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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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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9일 10시 54분 등록
몇권의책을 읽었는데 이를 정리할 엄두가나지 않는다.
남기고 싶은 경험을 했는데 이를 글로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며칠째... 생활이 아주 피곤해졌다.

어줍잖게도 나는 두군데에 칼럼과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그런데 그 글쓰기가 점점 두려워졌다.
보이지 않는 평가들이 나의 글을 내리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 안을 들여다 보기가 진절머리 난다.
그 평가단이 내 안에도 존재하기에.
내 안에서 더이상 아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요즘들어 자꾸만 꿈에
싸우거나 좇기거나 벌레가 잔뜩 매복해 있는 길이라든지
온갖 힘든것들이 나온다.
꿈에서도 지치고, 깨고나서도 지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싫은데 혼자 있는 것도싫다.
오늘아침엔 퉁퉁 부은 눈을 겨우 뜨고 일어난다.
갑자기 매운 것이 먹고 싶다.
고춧가루가 잔뜩 들어간 묵무침을 먹고 울었다.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을 때 왜 매운것을 찾게 되는지 알것같다.


무엇이 문제일까?
나름대로 내 길을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 수 없다.
나는..정말...모르겠다.
사람들이 가져다 주는 관심조차 부담이 되고만다.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울해진다.
Just leave me alone.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왜 태어났을까? 왜 사는 걸까? 호기심이 많았다.
뒷집 할아버지의 상여가 나가던 날,
나는 죽음이라는 걸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아, 다시는 저길로 돌아오지 않겠구나, 저걸로 끝이구나.
저 할아버지, 후회없이 가시는 걸까? 한평생 잘 사시다 가셨을까?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누가 울어줄ㄲㅏ?
그런 시나리오를 쓰다가 눈물로 베갯입을 흠뻑 적시고서야 잠이 들곤 했다.


쓰는 것이 힘든 것은,
나의 이야기를 그대로 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각색하고, 조정하고, 덧붙여 보기 좋은 글을 쓰려고 한다.
조금이라도 유식하게 보이기 위해, 아니 무식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
덧칠을 한다.
이글도 끌어다 쓰고, 저글도 끌어다쓰고.
그러다 보니,,어랏 내글이 없네..........................................
내가 부끄럽다.


나는 뒤를 잘 돌아보지 않는다.
항상 앞으로 간다. 다음번엔 이것보다좋은 것이 있을거야.
한쪽 문을 열고 나가면다른쪽 문은 닫혀버린다.
앞으로,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내가 지나쳤던 수많은 사람과 무수한풍경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가지고,
그 일을 계속 밀고 나갈 때,
비로소 그 일은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나탈리 골드버그, 뻣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중-


난 한번도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해본 느낌이 없다.
해야하니까 해왔을 뿐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하기를 바라니까 그렇게 해왔을 뿐이다.
일이 재미는 있었지만, 내 뻣속을 스며드는 나만의 느낌은 없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면, 이제 그만해야 할 신호가 온 것이다.
거기엔 내 느낌이 없으므로.

내 느낌을 만들고 싶다.
거기서 내안에서 용솟음치는 꼬물거림을 느끼고 싶다.

Hey~, What is it in yourmind?

오늘같은 날은 모든게 하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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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뎀뵤
2006.06.09 13:14:33 *.41.24.85
다른건 모르겠고. ^^;
벌레가 나오는 꿈은 아주 길몽이라고 들었었는데...
자신에게 있던 근심걱정들이 해소된다는~~~
내일보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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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06.09 13:22:32 *.145.121.57
ㅋㅋ 벌레들이 잔뜩 매복해 있던 길을
헤라클레스처럼 멋지게 통과했었죠..
사실은 몇방 쏘이고 물리면서 개우개우 지나갔답니다.

애니웨이,
길몽이라니 ... 단숨에 기분 업됐습니다.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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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06.09 13:38:12 *.85.149.254
내가 귀자씨 연배에 꾸었던 꿈 중에서 아직도 섬뜩하게 기억나는 것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미로같이 이어진 골목길에서 내 앞을 사정없이 가로막으며 셔터문이 내려오던 것, 하나는 내 얼굴은 내얼굴인데 목 부분에 살은 없이 핏줄만 보이던 것 --- 정말 끔찍했지요.

아무래도 꿈을 분석하는 책에 대해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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