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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15일 10시 51분 등록
처음 강의를 마치며...

어제는 특별한 날이었다. 내가 회사직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것이다. 이것은 내가 바라는 일 중에 하나였지만 이렇게 빨리 닥치리라 생각지 못했다.

강의 배경은 이랬다. 우리 회사는 다양한 직종(행정, 건축, 토목, 기계, 전기, 조경, 지적, 화공, 도시계획)으로 구성되어 있어, 직종별로 직무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당해직종에서 장기 근속한 직원으로 하여금 교육을 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 중 우리 부서장에게 이 교육의뢰가 들어왔는데 강의 내용이 내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하나라 나에게 교육토록 한 것이다.

처음 닥친 강의라 무척 당황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였으나 평소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기꺼이 받아들였으며 나름대로 준비한 후 강의에 임하게 되었던 것이다.

강의 내용은 ‘고객만족경영’에 관한 이야기였다. 지난 해 우리공사는 정부주관으로 시행하는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 있어 8개 공기업 중 1등을 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주택을 공급하는 특성상 국민의 만족도가 높을 수 없는 환경임에도 해당부서를 비롯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타 공기업을 물리치고 1등을 한 것이었다.

오늘날 고객만족이니 고객감동이니 고객과 관련된 용어를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어느 회사는 고객열정이니 고객성공이니 고객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기업에서 고객만족경영은 일천하기 그지없다. 그것도 자발적인 고객만족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스스로 할 수 없으니 정부에서 경영평가나 고객만족도 조사를 통해 고객만족경영을 시행토록 권고하였던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자발적인 업무가 아니면 관심이 먼 법이다. 2년 동안 맡은 이 업무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부분의 직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으며 인기 없는 업무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업무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도 한 몫 했지만 앞으로 미래를 보는 관점에서 고객은 좋은 키워드였기 때문이다.

강의 시작은 그동안 읽은 책에서 시작되었다.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 얻은 정보혁명으로부터 강의는 시작됐다. 수강생들이 전기, 정보통신 관련부서에 근무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분들에게 정보를 통한 ‘지식’이 향후 미래의 심층기반이 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주택에서 필수가 된 홈오토메이션, 유비쿼터스 그리고 U-시티를 개발하는 수강생 여러분이 공사의 심층기반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야말로 고객이 가장 필요한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업무에 종사함도 피력했다. 주택은 지금 첨단정보제공을 위한 인프라가 급속히 구축되고 있고 주택구입자가 이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을 이 분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고객만족경영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공사의 업무를 소개하고,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했던 업무를 설명한 후 앞으로 고객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강의 말미에 인용한 것이 이번에 읽은 ‘포스트 모던 마케팅’에 대한 내용이었다.

고객을 보는 시각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음을 언급한 책이다. 저자 스티븐 브라운은 고객은 고객일 뿐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전부는 진부하다’라는 표현을 얻었다. 이제 고객만족에 식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제품이나 다른 회사 일에 진력하란다.

이 말이 맞을까?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 강의를 종결했다. 우리는 아직 고객이 식상할 정도로 고객의 마음에 깊숙이 들어가 있지 못하다. 그들을 읽고 그들의 마음을 알고 무엇이 식상인지를 안 다음에 ‘전부는 진부하다’를 음미해야 되는데 공기업 특히 정부기관들은 고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강의가 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첫 번째 응한 강의는 나에게 많은 의미를 제공해 주었다. 이 강의를 하면서 놀란 것은 내가 강의를 하면서 인용한 책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책의 내용을 인용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그동안 착실하게 요약하는 작업을 하다보니 인용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책을 편집하거나 강의를 할 기회가 있을 때 이러한 요약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동안 연구원 생활에 보람을 느꼈으며, 이 일에 참여케 해주신 구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 그러면서 더욱 값진 보람을 얻기 위해 오늘 이 글과 ‘제1의 성’요약본을 올린다.
IP *.57.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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暻山경빈
2006.11.15 18:19:55 *.217.147.199
욕보셨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미래에 대한 내용을 미리 쓰신건가 했더니만, 이제 막 치루신 따끈따끈한 희소식이네요.
좋은 내용에 유머까지 곁들이신 강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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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11.15 20:53:47 *.81.17.159
주말에 그린 꿈이 벌써 현실이 되다니, 놀랍군요.
모두 자기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이 좋은 연구원 모임이 벌써 마무리 시점이라니, 정말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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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6.11.15 21:12:58 *.18.196.29
처음이라 잘 된 것은 아니고요.
다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은 것이 성과라면 성과지요

연구원 모임 아직 끝날래면 멀었어요.
내년 3월 아니, 3기 연구원모임에 참석하면
아마 계속 만나게 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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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뎀뵤
2006.11.16 07:25:24 *.91.54.146
도선생님을 뵌지도 오랜것 같습니다.
도선생님이 한번, 제가 한번. 이렇게 각각 빠지고 나니.
석달째 못 뵌 사이가 되어버렸네요. ^^;;

도선생님은 무슨 말씀을 하셔도 주변을 즐겁게 하시니. (나만 그런가? ㅋㅋ)
이후 강단에서도 잘 해내실것 같습니다...

남은 연구원 생활도 화이팅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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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11.16 08:54:03 *.152.82.31
좋은 경험은 미래의 자산이 되겠지요.
언젠가 꿈 벗들 앞에서 강의할 꿈도 가져보시길...
또 만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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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이드잭
2006.11.17 02:49:19 *.140.145.80
도명수님을 오프에서 한번 뵌 적이 있기때문에 어떤 모습으로
강의를 해주셨을지 그림이 그려집니다. 아마도 꽤 유쾌한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맞죠? 첫번째 책 기대가 많습니다..^^

아참 우리말과 관련해서 도명수님께 제안할 내용이 하나 있는데
궁금하시면 원잭에게 전화 함 주세요..^^ 019-218-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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