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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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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11일 09시 39분 등록
상담클리닉에 올라온 두 분의 글이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아 있다.
몇 번인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쓰다가 말았다.
누구나 삶이 힘들고 고달프지 않았으랴마는 돌이켜보면 나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들을 살아왔다. 고생이라고는 통 모르고 자랐을 것 같은 외모와 인상때문에 쉽게 범생이 취급을 당하곤 하지만 사실 그럴 때 마다 조금은 손해보는 느낌도 가끔은 든다.

내가 어렸을 때는 종로가 요즘의 강남 8학군 같은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사업에 실패한 반신불수의 아버지와 화장실도 없는 지하실에 벽돌을 바닥에 깔고 나무판자로 얹어 만든 지하 방에서 온전히 고등학교 3년과 그 후로도 1년을 살다가 군대에 자원입대했다. 요즘 같은 때는 실내 온도가 40도를 넘는 콘센트 막사의 비상대기실에서 군대 생활을 했지만 나는 그 곳에서 비로소 가난과 극도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대학 다니는 동안 나는 노가다를 자주 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공부할 때도, 대학 친구들이 대학생활을 즐길 때도 나는 견디기 힘든 나의 현실에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간을 보내든지 아니면 노가다를 했다.

대학 졸업 후에 대기업 두 군데를 만 11년 다녔다. 병행해서 시민단체에서 약 6년 정도 활동했다. 또 몇몇 수련단체에서 몇년씩 수련을 하기도 했으며 경전들을 이곳 저곳 찾아다니며 절박하게 공부했다.

그러다 지인들과 공동창업을 했다. 10개월만에 모든 것을 털고 손을 뗐다. 나는 백수에 월세를 사는 영세민이 되었고 무료변론을 받아가며 나홀로 소송을 하는 두 아이와 아내가 있는 37살의 빚쟁이 가장이 되었다.

나는 다시 수행과 공부 속으로 돌아갔다. 당시 종일 선원에 틀어박혀 오로지 자신의 마음과 고된 줄다기를 하며 수행과 경전공부에 매달렸다.

세상은 놀랍도록 다양하다. 그래서 나는 이런 류의 내 이야기는 잘 안 한다. 나보다 휠씬 어려운 상황들을 헤쳐나온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아주 행복하게 살아왔다.

나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여러 스승님들을 대면했거나 가르침을 통해 많은 위대한 스승님들을 만났고,

"행복은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않는 존재의 한 상태요, 의식의 한 상태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나는 나의 지난 삶의 과정에 대해서 늘 감사해 한다. 힘들었지만 헤쳐 나왔고 그 길의 끝은 또 다른 길의 시작을 알려주는 영광스런 은총에 휩싸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삶을 마스터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누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과정상에서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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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07.09 15:01:23 *.118.67.80
가끔 말로 듣는 과거를 들여다 보는 마음을 생각해 보았네.
그런 힘들었던 날들이,
홀딱 망했을때의 힘듬을 이겨냈을 바탕이 되었네.
여기에 있다보면
나보다 힘들게 살았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싶은데,
누구나 힘든 과정은 비교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지.
내 고통은 남의 힘듬과 다르지 않다네.

주말 행복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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