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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뎀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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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6일 16시 47분 등록
나는 혼자서 병원 다녀오는 길의 군것질을 좋아한다.
어린시절 엄마와 목욕탕에 다녀올 때면
꼭 딸기우유 하나를 사 먹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던 것처럼.
나는 병원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 중 한 곳에 들러
무엇이라도 채워 넣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으뜸으로 꼽는 것은 삶은 오뎅이다.
꼬불꼬불 오뎅 한조각과 한 컵의 오뎅 국물에서 전해오는 따뜻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없어도 될 것들을 너무 많이 몸에 담고 있다.
그 병들을 조금 덜어내고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 평범해 누구에게 말할 수 조차 없는 사소한 것들이.
나의 간절한 소망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한없이 서러워진다.

곧 괜찮아지리라는 기대도 이젠 너무 오래 되었고,
왜 나만 이럴까 라는 원망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위로 하는 데는 오뎅국물이면 충분하다.
병원 처방전에 길게 나열되어 있는 알약이 없이도 훨씬 건강해 진 것 같다.
이젠 이 병들도 내 몸의 일부라 생각하고
잘 다독이며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아픈 날이면,
아무 말 없이도 내 속으로 스며들어 따뜻하게 적셔 주는.
오뎅국물 같은 가까운 친구를.
만나고 싶다.
IP *.168.1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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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6.11.27 12:31:59 *.55.54.185
'1리터의 눈물'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알고계세요?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불치병을 가진 소녀가 쓴 일기를 토대로 만든 실화인데.. 전 참 좋았어요. 저도 병을 하나 안고 살아가거든요.
도움이 되실꺼에요. 한번 다운받아서 보세요.
혹시 못구하시면.. 제가 CD로 구워 귀자편으로 연구원모임때 보내드릴께요. 힘 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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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6.11.28 17:21:02 *.57.36.34
미영씨 아니 무슨 병??
그렇게 해맑은 웃음속에도 병원균이 있단말인가

아픔은 성숙을 가져오는 씨앗인데
그것이 활짝피는 날이 왔으면...

그리고 잘다독거리고 산다했는데 절대 찬성!!
병이 찾아오는 것은 자신을 멀리하기 때문임
그래서 들어오는 님 반기듯이 그들을 감싸주세용

이 말이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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