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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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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5일 23시 32분 등록

‘ 양복입고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일이 별로 신나지 않는다. 사실 내가 원해서 들어온 직장이라기 보다 졸업을 했으니 돈을 벌어야 했고, 직장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전공 따라 계열 따라 흘러 들어 왔다고 해도 할말이 없다. 나는 충분히 성실하고 말귀도 잘 알아 들으니 회사일 하는데 별로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일이 재미있지가 않다.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보아도 마땅히 할 일이 없다. 영어학원도 다녀보고 영어방송도 들어보고 운동도 가보지만 처음 며칠만 색다를 뿐 지나고 나면 식상하다.
책을 읽어보면 좀 나을까 싶어 서점에 가 보지만 도무지 뭘 읽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베스트 셀러 코너에 가서 몇 권 뒤적여 보다 쉬워 보이는 책을 한 두 권 사서 읽기 시작하지만 읽고 나면 그저 그런 책 한권일 뿐이다. 왜 읽었나 싶지만 책 한 권 읽은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모임도 많다. 퇴근 후 벌어지는 일상적인 술자리는 편한 뒷풀이 장소이긴 하지만 돌아서면 허무하다. 과음후의 아침은 후회와 짜증으로 시작된다.
담배를 끊기로 한 것도 여러 차례. 이제는 왜 피우는지도 모른 채 피운다. 내 생활에 이것 마저 없으면 어찌하랴 싶지만 아침이 무겁고 주머니가 지저분한 것을 나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집에서 자투리 시간이 나면 TV를 튼다. 여기저기 돌리며 한참을 보긴 하지만 사실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다. 그래도 졸릴 때까지 본다. 이번에는 컴퓨터를 켜고 여러 시간 게임을 하거나 목적도 없이 웹 서핑을 한다. 전원을 끄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없다.
나의 삶은 뜨겁지 않고 극적이지도 않다. 또 하루가 간다. 내일은 뭐하나…

나 역시 이렇게 살았으나 이젠 그러고 싶지 않았다.’


회식을 하며 모임을 즐기거나, TV를 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하는 행동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일들 자체에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찾고 있다면 오히려 좋다. 인위적인 의미나 당위성 같은 것들 없이도 스스로의 하루를 즐기고 있으면 그것으로 됐다고 본다. 굳이 부정적 의미를 집어 넣어 스트레스를 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름대로의 하루를 잘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어느 누구도 변화를 강요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이론 없이도 실천할 수 있는 선천성일지 모른다.

문제는 이러한 일상에 충분히 염증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관성이다. 이러한 관성은 벗어나려는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면서 더욱 내성을 키우고, 곧 웬만한 자극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커버린다. 결국 주저 앉고 만다.


뭐가 문제인가? 이러한 답답함과 막막함은 왜 생겨나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이것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왜 못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는 다양하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고 살아온 환경 때문이라고도 얘기하지만 사실 그러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다수의 경우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며 더더군다나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어떤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무엇을 하면 재미있고 즐거운지도 모르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기 때문에 이것 저것 자극적인 재미를 주는 도우미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아마 대부분일 것이다. 아닌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게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남들이, 사회가 좋다고 하는 것인가? 내가 진정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가 아니면 믿고 싶은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혼란스럽다면 지금 하나의 시도를 해볼 것을 권한다. 분명히 말하건대, 이 일은 수학공식처럼 값을 대입하면 답이 나오는 방법은 아니지만, 진지하게 인내심을 갖고 시도해 본다면, 한번도 해보지 않은 자기 자신으로의 흥미로운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적은 하나다. 일단, 나라는 사람에게 잘 맞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어떤 독특한 기질을 가지고 있고, 어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여태껏 어떤 경험들을 하며 살아 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일단 거기까지다.


+스스로를 찾는 여행1 – 기질 찾기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에 대해 자기만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마는. 아는 만큼 얘기해 보라 하면 막상 찾아 내어 말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럴 때는 도구를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MBTI 검사를 추천하고 싶지만 제대로 된 검사 비용이 만만찮다.(물론 돈 들인 만큼의 내용이 나온다) 대신, 학교나 사회복지 기관에서 저렴하게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그것이 어렵다면 유사한 효과의 책을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리처드 N.볼스의 ‘당신의 파라슈트는 어떤 색깔입니까?’에 나오는 소질 찾기 질문과 소질 리스트를 이용해 본다면 어렵지 않게 자신의 기질과 관련된 핵심 어휘들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골라내기 어렵다면 주변의 아주 친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스스로를 찾는 여행2 – 재능 찾기

두 번째로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 본다. 이것은 오히려 기질 찾기 보다 더 어려울 수 있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누구나 다 그러할 것이라고 짐작하는 내용 중에 자신의 강점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러하다.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면, ‘Strength Finder’테스트를 먼저 권하고 싶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이라는 책에 동봉되어 있는 테스트 ID를 가지고 테스트를 해보면, 자신만의 두드러진 다섯 가지 강점 테마가 순서대로 도출된다. 갤럽의 통계 Data를 바탕으로 한 테스트이기에 100% 정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나만의 달란트를 몇 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위 N.볼스의 책에 나오는 소질 찾기 질문에서도 일부 찾아 낼 수도 있으니 시도해 보기 바란다. 또한 가장 유용한 방법 중의 하나로, 내가 과거에 성취감(작은 것이라도 좋다)을 느꼈던 순간을 자세히 적어보고 그것을 통해 발견하는 방법도 이 책에 소개 되고 있으니 해볼 만 하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시도들이 결코 어떤 거창한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밖으로만 쏠려 있는 나의 시선을 나에게 먼저 나누어 주자는 작은 의미에서 시작하기 바란다. 남의 기준과 남의 시선으로 보는 것에 익숙해진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그러한 삶의 방식으로는 스스로에게 지속적인 즐거움을 찾아 주기 어렵다. 나를 소외시키고 어찌 내가 즐거울 수 있겠는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와 어떤 것을 잘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나면 비로소 스스로 도전해 보고자 하는 분야가 한 두 개 생길 것이고 이 때부터는 이제 그 동안 미뤄놓았던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책도 읽어야 하고 현장에도 뛰어 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일단 그 다음의 문제다. 여기까지만이라도 올 수 있다면 아마 오랫동안 식어 있던 당신 가슴 속의 불씨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 되면 이제 당신의 하루를 살릴 수 있는 아궁이가 하나 마련되는 것이다.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러한 여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수시로 의심이 일어날 것이며 다시금 자리에 드러누워 편해지고 싶을 것이다. 이 작업은 스스로 고통에 빠지는 일이고 또 하나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 버리는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절박하다면 떠나게 되어 있다. 그래도 좋다면 해보라.


(우연히 가장 친한 친구들이 변화를 모색하는 시도들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생각지 않은 발견에 기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성공이든 실패든 일단 시도하길 바랍니다. 그 친구들의 도전을 격려하는 심정으로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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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우
2006.06.26 14:47:42 *.117.159.68
고민을 안겨준 친구중에 젤루 고마운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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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6.06.28 13:20:17 *.212.69.199
왔냐? 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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