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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9일 15시 12분 등록
560회 한글날을 맞이하여

오늘은 한글날이다. 그러나 예전의 한글날과는 다르다. 그것은 한글날이 국경일이 된 후 처음으로 맞는 날이기 때문이다. 많은 한글학자와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마침내 국경일로 지정되었지만 그렇다고 일반 국경일과 다르게 공휴일은 되지 못했다.

어쨌든 한글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늦은 감이 있지만 국경일로 지정된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본다. 지금 한글은 우리만의 글자가 되지 않고 있다. 국력의 신장과 더불어 세계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 한글이다. 그래서 세계 유수대학들이 한국어과를 신설하고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보도다.

이렇듯 훌륭한 한글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은 홀대받는 듯한 인상이 들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일반기업들은 앞 다투어 영문자로 자사의 이름을 바꾸고 ,자사 제품에 한글이 아닌 영문표기를 새김으로써 한글을 경시하는 풍조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라나는 우리 후대들조차 한글보다는 다른 글자 표기를 좋아하고 마치 우리글자가 세태에 뒤떨어지는 냥 외면하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러한 훌륭한 유산을 후대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어야 한다. 한글은 대단한 글자임에 틀림없다. 오늘날 우리가 세계적 경제 성장을 이룩한 것도 한글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한글이 IT강국으로 우리를 우뚝 서게 하는 데 1등공신이라는 소리다. 세계적 트렌드의 하나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케이션을 말하고 있는 데 이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적합한 글자 중에 하나가 한글이라는 것이다.

한글이 보내는 글자 속도가 중국의 한자나 일본의 히라가나가 도저히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죽 했으면 일본이 2차대전 때 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국글자 탓이라는 말도 나온다. 정보전에서 다른 문자를 따라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글은 세계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속도전에서 다른 글자와는 비견될 수 없단다.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휴대폰이나 인터넷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구가하는 것도 한글의 놀라운 자․모음의 결합이라지 않는가.

이러한 한글이 누구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는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세종대왕이다. 이조 500년, 아니 5,000년 동안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이처럼 대단한 임금이 있었더란 말인가. 광개토대왕이 다소 견줄 수 있지만 그는 땅을 넓히는데 만족해야 했다. 우리는 대왕이라 칭할 만한 임금이 흔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대왕은 바로 이 두 사람뿐이기 때문이다. 그 중 단연 세종대왕을 꼽지 않을 수 없겠다.

지난날 위대한 역사적 인물로 나만의 독특한 위원회를 만들어 오늘의 어려운 환경을 타개하고 힘들고 벅찬 일을 헤쳐 나가는 데 그 분들의 혜안을 빌리곤 한 적이 있다. 그 중에 한 분이 세종대왕이었다. 이 분은 제위 30여 년 간 이조 50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을 홀로 챙기신 분이다. 특히 내가 그 분을 좋아하는 것은 왕자시절부터 천명을 다할 때까지 끊임없이 책을 읽었다는 점이다. 역시 책은 위대한 인물을 길러내는 산실임이 틀림없다.

대왕이 길러낸 인재들만 보아도 역사적 인물이 무지기수다. 학문적으로 집현전을 통해 훌륭한 학자들을 길러냈으며,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농사직설 등 수많은 서적을 편찬 ·간행하여 한국 문화사상 황금기를 이룩해 놓았다. 또한 과학, 음악, 천문, 국방, 모든 방면에서 그 분의 탁월한 국가경영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이조 전 기간을 거쳐 가장 번영된 시대를 창조하기도 하였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바로 한글 창제이다. 당시의 국제정세측면에서 중국의 사대주의가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자문화권을 벗어나 한글이라는 독자적 글자를 사용한다는 것이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이었겠는가. 그래서 이를 개발해 놓고도 3년간 공포를 미루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또한 학자들 간에도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최 만리같은 사람은 상소를 통해 극단적인 반대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대왕은 나라사랑과 애민사상으로 과감하게 이를 공포한다. 어리석은 백성을 불쌍히 여기사 스물여덟 자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당시 양반층이 독식하던 글자문화에 일대 혁명을 가함으로 인해 많은 백성들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고 20세기 들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문맹률로 짧은 기간동안 근대화를 거쳐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국제기구인 유네스코에서 문맹 퇴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세종대왕상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1세기는 이를 토대로 IT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글은 대단한 글자이다. 그런대도 이런 위대한 한글을 업신여기고 사대주의의 버금가는 외래어 숭배주의 빠진 사람들이나 이를 올바르게 쓰지 못하고 말과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이 흔치 않게 보게 됨은 나를 슬프게 한다. 또한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층의 사람들도 지위에 어울리지 않게 품위 없는 말을 쏟아내기 일쑤고 인터넷상의 상스러운 댓글들의 나열을 보면 앞날이 밝기만 하지 않다. 이는 국어 사랑의 뜻을 우리 후손들이 잘 지키고 있지 못함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키는 행동의 하나로 나는 지금도 사전 한구석을 뒤지며 수없이 만들어진 한글단어의 나열들 중 좋은 말들을 찾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더욱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한글 중 좋은 말은 우리의 정신과 마음에 보이지 않는 양식을 준다는 점이다. 이러한 나의 행동이 당시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직 나라백성들을 생각하며 문맹의 아픔을 벗어나게끔 해준 위대한 대왕께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이다.

오늘 560회를 맞는 한글날에 즈음하여 한글의 위대성과 탁월함에 우리 국민 모두가 동의하고 한글이 세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편하고 용이한 문자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궁극적으로 세계 문화 중심에 깊이 각인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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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뎀뵤
2006.10.10 08:56:47 *.41.24.85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않으므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그 뜻을 쉽게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지라.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오니 사람으로 하여금 쉬이 익혀서 날마다 쓰기에 편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 훈민정음 서문

세종대왕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뜻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날마다 날마다 다른 한글어를 쓰고, 제 멋대로 써 버리고 맙니다. ;;;
일년에 한번씩이라도 이렇게 반성하고 있으면, 조금씩 나아질까요?

대왕님께서 도선생님을 보시면 착하다 착하다 하시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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