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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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2001년 2월에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친 후부터 지금의 직장에 다니고 있다. 4월에 입사했으니 거의 5년이 다 되어 간다.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단지 지금의 부서와 관련한 전공자라는 이유 때문에 같은 부서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입사 첫 해, 처음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야근도 많이 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배운다는 생각에, 또 나의 일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학교 다닐 때 어서 졸업해서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던 터라 회사생활이 그다지 힘든 줄 몰랐다.
2년차가 되었다.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손에 익고, 다른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사실 사무직은 전공자가 아니어도 어느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대부분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회사 내에서의 대인관계이었다. 학교 다닐 때에는 내가 싫으면 대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는데, 사회라는 곳은 싫어도 하루 종일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과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지내는 것이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이란다.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
어느새 3년차. 같은 일이 또 반복되고, 부닥뜨리고 싶지 않은 그 사람과 계속 마주쳐야 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새로운 일을 구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지금 일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4년차... 나는 일보다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데에 대부분의 관심과 시간을 보냈다. 점점 일은 뒷전이 되었고, 일에 대한 열정은 식어 갔다. 일만 제외하면 내 생활은 행복했다.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에서도 행복을 찾고 싶었다.
5년차, 그러니까 올해 어떻게 또 같은 사람과 같은 일을 하면서 지내야 하는지 걱정이 앞섰다. 연초에는 정말이지 슬럼프에 빠졌다. 그런데 얼마 되자 않아 내가 다른 기관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다. 이런 행운이 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새로 파견 나온 곳에서도 하는 일은 비슷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새로운 사람들과 지낸다는 것. 하지만 파견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이제 7월에는 다시 회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나는 2, 3년 전부터 내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내가 흥미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 내가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런저런 책에서 찾기도 하고, 선배나 동료들의 얘기를 들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기가 참 어렵다. 내가 너무 새로운 일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일이 지금의 일이 보상해 주는 것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선뜻 구하기가 망설여진다.
이제 4월 안에 나의 길을 정하려고 한다. 반복되는 고민이 지긋지긋하다. 고민만 하고 선택을 하지 못하다 보니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새로운 일과 지금의 일, 또 더해서 내가 해야 할 것들... 이제 내가 신중하게 선택한 길을 열심히 가보려고 한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용기 그리고 끈기이다.
어서 나의 일 안에서도 행복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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