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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뎀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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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4일 13시 55분 등록
"이번에는 어떤 주제를 가져 왔느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일년동안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야 하는데, 벌써 6개월째 주제를 결정하지 못하고 매번 모임때마다 바꾸고 있다. 내 발표 차례가 되니 선생님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또'라는 부사어를 붙여 나에게 기회를 주셨고, 함께한 연구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는듯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다.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중이다. 정말 잘 할수 있을것 같아, 자신있게 발표하고나면 두편쓰고나서 더이상 전개가 안 되고, 개요만 열편넘게 작성해 놓고 미완인채로 묵혀둔 주제도 있다. 일년째 말만하고 마음에서 삭히기만 하는 주제도 있다. 그리고, 아예 발표를 못한 주제도 수첩 가득이다.

"나에게만 보이는 사람들의 웃는얼굴을 글로 그려주고 싶습니다. 웃는얼굴이란게 꼭 환하고 밝게 웃는 얼굴을 말하는게 아니구요. 그 사람의 진짜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못 보는 것들을 찾아내는 기특한 통찰력이 있으니 잘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그 수많은 웃는얼굴 중에서 자신의 모습 하나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은 오늘 스쳐지나갔던 동료의 얼굴을 발견해도 좋겠습니다. 자신에게, 주변의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면 정말 좋은 모습들을 하나씩은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자신있는 모습을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꼭 현실적이지만은 않을것 같습니다. 내 상상속에 그리는 모습이 될 수도 있고, 사람들에 대한 바램과 기대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제 주변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날수 있는,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게 내가 세번째로 발견한 내가 쓸 수 있는 주제다. 이건 내가 하고 싶고, 할수 있을것 같다.
"네번째 주제는 찾지 않아도 될것 같구나" 라는 말로 선생님께서는 미리 내 글에 힘을 실어 주셨다. 나도 그렇다.

이제부터 시작한다!

ps.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침에 쓰는 글은 아침 냄새가 나고, 저녁에 쓰는 글에는 저녁 냄새가 난다. 새벽에 쓴 글에서는 새벽의 상쾌한 향을 맡을 수 있다'고 하셨다. 내가 쓰는 글에서는 일관된 시간의 냄새를 맡기 어려울것 같다. 혹은 어떤글에서는 이런 냄새들이 마구마구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순간적인 느낌에 의존해 글을 쓰는 나는, '글을써야겠다' 생각이 드는 그때에 글을 바로 쓰지 않으면 나중에는 그 느낌이 살지않아 글을 쓸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젠, 생각나는 바로 그때에 쓰기로 했다. 그러니, 부산한 아침과 쎈치해지는 저녁에, 문체와 어투가, 때로는 사상 자체가 오락가락하는것처럼 보이더라도 내 글에 숨어있는 진짜 내 뜻을 잘 알아차려주길 바란다. ^_^
IP *.74.6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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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6.10.05 08:26:55 *.116.34.214
그래 미영이 글모음은 꽃다발이 되겠구나. 이꽃저꽃 어울리고 아침저녁 낮 냄새가 얽히고 섞인 아주 화려한 꽃다발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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