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선택이 아니다.

몇 년전에 톰 행크스가 주연한 아폴로 13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기억하기로는 줄거리가 대강 이랬습니다.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통해 인류 역사상 인간이 달나라에 첫발을 내딛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달 탐사선을 보냅니다. 그 중 하나가 아폴로 13호였습니다. 그러나 이 탐사선은 산소탱크 폭발로 달 착륙을 포기하고 귀환할 수밖에 없었으며 급기야는 우주선내 산소부족으로 대원 모두가 생사의 기로에 처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구 NASA의 지원과 대원들의 지혜로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모든 대원이 무사 귀환한다는 미국 우주탐험역사상 “성공적인 실패”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사건이었습니다. 나는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대사 중 “실패는 선택이 아니오!”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이 말은 아직도 나의 조금만 수첩 한 구석에 어엿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친근감마저 듭니다. 왜냐하면 항상 나의 곁에 있는 듯한 착각을 갖게 하니까요.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던 삶이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많은 실패가 나를 기다릴 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을 극복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시절도 있었고 그를 감당하지 못해 엄청난 고통을 겪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 자신에 대한 지나친 욕구와 기대에서 온 근시안적 사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패는 나의 삶의 아주 자연스런 부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폴로 13호의 영화 대사처럼 실패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실패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전념합니다. 계속적인 실패가 자신의 정신적․육체적 아픔을 제공한다 해도 아픔만큼 인간은 성숙하기에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실패는 자신을 더욱 자라게 해주는 삶의 영양분입니다.

나는 어느 경영자의 이 말이 기억납니다.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 아마 이것도 실패가 삶의 일부분임을 알게 해주는 말이라는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좌절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중간역이지만 좌절은 삶의 종착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래서 나는 어느 덧 실패를 벗 삼아 살 필요가 있음을 느낍니다.

또한 어느 복싱선수의 사전오기의 신화를 보고 이런 글월이 떠올랐습니다. ‘진정한 승리는 쓰러지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쓰러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이라고.’ 쓰러진다는 것은 실패를 뜻하지만 일어나지 않는 것은 좌절을 뜻입니다.

좌절하지 않는 실패는 선택이 아니기에 항상 나의 곁을 맴돌 거며 나도 언제나 그들을 맴돌 것입니다. 또한 실패와의 수없는 교감과 갈등을 빚으면서 삶을 가꾸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나는 실패의 맨 끝에서 성공을 맛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