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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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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5일 17시 11분 등록
늘 그렀지만 수행은 하면 할수록 꼭 해야겠다는 결의와 함께 수행의 길의 만만치 않음과 깊이에 기가 질리고 맙니다.
고다마 싯달타라는 위대한 인간이 스스로 터득하고 깨우쳐 만든 위빠사나 수행 역시 그러합니다.
모든 수행법이 그렇듯이 위빠사나 역시 독특한 그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라, 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여타 수행법들과 동일한 매카니즘을 가지고 있어서 수행의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모든 수행법의 차이는 거친 것들을 다스리는 방법의 차이 때문에 다르게 보이고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수행에 있어서의 正道는 자기가 선택한 수행법으로 꾸준히 지속해 갈 수 있는 마음과 용기 있는 참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행자가 여기 저기 기웃 기웃 돌아다니는 것은 이 우물, 저 우물을 계속해서 파며 옮겨 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결코 밑바닥의 하나로 연결된 지하수의 물줄기와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 물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지류는 만날 수 있겠지만.

요즘 다시 수행을 하니 그 동안 청소하지 않은 창고처럼 온갖 잡동사니와 먼지가 가득 쌓여 있는 마음을 봅니다. 저의 의식 아래 잔뜩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를 봅니다. 바닥에 오물과 진흙이 잔뜩 쌓여 있어도 호수의 표면은 잔잔해 보입니다. 제 마음이 그렇습니다.
마음의 밑바닥에 잔뜩 쌓여 있는 그 쓰레기 더미를 보지 않고 지내와서 평화로왔던 것 같지만 실은 나태함이었고 평화롭다는 것은 정신이 빚어낸 착각이었을 뿐입니다. 쓰레기 더미들이 부상할 조건과 맞닥뜨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결국 그 조건과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온통 쓰레기더미들이 들고 일어나 마음은 뿌해지고 쓰레기들은 온통 떠다닙니다.
참을성은 성냄과 감정에 팔려가고 마음은 정신의 작용이 이끄는 대로 끌려다닙니다. 다시금 수행에 매달립니다. 지금껏 늘 고비에서 저를 구원한 것은 수행과 위대한 스승들의 가르침이었습니다.

호수가 진정으로 맑고 투명하려면 바닥까지 깨끗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 더미를 본다고 해서, 안다고 해서 치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수행은 바로 쓰레기 더미를 치우는 일입니다.
힘들다는 것은 그 만큼 자신에게 쌓여 있는 쓰레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치우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욱 치우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그때 그때 청소해야 했었는데 일상의 삶에 너무 깊이 빠져서 그것들이 정말 '실재'라고 착각했었습니다. 또 완벽하게 속고 말았습니다. 행위자라는 비실재에게.

이번에는 좀 센 '대상'을 만난 것 같습니다. 쓰레기 더미에 속지만 않으면 대상이 세면 그 만큼 마음은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분명하게 반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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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간디
2006.06.26 11:04:39 *.200.97.235
쓰레기를 최첨단 진공청소기로 확 쓸어버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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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2006.06.26 12:11:03 *.109.152.197
최첨단 진공청소기? 그게 무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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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6.06.28 13:11:19 *.212.69.199
형님과 수행은 아주 잘 어울리는 조합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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