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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8일 10시 51분 등록
여름휴가를 다녀와서(3-2)- 20

우리 가족은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를 비롯해 아버님 그리고 아내와 딸 그리고 아들 이렇게 다섯이 살고 있으며 감초 같은 강아지(애정이)를 포함하면 여섯이나 강아지를 데리고 여행을 할 수 없었기에 그와는 부득이 헤어져야 했다.

괌으로의 여행은 1인당 여행경비가 회사마다 상이했지만 일반적으로 80만원에서 100만원정도가 소요되었다. 우리가족은 여행사에 근무하는 친척을 통해 다소 저렴한 경비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첫날밤은 출발이 늦은 비행기로 인해 내리자마자 숙소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우리가 첫날 묵었던 호텔은 Hilton으로 아마 괌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호텔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우그룹이 서울역 반대편에 우뚝 세운 그 호텔과 이름이 같았다. 괌관광지에는 이 호텔을 비롯해 십여군데의 크고 작은 호텔이 괌의 투몬베이(괌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닷가라는 생각이 들었음)를 끼고 밀집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일본인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몇 군데 호텔을 지었다고 한다.

괌의 힐튼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일어나 처음 만난 괌의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야자수와 형형색색으로 둘러싸인 호텔풍경이며 넓게 펼쳐지는 바다경치는 덥고 따가운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원하고 드넓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우선 괌에서의 첫날은 가이드(하나여행 : 이 강돈씨)의 안내하에 시내관광코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맨 먼저 찾은 곳이 사랑의 절벽이란다. 옛날 옛적 두 연인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스페인어로 '푼탄 도스 아만테스'라고 불리는 이곳은 투몬의 북쪽, 건 비치의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이곳에 오르면 괌 중부의 해변과 숲으로 이루어진 언덕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두 연인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내용은 이렇다. 아름다운 한 차모로 여인이 있었는데, 이 여인에게는 사랑하는 차모로 청년이 있었으나 부모에 의해 권력을 가진 스페인 장교와 강제 결혼을 하게 된다. 부모의 완강한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 연인은 몰래 섬을 빠져나가다가 쫓기게 되었고 이 절벽에 이르자 함께 머리를 한 데 묶고 바다로 몸을 던졌다는 것이다. 차모로인들은 머리를 소중하게 생각해서인지 머리를 길렀다고 한다. 이 기른 머리를 서로 묶어 절벽으로 떨어짐은 우리가 헤어질 수 없는 한 쌍임을 강조한 것이며 영원한 사랑임을 상징한 것이었으리라.

서로의 사랑을 숭고히 여겼던 이들의 아픈 사연이 있어서인지 괌을 찾는 신혼부부들은 대부분 그들의 사랑을 다짐하기 위해 이곳을 반드시 찾는다고 한다. 절벽 위에 있는 ‘사랑의 종(Love Bell)’을 치면서 신혼부부에겐 영원히 해로할 것을 다짐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1번 마린 드라이브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마이크로네시아 몰 근처에서 34번 도로로 접어들면 사랑의 절벽에 이르게 된다. 사랑의 절벽은 98년 6월초부터 9월말까지 120만 달러를 투자하여 전면 개보수 공사를 거친 후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되었다. 새로 탄생한 사랑의 절벽에는 주변의 숲을 거닐 수 있는 자연보도와 라테스톤 공원, 야외 결혼식 정원, 전망대, 기념품점, 휴게소 등을 갖추고 있으며, 여행객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도 제몫을 다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변에 들국화처럼 작게 생긴 꽃이 피곤 하는 데 이 꽃들은 반쪽짜리여서 두개의 꽃을 합쳐야 온전한 꽃 모양을 이루었다. 이는 두 사랑하는 연인이 이 꽃으로 환생한 것이라고 현지인들은 믿고 있다고 한다. 정말 사랑의 힘은 크고도 위대하다. 우리 가족은 나름대로 사랑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많은 사진으로 답례했다.

두 번째 다다른 곳이 라테스턴 공원이었다. 스톤헨지 양식의 미니어쳐인 라테스톤 공원은 괌 원주민 가옥의 기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기원전 약 500년경 고대 차모로족(Chamorro)이 라테석으로 알려져 있는 돌기둥에 그들이 거주할 집을 짓고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돌은 기둥 모양으로 지주 역할을 하는 ‘할라기’와 그 위에 받쳐져 있는 '타사'로 이루어져 있다. '할라기'는 석회암으로 수 킬로미터 떨어진 남부의 페나강 근처의 유적지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이 공원에는 총 8개의 라테스톤이 전시되어 있는데, 높이는 약 2.5m이며 괌 원주민의 생활 양식을 전해주는 중요한 증거가 되고 있다. "라테(Latte)"란 유사 이전의 석조유물로 8개의 돌기둥이 두 줄로 서있는 것을 말한다. 이 돌기둥은 남부의 페나 강 근처의 유적에서 발견된 것으로 높이는 2.5m에 달한다.

돌기둥은 당시의 고위층의 전유물이었다고 하며 일반 평민은 나무로 깎아 나무기둥을 만들어 가옥을 지었다고 한다. 이는 아마 태풍이 잦은 괌의 주민들이 자연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아닌가 한다.

※ 스톤헨지(Stone Henge)
거석 기념물의 한 형태인 스톤헨지는 "환상열석"이라 일컫는 거대한 돌로 이뤄진 구조물로,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스톤헨지는 영국 남부지역 솔즈버리평원(Salisbury Plain)에 있는 신석기말에 완성된 석조물이다. 무려 4통에 달하는 거대한 돌이 일렬로 세워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고인돌이 바로 스톤헨지의 한 형태이나, 스톤헨지는 '죽은 지도자의 추모'라는 고인돌의 단순의미를 벗어나, 보다 과학적이고 섬세한 설계를 기반으로 건조된 미스테리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세 번째로 들른 것이 포트 아프간이었다. 이는 아프간 요새로서 포대가 여러 대 그대로 전시된 것으로 보아 당시 전쟁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었는데 이 곳은 1800년경 스페인 침공시 차모로인들이 저항하다 무참히 참패한 비극의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곳에서 당시의 포대를 끼고 사진도 찍고 먼 바다의 에머랄드빛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누르기도 하였다. 또한 그 곳에는 우리나라의 국화 모양의 빨간 빛깔의 꽃이 있었는데 이 꽃은 여자들이 처녀와 유부녀를 구별하는 데 쓰였던 꽃이라고 한다. 즉 왼쪽에 꽂으면 처녀요, 오른쪽에 꽂으면 유부녀라 하였다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 꽃을 뒤로 꽂으면 내가 너를 좋아하니 쫓아와도 좋다는 뜻이었다 한다. 어디가나 꽃은 청춘남녀들의 놀이기구였던가 보다.

마지막 관광지로 들른 곳이 스페인 광장이었다. 아가나의 중심에 있는 이곳은 스페인의 탐험가였던 레가스피가 괌을 스페인의 통치하에 둔다고 선언한 이후 1565년부터 1898년까지 약 333년간의 흔적이 원래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천주교회의 총 본산이었던 아가나 대성당과 스페인 총독의 부인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차와 음료를 대접하는데 주로 이용했다는 초콜렛 하우스가 볼만하다.

초콜렛 하우스는 흰색의 벽과 붉은 색의 기와로 이루어진 조그마한 건물로 지어져 있다. 스페인 광장은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스페인 총독이 거주했던 궁전이었다. 태평양 전쟁으로 건물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며 현재는 산호로 만들어진 아치형의 문만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건물을 다시 짖거나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있다.

아마 이는 당시의 정복자에 대한 원주민들의 구원(舊怨)이 있기에 수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얼마나 그들이 미웠겠는가.

시내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궁전이란 한국 음식점에서 김치전골로 점심을 때웠다. 어디가나 한국인 관광객들과 교민들이 많아 이 곳도 한국음식점이 많은가 보다. 괌의 전통음식을 한 번 먹어볼 생각이었는데 이곳도 가이드와 교민들과의 우애가 돈독한 가보다.

우리는 호텔로 다시 돌아와 점식식사 이후 여행에서 오는 피로함을 풀고 잠시 호텔내의 풀장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나와 아이들은 그다지 수영을 잘하지는 못했지만 물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즐거운 물장구로 몇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 우리는 세종이라는 또 다른 한식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잠시 겔러리아 쇼핑센터(아마 괌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것같다.)를 들른 후 이 곳에서 자랑하는 매직 쇼를 관람하게 되었다. 다른 이름으로 샌드캐슬 쇼라 하는 데 아마 바닷가 모래성(실은 모래성이 아니지만)에서 보여주는 매직쇼라 이렇게 명명한 것 같다.

모처럼 아버님을 비롯한 온 가족이 보는 쇼라 즐거움이 더했지만 다른 매직 쇼와 달리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쇼였기에 시원함을 더했고 쇼와는 달리 그들이 보여주는 아이스 발레 같은 무용은 쇼의 묘미를 더욱 가일층시키기에 충분한 효과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미국 등에서 아이스발레로 단련된 사람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 중 매직쇼를 하는 사람과 결합하여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쇼 중에 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호랑이도 나타나는 등 일전에 많이 보아온 평범한 매직이었지만 아직도 사람의 눈속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간은 과연 만물의 영장인가?’ 또한 ‘인간의 전인성(全人性)은 멀고도 멀었는가?’에 많은 의문점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환상적인 쇼와 함께 괌에서의 둘째 밤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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