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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6일 23시 38분 등록
<에너지심리학 2>

자기계발과 심리학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1기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정신분석과 행동주의 심리학으로 대별되는 초기의 심리학은 정신병리의 분석과 증상의 치료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프로이드는 자기계발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성숙한 인간이란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함으로써 건강한 인간의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칼 융은 최초로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이라는 용어를 언급하며 무의식은 무서운 동굴이 아니라 다가올 것들의 씨앗이 담긴 인격발달의 보고(寶庫)라고 보았습니다. 융은 자기실현이란 특정한 개별적 존재가 되는 것 즉, '개성화(individuation)'의 다른 이름이며 이는 세상에 가지고 나온 모든 정신을 남김없이 발휘하고 통합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정신분석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성인이란 발달이 완료된 것이 아닌 발달과정의 한 상태에 해당되며 인격의 발달은 전생애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발달에서 사회문화적 영향을 강조하였고, 인생을 8단계로 구분하였는데 각 단계는 위험이자 기회이며 이를 잘 헤쳐나가면 심리사회적 강점(psychosocial strength)이 강화된다고 하였습니다. 한편,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아 의미치료(로고테라피)를 창시한 빅터 프랭클은 인간에게는 '의미에의 의지(will to meaning)'가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자기실현은 노력하면 닿을 수 있는 목표물이 되어서는 안되고 불행과 무의미한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나갈 때 저절로 실현되어지는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임을 강조하며 등장한 실존주의 심리학은 스스로를 제 3심리학이라 주창하며 기존의 심리학과의 차별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아브라함 매슬로우와 칼 로저스로 대표되는 실존주의 심리학자들은 심리학의 관심과 대상을 인간 전체로 넓히며 인간은 자신의 잠재능력을 실현시켜나가려는 기본적 욕구를 가진 존재로 규정하였습니다. 매슬로우는 일상생활 중에 느끼는 절정경험(Peak Experience)의 빈도에 따라 자아실현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역사적 위인들의 연구를 통해 자기실현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은 행복, 창의성, 몰입 등의 긍정적 정신상태와 개인의 강점과 미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000년 1월에 미국 심리학회지의 서문을 인용하며 소개를 대신합니다.
‘치료는 단지 망가진 것을 수리하는 것만이 아니며 최선의 것을 키워내는 것이다. 우리의 메시지는 심리학이 정상적인 사람들을 더 강하고 더 생산적으로 되게 하는 것과 인간의 높은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일에 방향을 두어야 함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심리학은 결핍과 불안이라는 부정적 상태부터 행복감, 몰입, 절정경험 등의 긍정적 상태까지 인간의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모습을 총체적으로 다루어야 하며 탄생에서부터 사망에까지 전 인생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심리학은 인간 본성과 욕구 그리고 무의식의 이중적 속성에 대하여 균형 있고 통합적 시각을 갖추어야 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한다면 인간은 반은 동물, 반은 신적 속성을 지닌 반수반신(半獸半神)의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곰(웅녀)과 환웅의 결혼으로 단군이 탄생했다는 신화를 생각하면 쉽게 와 닿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두 가지 속성 모두 우리의 특성이며 우리는 어느 한쪽을 외면하거나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고 통합하여야 합니다. 한 측면만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주창하는 것은 우리를 질식시키고 궁핍하게 만들며 정신적 건강과 발달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부정적 정신상태와 부적응적 행동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병리학(Psychopathology)과 인간의 긍정적 정신상태와 강점의 계발에 관심을 가지는 인본주의 심리학,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 역시 통합되어야 합니다.

이제 심리학은 깊이와 폭을 더해야 합니다. 심리학은 아직 미래를 적극적으로 열어나가고 창조해나가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수단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정신의 능동성과 정신력을 어떻게 함양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론상에 있어서는 많은 취약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계발 분야는 성공학과 품성론이 그 이론적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해석은 물론 현실에의 적용이어야 합니다.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물음에 어떠한 해답을 던져주어야 합니다. 원리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원리를 일상과 연결시켜줄 방법과 기술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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