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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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피치 교향곡 11번이나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과 같은 대작은 거대한 규모의 단원을 소유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만이 연주 할 수 있다. 수많은 연주가가 하나가 되어 완성도 높은 곡을 연주한다는것은 나를 흥분시키는 것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내게 보다 더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거대함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독주회이다. 오케스트라 속 연주가의 조그마한 실수는 아주 예리한 귀를 가진 몇몇의 청중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묻혀 지나갈 수 있지만, 독주회에서는 절대 그럴 수 없다. 독주회의 연주가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어떠한 보호장치 없이 청중앞에 그대로 드러내야만 한다. 나는 이 두려우리만큼 정직성을 요하는 진정성 앞에 용감하게 서있는 연주가에게 경외심마저 느낀다.
나는 베토벤이 좋다. 그리고 백건우가 좋다. 백건우가 연주하는 베토벤은 말할 수 없이 좋다. 작년 9월 중순경 백건우의 피아노 소나타 독주회가 있었다. 피아니스트들에게는 언젠가 넘어야 하는 큰 산이 바로 베토벤이라는데, 백건우에게 그 산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궁금했고 기대됬다. 백건우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는 베토벤 곡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순간 백건우는 베토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그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 주고 있었다. 베토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마음을 자신보다 더 잘 표현해주는 친구, 자신과 진정한 우정, 사랑을 나누기 위해 60평생을 피아노와 함께 지내다 드디어 시인이 되버린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60넘은 한국 남자도 멋질 수 있구나, 나를 울릴 수 있구나. 그 때 처음으로 알았다. 그 날 나는 백건우를 통해 베토벤을 만났다. 만나는 내내 눈물이 났다. 같이 간 지인은 운다고 놀렸지만, 그 아름다운 대화 장면을 보고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날 나는 한 사람이 평생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어떤 것을 위대한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순간에 참여했다. 그 날은 아마 내 기억에 영원히 남게 될 듯싶다.
그리고 2006년 2월 오늘. 나는 파블로 카잘스의 수제자인 '레슬리 파나스'의 첼로 독주회에 다녀왔다. 레슬리 파나스는 한국나이로 85세가 다 될 것이다. 어쩌면 이제 다시는 그를 연주회에서 못볼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짠하면서도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그 나이에 그 먼 여행의 수고로움도 마다않고 기꺼이 한국에 찾아온 그를 보니, 분명 그는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다. 5살부터 시작한 첼로를 85세까지 놓지 않다니. 한 위대한 거장이 80년간 노력하여 들려주는 바흐에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그가 부러웠다. 자신의 인생을 다 바칠만한 의미있는 것을 찾아내어 그것과 함께 인생을 보내온 그 사람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나는 아직도 나의 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가보기 전에는 그 맛을 모르는 것으로봐서 나는 바보인가보다. 그러나 아파서 울면서도 가장 나다운 것을 찾고자 기꺼이 길을 잃는 바보이다. 언젠가는 백건우처럼, 레슬리 파나스처럼 내 길을 걷게 될 날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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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게 보다 더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거대함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독주회이다. 오케스트라 속 연주가의 조그마한 실수는 아주 예리한 귀를 가진 몇몇의 청중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묻혀 지나갈 수 있지만, 독주회에서는 절대 그럴 수 없다. 독주회의 연주가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어떠한 보호장치 없이 청중앞에 그대로 드러내야만 한다. 나는 이 두려우리만큼 정직성을 요하는 진정성 앞에 용감하게 서있는 연주가에게 경외심마저 느낀다.
나는 베토벤이 좋다. 그리고 백건우가 좋다. 백건우가 연주하는 베토벤은 말할 수 없이 좋다. 작년 9월 중순경 백건우의 피아노 소나타 독주회가 있었다. 피아니스트들에게는 언젠가 넘어야 하는 큰 산이 바로 베토벤이라는데, 백건우에게 그 산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궁금했고 기대됬다. 백건우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는 베토벤 곡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순간 백건우는 베토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그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 주고 있었다. 베토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마음을 자신보다 더 잘 표현해주는 친구, 자신과 진정한 우정, 사랑을 나누기 위해 60평생을 피아노와 함께 지내다 드디어 시인이 되버린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60넘은 한국 남자도 멋질 수 있구나, 나를 울릴 수 있구나. 그 때 처음으로 알았다. 그 날 나는 백건우를 통해 베토벤을 만났다. 만나는 내내 눈물이 났다. 같이 간 지인은 운다고 놀렸지만, 그 아름다운 대화 장면을 보고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날 나는 한 사람이 평생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어떤 것을 위대한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순간에 참여했다. 그 날은 아마 내 기억에 영원히 남게 될 듯싶다.
그리고 2006년 2월 오늘. 나는 파블로 카잘스의 수제자인 '레슬리 파나스'의 첼로 독주회에 다녀왔다. 레슬리 파나스는 한국나이로 85세가 다 될 것이다. 어쩌면 이제 다시는 그를 연주회에서 못볼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짠하면서도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그 나이에 그 먼 여행의 수고로움도 마다않고 기꺼이 한국에 찾아온 그를 보니, 분명 그는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다. 5살부터 시작한 첼로를 85세까지 놓지 않다니. 한 위대한 거장이 80년간 노력하여 들려주는 바흐에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그가 부러웠다. 자신의 인생을 다 바칠만한 의미있는 것을 찾아내어 그것과 함께 인생을 보내온 그 사람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나는 아직도 나의 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가보기 전에는 그 맛을 모르는 것으로봐서 나는 바보인가보다. 그러나 아파서 울면서도 가장 나다운 것을 찾고자 기꺼이 길을 잃는 바보이다. 언젠가는 백건우처럼, 레슬리 파나스처럼 내 길을 걷게 될 날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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