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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이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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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5일 20시 53분 등록
이 사이트의 여러분들 글에서 글쓰기에 대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엿볼 수 있어 가슴에 새기긴 한다.
아 나도 언젠가는 저런 모범답안처럼 한 번은 이성적이고 폼 나는 글을 한번 써보리라 결심하곤 한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내가 글 쓰기가 땡길 때는 전혀 이성적이지 않으며 또한 삶의 기쁨으로 충만 된 순간이 아니라 마침 이렇게 저렇게 얻어맏고 그 뭐 시긴가가 뼛속까지 스며들어 도저히 이대로는 참을 수가 없구먼 하는 마지막 광란의 순간이 바로 그 때다.

최후의 보루인 술로도 해결이 안되고 하루에 한번씩 하는 극기훈련도 다 도루묵이 되는 날이 있다.
참, 난 매일 근육단련을 한다.
자기 한계에 도전하는 것……
히히 그럴 듯 하지 않은가?
푸시업을 한번도 못했었는데 요즘은 정신차려 삼십 번은 꼭 한다.
(삼두 근육을 단련 중………………
왜? 팔뚝이 넘 우량하야….)

각설하고,
사월은 참으로 이상하다.
잔인한 달이라 외쳐대는 이가 있어 그런갑다 했지만 이거 좀 너무 한다는 생각.
뭔 넘의 꽃들은 그리 갑자기 피어대며 날씨는 뭔 일로 살랑살랑 코끝을 부벼대는지..
장혜진의 “마주치지 말자” 라는 노래를 들으며 그간의 정리를 하고 또 했건만 이거야 원..
뭐깊은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인간인지라 돌아보면 가슴이 저밀 듯이 은근하게 아려오는 기억도 없진 않다는 거.

산다는 것은 잠깐의 방심도 절대 그냥 지나치질 않는다.
아무리 정진을 외치며 앞을 보고 눈을 부릅떠도 일상에서의 그 잠깐의 찰나를 그냥 놓아두지 않고 꼭 발목을 잡으며 뒤를 돌아보게 한다.
인생..
얘가 괜찮은 것 같으면서 은근히 치사하다는 생각.

조건 반사처럼 목을 뒤로 넘겨 훌쩍 둘러본 안경너머로는,
그럴듯한 뿌듯함도,
또 어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상하게 가슴이 헛헛해지는 그런 광경들도 있다.

추웠다는 아이들은 내가 고개 돌린 날부터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있다.
그래 보이는 것은 꼭 멈춰 서있는 밀랍인형 같은 차가움 들이다.
어쩌라구?
니들 거기 있었냐..
알았다는 듯이 몰랐다는 듯이 은근슬쩍 말을 건넨다.

조금 더 보듬어야 했던가..
자신에게 되물어 보는 사월이다.
아는 사람만 느끼는 그런 요상한 사월이다.

꽃피는 사월이다.
IP *.48.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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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거인
2006.04.06 01:14:43 *.103.178.143
중급격투사 정도의 내공을 가지고 계시군요.
여성전사가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가냘픈 여성의 이미지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것 보다,
강한 모성애로 서바이블 하는 자생정신에 마음을 주었지요.

4월의 자연현상은
인간의 감각으로 느끼기에 부조화의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벗의 감성도 나날이 "Up"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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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사랑
2006.04.06 08:30:27 *.118.67.206
술기운을 빌어 그랬었지요. 아마.
'누님'이라고...
4월이 가기전에 함 뵈야죠?
꽃피는 어딘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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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남
2006.04.06 14:17:57 *.48.41.94
천장거인님.사람을 금방 알아보시는 혜안을 가시셨군요..헤헤
가냘픈 여인의 이미지로 변신중입니다.

자로님.그"누님"이라는 호칭..어케 안될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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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6.04.06 19:52:00 *.248.117.3
전혀 이성적이지 않고 뼛속을 시리게 만드는 헛헛한 글 잘 봤습니다.
가냘픈 여인의 이미지가 떠오르는군요.
근데 이 글을 읽는데 왜 김미영님이 떠오르지???
요상한 4월이 가기 전에 강릉집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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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4.06 23:05:30 *.147.17.69
[경쾌 모드] 형아, 이번에는 강릉집 말고 옆에 고기집에서 만나자.
은남 누나, 미영 누나하고 2:2 어때?
좋으삼~?
자로는 빼자.
은남 누나한테 맞거나 누나가 혼수상태될꺼야...
누님! 한 마디에...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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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4.06 23:39:38 *.147.17.69
[진지 모드] 글은 술먹고 쓰는 것이 제 맛이다. 술 먹고 담배 하나 맛있게 피우며 쓰면 자기가 쓴 글에 취한다.

책은 술 먹고 읽는 것이 좋다. 울고 웃을 수 있다.

가끔 집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며 책 들고 울고 있는 나를 보는 엄마의 표정이 압권이다. 처음에는 '요즘 많이 힘들구나'하는 표정으로 비타민을 주시더니, 요즘은 계란 후라이를 해주신다. '안주가 그게 뭐니'하는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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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남
2006.04.07 16:46:47 *.48.41.94
2:2는 황금비율..
영양가:생존유지 정도..

승완씨 맞아요. 저 글은 그런 날 그렇게 쓴거라우..ㅋㅋ
자로님은 존경하는 어르신인데 어딜 제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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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04.07 17:30:11 *.145.231.47
세상 살 맛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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