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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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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4일 12시 31분 등록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자.
가장 좋을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생의 후반, 그것을 위해 인생의 초반이 존재하나니..
- 로버트 브라우닝의 詩 중에서


인생의 목적은 잘 사는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거꾸로 자기다움을 포기한 삶은 불행하다. 성공은 자신을 배제한 채 세속적인 기준으로 정의되어서는 안 된다. 성공은 개별적인 것이다.

젊은 시절에 나는 IT 직종이 보수도 좋고 유망할 것이라는 이유로 전직을 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능한 기술자, 프로젝트 관리자,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컸다. 일에 힘껏 매달렸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마음 한 구석은 늘 ‘정년까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나?’라는 불안이 매복해 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성공을 꼭 무엇이 되었는가라는 단선적인 경력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시대는 급변했다. 영원한 직장과 직업은 사라졌고 같은 일을 몇 십 년씩 계속하기에는 지겨울 정도로 수명이 길어졌다. 나는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것이 후반부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잃어버렸던 나를 찾고 남은 나의 인생을 어떻게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가라는 관점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싶다. 명나라 관료 여신오가 한 말이 섬광 같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늙음을 한탄하기 이전에 목적 없이 늙어가는 것을 한탄해야 한다. 죽음이 찾아온다고 슬퍼하지 말고, 죽어서 이름이 잊혀질 것을 슬퍼해야 한다.” 성취 중심의 삶에서 가치와 의미 중심의 삶으로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당장 때려치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 가치 있다고 판단한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이란 한 개인이 일생을 통해 일과 관련하여 얻게 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 및 성과를 향상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여태껏 많은 시간을 일 자체에만 집중했다. 이제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일은 회사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여가, 운동, 취미, 학습, 자원봉사, 가족, 친구가 필요하다. 일을 인생의 관점에서 조명해보고 일의 포트폴리오를 다채롭게 구성해야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는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에서 마흔이 넘은 남녀 200여 명을 인터뷰한 후, 그 중 50여 명을 12년간 꾸준히 추적하여, 인생의 최고 전성기를 마흔 이후에 맞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의 원칙을 6가지로 간추렸다. 중년의 정체성 확립하기, 일과 여가생활의 조화, 용감한 현실주의와 낙관주의의 조화, 진지한 성찰과 과감한 실행의 조화, 개인의 자유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의 조화를 새로운 성장을 위한 원칙으로 제시했다. 인생의 목적을 다시 생각해보고 균형있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어느 한쪽을 희생하는 것이 아닌 모순을 끌어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이제 자신의 경력개발과 성공은 더 가치있고 의미있는 후반부 인생을 계획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희망찬 인생 후반부 설계를 위한 첫째 원칙이다.

둘째, 나로부터 출발하라. 이 말은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하나는 경력개발의 기본 책임은 나한테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에 대한 앎에서 시작하라는 말이다. 성공적인 경력이란 '계획'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관, 기질, 강점, 꿈, 일하는 방식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과 분석을 통해 기회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나갈 수 있다. 경력은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기질과 강점에 따라 충분히 직업을 결정할 수 있다.

‘미래에는 이 직업이 좋을거야’라는 예측을 믿고 자신의 경력을 운에 맡기지 말자. 미래의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다만 자신의 미래를 트렌드에 전적으로 내맡기지 마라. 자신이 우선이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 시간낭비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오히려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쉽다.

셋째, 미리 준비하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미래는 두렵지 않다. 미래는 준비된 자의 것이다. 인생의 후반부가 도둑처럼 찾아오기 전에 준비하라. 경력이란 땀과 눈물의 댓가다. 절대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넷째,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개척하라. IT 분야는 신기술과 솔루션이 순식간에 출몰한다. 지식의 감가상각이 너무 빨라 일일이 좇아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질 정도다. 그렇다고 “배운게 도둑질인데 이 나이에 뭘 하겠어?”는 식의 포기하는 태도는 문제가 더 크다. 전문성이란 자격을 유지하는데서 오는 게 아니다. 전문성은 기존의 바탕 위에 새로운 것을 늘 차곡차곡 쌓아 만들어 낼 때 획득되는 것이다. 즉 전문성이란 차별화가 핵심이다. 차별화야말로 경쟁력의 원천이다. 인생 2막을 시작하기 전에 병행경력(parallel career)을 개발하여 제 1의 경력과 연결하고 변종을 만들어내라.

다섯째, 날마다 성장하라. 성공은 무엇을 성취했느냐의 과거가 아니다.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가?’, ‘나는 행복한가?’, ‘나는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해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과거에 대단한 성취를 했더라도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성공이라 말할 수 없다. 피터 드러커옹의 주옥 같은 명언 중에서 유난히 잊을 수 없는 말이 있다. 그것은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라는 물음이다. 이 질문은 우리를 제자리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되돌아보게 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또한 매일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극대화하기 위한 시간을 투자하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한한 자원인 시간을 쏟아 붓지 않으면 자기 혁명은 결코 달성될 수 없다. 하루에 최소 2시간을 자기 혁명의 시간에 흠뻑 적셔주자.

인생은 생긴대로 사는 것이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우리 자신이 되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삶의 유일한 목표다.”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힘주어 말하자면, 가장 자기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성공이다. 가장 자기다울 때 물질적으로 풍요로울 수 있고, 매력이 넘쳐 나고,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자기 혁명을 위한 5단계

1. 인생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비전을 수립하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일에 대한 자신의 견해을 정리하라. 살아가면서 나침반과 등대의 역할을 해 줄 것이다. 한 사람의 가치관은 궁극적인 선택과 평가 기준이다.

2. 내면의 자산을 발견하라.
내가 살아온 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해보라. 부모, 친구, 만남, 직장, 학교, 취미, 특기를 떠올려보고 숨겨진 자신의 보물을 발굴하라. 자신의 기질과 강점, 그리고 성공과 실패 경험을 정리하라.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훌륭한 놈들이다. 나는 매일 아침 연습장에 3개씩 적었다. 2주 후에는 디테일하게 정리가 되었다. MBTI, 애니어그램, Strength Finder 같은 도구를 활용해도 좋고, 주위의 부모와 친구, 직장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좋다.

3. 가슴 벅차 오르는 꿈을 그려라.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라. 가슴을 벌렁벌렁하게 만드는 위대한 꿈을 끄집어내라. 혼자 여행을 떠나도 좋다. 일기를 써도 좋다. 자기 것이 아닌 것은 과감히 버리고, 온전히 자기 것만 올곧이 채로 걸러라.

4. 이력서와 목표를 작성하라.
이력서는 자신의 직무 경험, 자격증, 교육 등에 대한 나열이 아니다. 모든 이력서는 ‘고객에게 제공한 가치있는 서비스와 고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 ‘자신이 새로 배우고 나아진 모습을 증명할 수 있는 실적’, ‘사람에게 투자하고 관계를 강화시키기 위해 한 일’의 3가지 측면에서 작성되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계획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목표는 Top down(3년, 1년, 6개월, 한달)으로 작성한다. 끝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신의 다짐이나 생활수칙을 적는다.

5. 실행하고 되돌아보라.
자기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꿈을 꾸게 되면 누구나 열정이 생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식어가는 것이다. 지속적인 실행력이 중요하다. 실행력은 습관이다. 그리고 정기적으로(잠자리에 들기 전, 일요일, 매월 마지막 요일, 12월 31일…)되돌아보라. 잠깐 멈춰서 반추해 볼 때 우리는 아주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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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10.13 08:56:15 *.152.82.31
구병곤이 되었네 ㅋㅋ
오랫만에 읽어보는 글이 무척 새롭다.
책에 들어갈 내용중의 일부겠지.
자신에 주는 시간만큼 만남에 주는 시간도 중요하겠지.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해 보고 싶다.
저녁에 거하게 ㅎㅈ할까? 도망가지 말고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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