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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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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15일 14시 10분 등록

새로운 관점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교육은 한 인간의 전체 삶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전체 삶 중에서 지금과 같은 학교교육을 받는 시기는 대략 7세에서 25세 정도이다. 이 시기는 삶의 별개의 독립된 시기가 아니라 전체 삶의 앞부분의 삼분의 일에 해당된다. 특히 스스로 그 이후의 삶을 이끌어 가기 위한 물리적인 요소들과 사회적인 가치들을 배우며 인격아를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이렇게 형성된 인격아는 그의 일생에 영향을 미치며 그 자신 속에 내재해 있는 진정한 인간을 구현하는 데 아주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따라서 교육은 당연히 인간의 삶 전 과정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고 인간의 외적, 내적 본질들에 기초하여 그 내용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류의 오랜 삶의 과정은 무엇인가? 한 인간은 인류의 오랜 삶의 과정 속에서 그저 물질적인 풍요만을 쫓는 일회적인 소모품에 불과한가? 더 나은 물질적인 풍요와 과학의 발전, 그리고 개인의 일회적인 삶의 생존 수단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과연 교육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류의 삶은 무엇이며, 인류에게 있어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한 인간의 삶은 흐름이며 인류의 삶 또한 흐름이다. 그러한 흐름은 진정한 인간의 가치를 스스로 자각하고 실현시켜 나가는 진화의 과정이다.

갠지스 강의 발원은 저 눈 덮인 히말라야 산 정상의 빙하이다. 그 빙하의 얼음이 녹아 원시 자연 그대로의 골짜기 골짜기를 돌아 갠지스 강으로 흘러들어 오고 대서양으로 빠져 나간다. 실로 장대한 흐름이다. 우리의 삶, 인류의 삶 또한 이러한 장대한 흐름이며 유구한 진화의 과정이다. 교육은 이러한 인류의 진화의 과정을 연속케 하는 세대간의 연결고리이며 아이들이 정신적 주권을 가진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스스로 자각 해 갈 수 있도록 돕는 행위이다.

교육이 우리에게 스스로 새로운 관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삶이 일회적인 물질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진화라는 연속적인 흐름의 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개개인의 정신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우리는 깨어나야 한다. 또 표면에 드러난 물질성의 본질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내면에 깊이 숨겨져 있는 인간의 모든 신비스런 본질들을 우리가 탐구해 갈 때 인간의 외적, 내적 전체 본질들은 우리에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것이며, 교육은 스스로 새로운 관점을 우리에게 드러낼 것이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우리는 보통 우리의 사고의 진행과정에 대해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한다. 즉 생각을 자신이라고 착각하며 행동으로 옮긴다. 생각이 일어나는 과정과 그 생각이 어떻게 자신인 것처럼 느껴지는지를 알지 못하는 정신을 가지고 대화하고 일하고 희망하고 계획한다. 그러한 정신이 야기하는 갈등․모순․혼란 등 모든 난해한 문제는 사고 작용이 덮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있는 사실 그대로 인식하게 될 때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즉 드러난 현상적인 문제 너머의 본질을 인식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랜 시행착오 속에서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아주 난해한 문제들 가운데 대부분의 경우는 현상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다. 그러한 문제들은 드러난 현상보다는 현상 너머의 본질을 규명함으로서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 역시 인류의 근대와 현대사에 있어서 가장 난해한 문제 중의 하나이며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실은 더욱 더 복잡하게 실타래처럼 얼키고 말았다.

아이들은 교육에서 활발한 상호 연결, 개인의 가치의 고양, 기회의 공유와 자신의 가치에 근거한 존엄성 등을 요구할 용기를 점점 얻어 가고 있다. 그러한 정신적 주권을 지닌 개체로서의 자각에 기반하여 아이들은 기존의 권위적인 교육체계에 자신들의 주권을 반영시키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에 권위적인 교육 관료와 제도들은 아이들의 요구를 수용하려고 하기 보다는 더욱 세련된 통제와 권위로서 여전히 아이들을 피교육자의 위치로 묶어두려고 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듯 점점 더 복잡하게 얽혀만 가고 있다.

하지만 교육 문제도 다른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관점을 지금 드러난 현상의 분석과 대안이 아닌 교육이 인간에게 갖는 본래의 본질들을 통찰하는 직관으로 바꿈으로써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교육의 본질이 권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자각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점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교육 방법들과 제도들이 일으키는 그 복잡하고 난해하게 보이는 교육의 문제들도 교육의 본래 모습들, 본질들을 회복해 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나, 둘씩 해결해 갈 수 있다. 교육의 현상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다 보면 정작 중요하게 탐구 하여야 할 본질들을 놓치게 된다.

지금은 현상적인 잘못들을 넘어서 우리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인간의 진화와 인류의 진화를 위해 우리 모두가 갈망하고 진실하게 느끼는 교육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서야 한다. 자신에게서 혼란과 두려움 없이. 그렇게 우리의 문제들을 탐구해 나갈 때 모든 문제들은 더 이상의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우리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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