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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28일 11시 36분 등록
사고 전환의 탁월성

얼마 전 나는 정희모 교수님이 쓴 ‘글쓰기 전략’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을 읽던 중 예문 중에 참 재미있는 글이 있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콜롬버스여, 달걀 값 물어내라’라는 글이었는데 이 예문을 읽고 사고 전환이 주는 인간의 상상력에 나 자신을 묻어보는 것은 어떤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예문의 주 내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콜롬버스에 대한 이미지를 정말 탁월하게 바꿔주는 것이었다. 즉 우리는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써 그에게 비전 그리고 도전의식, 진취적 사고, 남들보다 앞서가려는 의식의 소유자 등 수 많은 찬사를 보내주었으며 또한 그를 아직까지도 세계적 인물로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 글의 요지이다. 그것은 제국주의 시초요, 발단이었으며 인간에 대한 경시풍조의 전단이었다는 것이다. 콜롬버스가 신대륙 발견의 의지표명으로 달걀을 깨워 세웠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데 이것은 그의 의지표명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일대 사고 전환을 시도한다.

달걀류의 알은 모두 타원형이다. 이 타원형 자체가 이미 생명의 존엄성을 상징하는 것이란다. 만약 달걀같은 알들이 타원형이 아니고 원형이었다면 태어나자마자 굴렀을 것이고 이는 둥지에서 일탈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런데 타원형의 알들은 불가피하게 둥지를 일탈하더라도 멀리 가지 못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이것이 생명을 지키는 원초적 방어선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분석이다.

그런데 이것을 콜롬버스 깨면서 인간의 인간에 대한 탐욕이 시작됐고, 신대륙의 발견이라는 역사적 위대성보다는 원주민의 무참한 학살의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제국주의의 시초요 우리도 그것의 피해자임을 모르고 지나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이후 수많은 원주민의 삶이 파괴되고 살육이 시작되지 않았던가. 그리고 우리도 혹독한 시련을 겪지 않았던가. 그래서 ‘달걀 값 물어내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에 가끔 놀라기도 하고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한 그러한 사고전환이 수많은 가치를 발산하기도 하기에 우리는 이러한 사고전환의 놀이에 흠뻑 젖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고전환의 탁월성은 정신적 안정을 주기도 하고 물질적 부를 창출하기도 한다.

이 글을 통해 나 또한 내 조직업무에 대한 사고전환 놀이를 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국민에게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을 공급하는 공기업이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를 내는 임대주택에 공급을 치중하라고 한다.

이러한 정부정책이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주지하는 바지만 이러한 사고가 서민들을 끝없이 서민으로 남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주택정책이 어렵다는 것인지 되집어 보게 된다.

대부분 서민들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이 협소함은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서민들이 부를 축적하는 방법으로 부동산을 선호하게 되고 그 중 주택구입은 부를 부르는 소재로 적극 활용되고 있던 바다. 지난날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억이라는 돈을 만져 본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된단 말인가.

서민이 서민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에 주택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함에도 이를 차단케 하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다 보니 주거안정이 주는 주택의 이미지보다는 끝없는 서민으로 머물게 하는 주택이미지가 떠올라 나를 무척 안타깝게 한다. 우리의 서민들의 정서는 여전히 주택을 갖고 싶어 하고, 그를 통해 부를 누리기를 원한다.

이런 서민들에게 주택거주가 아닌 소유를 통해 가난함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임대주택을 고집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나의 일대 사고 전환의 하나였는데 과연 이러한 나의 생각이 탁월한 것인가는 좀 더 검증이 되어야겠지만 그 동안의 경험치로 보면 서민들이 부를 축적하는 방법으로 주택 소유가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으며 이것이 임대주택이 주는 매력을 높이지 못할 것임은 명백해 보인다.

어찌 되었건 나는 사람들에게 주거의 질 향상은 물론 이와 더불어 부의 원천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기에 임대주택에 대한 사고전환이 필연적으로 찾아왔는지 모르며 또한 이러한 사고전환이 언젠가 서민들이 우리에게 ‘집값 물어내라’로 외칠지 모르는 데에 대한 대비책인지도 모른다.
IP *.5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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