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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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발적인 제목에 다들 놀라셨는가?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TV 출연은 사실이다. TV에 나오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회사 근처에 대형서점이 생겼다. 연구원이 된 이후로 매주 주어진 책을 구입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생각보다는 많이 걸렸다. 그런데 다행히 회사에서 10분거리에 대형 서점이 생긴것이다!
그 서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책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답게 다양한 책들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다양한 이벤트들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되면 점심은 김밥 한 줄 들고 틈만나면 서점으로 가서 틈틈히 책을 읽곤했다.
그 날도 퇴근 후 그 서점에 들렀는데, 이벤트 홀에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렸다. 누가왔나? 하면서 누구지? 하고 보았더니 중국계 프랑스작가 '샨사'의 독자와의 만남의 시간이 진행되고 있었다. 간단한 토론과 더불어 책에 대한 소개, 그리고 책의 주요부분 낭독의 시간 이후에 독자와의 질문시간이 이어졌다. 다행히 나는 그녀의 책, '측천무후'를 작년 이맘때 읽어서 강렬한 인상을 받은 터였다.
그녀는 그녀가 쓴 소설 그 자체도 매력이 있었지만, 프랑스 유학한지 4년만에 모국어가 아닌 불어로 발표한 것이 주목을 끌었다. 특히, 그녀의 세 번째 소설인 『바둑 두는 여자』가 프랑스의 고등학생이 가장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한 <공쿠르 데 리쎄앙 상>을 수상하면서 2001년, 2002년 프랑스 독서계에 샨사 열풍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녀를 프랑스에서 더 유명하게 만들었던 것은, 그녀의 소설 '측천무후'는 프랑스 굴지의 두 출판사 그라쎄Grasset와 알뱅 미셸Albin Michel이 판권을 놓고 법정 소송까지 간 사건 때문이었다. 2003년 시즌 최대의 성공작이자 탐미적인 중국적 언어와 시적 표현이 돋보이는 『측천무후』로 샨사는 서스펜스한 최고의 여성 소설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그녀와의 만남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는 생각에 기회를 놓치지않고 몇 가지 도발적인 질문을 했다.
"만약 '측천무후'를 프랑스어가 아닌 중국어로 썼으면 소설 자체에 변화가 있겠는가?"
"중국적 아이덴티티를 계속 소설속에 형상화 시킬 것인가?"
"4년만에 외국어로 소설을 써 내게 된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들이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답변은 소설, 그리고 문학은 자신의 운명이었기때문에 처음부터 자기에게 다가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어떤 길을 갔었어도 -프랑스가 아닌 미국을 갔더라도, 혹은 한국이나 일본을 왔더라도 - 자신은 문학을 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녀와의 만남 이후에 국영방송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독자로서 샨사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나는 너무나도 마음 편하게, 그리고 있는 그대로 내가 느낀 그녀의 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지금의 작품보다는 다음의 작품이 더 기다려지는 작가라고, 그녀를 통해서 우리문학의 세계화의 길에 대한 대안으로 볼 가능성을 열어 준것만은 사실이지만, 자국 독자들에게 먼저 사랑을 받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나중에 편집되어 나온 프로그램을 보니, 내가 인터뷰했던 부분들 중 많은 부분이 편집되어 나왔으나,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왠지 나 혼자 간직하고 싶은 작가였다고나 할까. 인터뷰 내용이 1-2 분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으나, TV 속의 내 모습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녀와의 만남. 마치 그녀의 소설만큼이나 진하고 부드러웠다. 그녀는 다음 작품은 '알렉산더 대왕' 이라고 한다.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IP *.118.101.211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TV 출연은 사실이다. TV에 나오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회사 근처에 대형서점이 생겼다. 연구원이 된 이후로 매주 주어진 책을 구입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생각보다는 많이 걸렸다. 그런데 다행히 회사에서 10분거리에 대형 서점이 생긴것이다!
그 서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책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답게 다양한 책들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다양한 이벤트들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되면 점심은 김밥 한 줄 들고 틈만나면 서점으로 가서 틈틈히 책을 읽곤했다.
그 날도 퇴근 후 그 서점에 들렀는데, 이벤트 홀에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렸다. 누가왔나? 하면서 누구지? 하고 보았더니 중국계 프랑스작가 '샨사'의 독자와의 만남의 시간이 진행되고 있었다. 간단한 토론과 더불어 책에 대한 소개, 그리고 책의 주요부분 낭독의 시간 이후에 독자와의 질문시간이 이어졌다. 다행히 나는 그녀의 책, '측천무후'를 작년 이맘때 읽어서 강렬한 인상을 받은 터였다.
그녀는 그녀가 쓴 소설 그 자체도 매력이 있었지만, 프랑스 유학한지 4년만에 모국어가 아닌 불어로 발표한 것이 주목을 끌었다. 특히, 그녀의 세 번째 소설인 『바둑 두는 여자』가 프랑스의 고등학생이 가장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한 <공쿠르 데 리쎄앙 상>을 수상하면서 2001년, 2002년 프랑스 독서계에 샨사 열풍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녀를 프랑스에서 더 유명하게 만들었던 것은, 그녀의 소설 '측천무후'는 프랑스 굴지의 두 출판사 그라쎄Grasset와 알뱅 미셸Albin Michel이 판권을 놓고 법정 소송까지 간 사건 때문이었다. 2003년 시즌 최대의 성공작이자 탐미적인 중국적 언어와 시적 표현이 돋보이는 『측천무후』로 샨사는 서스펜스한 최고의 여성 소설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그녀와의 만남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는 생각에 기회를 놓치지않고 몇 가지 도발적인 질문을 했다.
"만약 '측천무후'를 프랑스어가 아닌 중국어로 썼으면 소설 자체에 변화가 있겠는가?"
"중국적 아이덴티티를 계속 소설속에 형상화 시킬 것인가?"
"4년만에 외국어로 소설을 써 내게 된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들이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답변은 소설, 그리고 문학은 자신의 운명이었기때문에 처음부터 자기에게 다가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어떤 길을 갔었어도 -프랑스가 아닌 미국을 갔더라도, 혹은 한국이나 일본을 왔더라도 - 자신은 문학을 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녀와의 만남 이후에 국영방송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독자로서 샨사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나는 너무나도 마음 편하게, 그리고 있는 그대로 내가 느낀 그녀의 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지금의 작품보다는 다음의 작품이 더 기다려지는 작가라고, 그녀를 통해서 우리문학의 세계화의 길에 대한 대안으로 볼 가능성을 열어 준것만은 사실이지만, 자국 독자들에게 먼저 사랑을 받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나중에 편집되어 나온 프로그램을 보니, 내가 인터뷰했던 부분들 중 많은 부분이 편집되어 나왔으나,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왠지 나 혼자 간직하고 싶은 작가였다고나 할까. 인터뷰 내용이 1-2 분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으나, TV 속의 내 모습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녀와의 만남. 마치 그녀의 소설만큼이나 진하고 부드러웠다. 그녀는 다음 작품은 '알렉산더 대왕' 이라고 한다.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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