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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31일 15시 16분 등록
괌에서의 독특한 체험(3-3)21

다음 날 눈 비비고 일어나자마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환상적인 놀이게임이었다. 괌 여행은 선택관광으로 가득 찼다. 이는 관광구역이 그리 많지 않기에 여행사에서 돈을 벌수 있는 수단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에는 해양스포츠, 체험다이빙, 정글투어, 밀레니엄크루즈, 씨워커, 민속디너쇼, 선셋크루즈, 페러세일링 등 다양했지만 우리 가족은 회의 끝에 해양 스포츠와 체험다이빙(스킨 스쿠버)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우선 오전은 해양스포츠를 즐기기로 하고, 오후에는 스킨 스쿠버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비록 아버님과 아내는 이를 포기하고 말았지만 딸과 아들은 무한한 드넓은 바다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 표정을 힐긋 보니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심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혹시 사고나 나지 않을까, 아직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바다에서의 사투(?)가 예상되는 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 잡념이 나를 외워 싸기도 하였다. 그러나 먼 곳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고 도전이 주는 신선한 충격도 만끽할 수 절호의 기회이기에 기꺼이 이 모험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오전에 시도한 해양 스포츠는 남태평양의 푸른 바다위로 제트스키를 직접 운전하며 스피드를 만끽하는 것에서부터 스릴 만점의 바나나 보트를 즐기는 것이며, 또한 수십 종의 열대어를 볼 수 있는 스노클링 세 가지였다. 제트스키는 정말 겉보기와는 달리 쉽게 운전할 수 있었으며 무척 속도감과 스릴을 즐길 수 있었고 특히 겁 없는 딸이 과감하게 이를 모는 장면은 이 놀이의 압권이었다. 쪼그만 게 언제 그리 담력이 커져 있었는지, 다만 아쉬운 것은 조금 어리다는 이유로 사내놈이 이를 몰지 못한 것이 좀 마음에 걸리기는 했다.

그리고 바닷속의 수많은 물고기와 놀 수 있는 스노클링은 색다른 맛을 우리에게 주었다. 얊은 물속에서 수십 종의 관상용 열대어들과 먹이를 주면서 담소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즐겁겠는가. 이 고기들은 먹이(소시지)를 보면 수십 마리가 달려들어 닭이 모이를 쪼듯 손가락을 수도 없이 쪼아대는 것이 아닌가. 약간의 따끔함이 있었지만 귀엽게 노는 모습에 이내 웃음이 입가를 맴돌았다.

오후에 시작한 스킨 스쿠버는 긴장 그 자체였다. 그것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기도 했지만 산소통을 매고 물속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절한 외국 강사의 가르침을 받고 들어선 바닷속은 환상 그 자체였다. 수많은 열대어들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그들에게 주는 먹이를 따라 달려드는 수백만마리의 물고기들은 인간의 무서움에 냉소라도 보내듯 우리 손가락주변을 빙빙 돌며 정겨운 몸짓을 하고 있었다.

다만 말을 할 수 없어 딸과 아들의 즐거움을 읽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웠고 물의 압력으로 인해 고막이 다소 아팠던 것이 흠이면 흠이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수중에서의 놀이가 그다지 위험하지 않았고 정말 다시 한번 하고 싶은 놀이의 하나였다. 아직 뽑지는 못했지만 수중촬영장면을 보게 되면 꽤나 즐거웠던 기억의 한 장면이 아닐까 하는 마음을 갖기에 족한 독특한 경험이었다.

우리 셋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는 즐거움이후 닥친 피곤함과 고단함으로 마음과 몸을 침대에 의지해야 했다. 잠시 잠으로 고단함을 달래고 여러 나라 음식이 장만된 뷔페 식당에서 저녁으로 끼니를 채운 후 두 군데 쇼핑센터를 들러 필요한 물건을 장만하게 되었다. 한 곳은 여행마다 언제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귀금속 쇼핑이고 하나는 잡화점 쇼핑으로 우리는 국내보다는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에 아내의 강력한 주장에 못이겨 영양제와 비누 등 몇 점 구입하였다. 그리고 돌아온 호텔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잠을 청하니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이 가물가물하다.

마지막 날은 자유의 시간이었다. 이 날은 외국에서는 처음을 렌트카로 시내관광과 섬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우선 리치 렌트카에서 승용차를 렌트한 후 괌에서 유명하다는 참치회집을 들렀다. 원래 괌은 섬이기에 많은 해산물과 회가 즐비할 줄 알았는데 사실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들은 어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관광수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었기에 해산물이라고는 낚시를 통해 잡은 참치 등 몇 종류에 불과했다.

특히 참치는 우리의 냉동참치와는 달리 바로 냉장한 싱싱한 참치이고 그 맛이 훨씬 좋아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한다. 이런 소문을 듣고 5인 가족이 먹을 만큼인 2파운드를 사서 해변가를 드라이브 하던 중 남태평양 바다를 벗하며 새로운 참치맛을 즐겼다.

우리가 달린 곳은 호텔을 기점으로 하여 괌의 서해안을 출발하여 남쪽과 동쪽의 해변가를 도는 환상형 드라이브 코스였다. 섬주위를 돌면서 우리는 첫 번째 마주친 해안가에서 참치로 끼니를 때우고 아이들과 같이 달팽이와 소라게 등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한 게들을 잡기도 하였다.

환상으로 도는 드라이브 코스는 생각보다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이국에서 처음타보는 자가용은 우리가족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좁은 도로사이로 펼쳐지는 남국의 묘미며, 원주민의 생활상 등 그리고 드넓게 펼쳐지는 바다위에서 낚시를 드리우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다른 면보다는 우리 내 삶과 별 차이가 없다는 인상이었다.

아이들은 이런 나의 생각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어젯밤 피곤함을 다 치유하지 못했던지 꿈속을 왔다갔다 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국 땅에서 나의 가족이 달리는 차창너머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색다른 향기를 맡는 것은 또 다른 감회를 주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4시간에 거친 멀지 않은 섬주변의 드라이브를 마치고 무사히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이 곳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함께 이 호텔 수영장에서의 물놀이를 시작하게 된다. 섬주변의 어떤 모습보다도 호텔의 나무와 꽃이 더욱 우리에게 정겨웠던 모양이다.

이러한 모습들을 우리는 아내와 같이 연실 셔터를 누르면서 기억의 페이지에 하나하나 담아나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괌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한국 식당인 세종에서 해물탕을 미끼로 허기를 줄일 수 있었다. 이곳 토속음식을 먹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돌아와 괌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였다. 아니 벌써 떠날 시간이 왔단 말인가. 여행이 늘 그렇듯 시간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옴을 느낀다. 아이들의 다소 피곤한 모습을 빼면 모든 건강하고 흡족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잠시 눈을 붙이고 출발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호텔을 출발한 우리 가족은 드디어 새볔 3시 20분에 괌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우리 땅 인천국제공항에 20일 오전 7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4박5일, 정확히는 4박4일 동안 떠났던 괌 여행은 우리가족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남기게 해주었다. 2004년 아들과 둘이 중국을 다녀왔지만 가족 전체가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러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 생각되며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족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족사랑의 축적은 서로 함께하는 시간의 양에 비례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의 가족여행이었지만 긴 가족사랑과 서로의 마음을 가족들의 모습 속에 각인시킨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괌은 또 다른 자태로 나의 가슴에 남을 것이라는 확신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괌여행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에 이른다. 괌이여!! 우리 가족을 행복과 사랑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 뜻 깊은 이정표로 영원히 남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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