가 좋아서 했습니다. 가야금 소리에 취해서 살아온 것이지요.....(중략).... 지금은 이렇다 할 계획이 없습니다. 단지 소리를 주옥같이 다듬고 싶어요. 지금도 문 닫고 혼자 앉아서 가야금 탈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그는 55세인 1991년 3월, 한 신문에다 정년퇴임 후를 염두 해 두고 이런 글을 썼다고 한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보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어본다.” 선생을 보고 있노라면 ‘예술가에게 은퇴란 없다. 내부에 예술성이 떨어질 때 그만두는 것이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이야기 둘 : 1분을 위해 수년을 준비하는 사람들
역도 선수들의 경기시간은 각 시기별로 1분. 호명과 동시에 입장해서 1분 이내에 바벨을 들어 올려야한다. 때문에 선수들은 훈련 때도 초단위로 행동스케줄을 정한다. 한순간만 삐끗해도 치명적인 실수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몸과 마음이 기계적으로 행동순서와 시간에 익숙해지도록 매일 수없이 반복 훈련한다. 경기 2시간 전 실시되는 체중 달기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머릿속에 입력시켜 놓고 이를 되풀이해서 연상하는 것. 여자역도 무제한급(+75kg) 장미란의 경우 체중측정 후 설렁탕을 먹고 휴식한 뒤 경기 40분전 스트레칭, 25분전부터 예비훈련, 입장하면서 부모님과 친구 생각하며 불안덜기 등의 구체적 행동지침까지 마련해놓았다. 역도선수들은 경기당일의 ‘1분’을 위해 ‘수년 동안’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하고 있다.
-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한달 정도 앞둔 태능 선수촌 취재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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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루에 네 번 이를 닦는다
약간 쑥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이를 잘 안 닦고 다녔다. 결혼하고 나서야 하루에 두 번 정도 닦았다. 하지만 큰 아이가 생기고 나서 하루에 4차례 닦기 시작했다. 소중한 아이가 내 몸도 소중하다고 느끼게 해주었다. 이런 욕심을 보았나! 오래 오래 안 아프며 살고 싶어졌다. 내 몸은 특수할지도 모른다는 웃기는 환상을 아쉬운 마음으로 버리고 잘 가꾸겠다고 다짐했다. 그 실천중의 하나가 이를 닦는 것이었다. 절실한 필요와 반복이 만났을 때 순식간에 습관이 되어 버렸다.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그물들이 펼쳐져 있습니까?
당신이 누군가의 조종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어떨까? 끔찍할까? 그렇다면 나는 나를 조절하며 살고 있을까? 쉽지 않은 질문일 것 같다. 나의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안 좋은 습관들이 몸에 배어 나를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조절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롭게 날 수 있는 ‘날개(질서)의 힘’이 너무 약하다. 안 좋은 습관이 날개와 겨드랑이 사이에 아교처럼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 아교는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가슴 뜨거운 비전'으로 녹여내야 한다.

습관은 의식적이고 선택적이라기보다는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경우가 많다. 긴 시간과 깊은 뿌리를 가진 역사적인 존재들이다.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기쁨을 주는 것은 항상 뇌 안에서 길을 만든다. 만일 그 보상이 크면 그 길은 이내 도로가 된다. 시냅스는 강화되고 신경은 회로로 얽히고설켜 신경망을 이룬다. 가로와 세로의 만남이 거듭되면 망(網)이 되는 것처럼 습관은 뇌 안에 그물을 만들어 우리 안에 큰 자리를 잡고 있다.

좋은 습관(良習)과 나쁜 습관(惡習)
습관이란 ‘기쁨’이라는 날줄과 ‘반복’이라는 씨줄이 만나서 연애하다가 정신없이 새끼들을 낳아 마음 안에 일가(一家)를 이루는 것이다.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의 엄마는 같다. 모두 ‘반복’이란 한 엄마에서 태어났다. 대신 ‘기쁨’이라는 아빠가 틀리다. 좋은 습관은 ‘만족(satisfaction)'이라는 이름의 아빠이고 나쁜 습관은 ‘쾌락(pleasure)'이라는 이름의 아빠에게서 태어났다.

쾌락은 원초적인 강렬한 감정으로 외부자극에 의해 피어나 생리적 포만감을 안겨주고 금방 사그라든다. 이내 내성이 생기고 더 큰 자극이 필요하게 되어 날개와 겨드랑이를 붙이는 아교가 되고 스스로를 옭아매는 그물이 되어버린다. 악습이 한 사람의 정신과 인격을 지배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중독이라 부른다.

반면 만족은 자신의 강점과 미덕을 발휘하여 얻게 되는 정신적 포만감으로 강렬하고 중독되지는 않지만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누릴 수 있는 능동적인 감정이다. 만족은 우리를 옭아매는 아교를 녹이고 자기실현으로 나아가는 줄타기에서 떨어지더라도 다치지 않게 보호해주며 다시 줄 위에 오를 수 있게 해주는 안전망이 되어준다.

하루도 거르지 말아야 할 그 무엇을 가졌는가?
자기실현의 역사를 스스로 써가는 우리는 양습의 바탕위에 꾸준하게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변화시켜 나가는 사람이란 ‘하루도 거르지 않으면서 만족을 주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매일 춤을 추지 않으면 몸이 쑤시는 춤꾼처럼,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가 돋는 선비처럼, 하루라도 새로운 것을 토해내지 않으면 병이 생기는 예술가처럼, 매일 훈련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용납되지 않는 운동선수처럼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머리로 떠올리기 전에 몸이 먼저 기억하게 해야 한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 것!’ 그것만이 당신의 실력이 된다. 그 핵심에는 자신의 강점과 미덕이 놓여있어 보상이 아닌 그 행위만으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금씩 토해내지 않으면 병이 되는 그 무엇이 당신에게는 있다.

당신의 '그 무엇'은 무엇입니까? 그것을 어떻게 하루에 담아내고 있습니까?


* 다음에는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에 대한 주제로 이번 칼럼에 대한 방법론을 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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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사랑
2006.02.13 06:13:29 *.118.67.206
" 매일 춤을 추지 않으면 몸이 쑤시는 춤꾼처럼,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가 돋는 선비처럼, 하루라도 새로운 것을 토해내지 않으면 병이 생기는 예술가처럼, 매일 훈련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용납되지 않는 운동선수처럼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머리로 떠올리기 전에 몸이 먼저 기억하게 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가? 반성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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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을 쌓자.
2006.02.19 14:26:23 *.110.116.27
하루라도 책을 안보면 가시가 돗힌다는 옛성인의 말이 지금뿐아니라 항상 되새기며 살아야겠읍니다.
쾌락이란 한순간의 생리적 욕구를 왜 버리지못할까
내공이 부족해서 그런것이아닐까요.
항상 도를 닦으며 명상과 반성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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