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뎀뵤
- 조회 수 1542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나는 혼자서 병원 다녀오는 길의 군것질을 좋아한다.
어린시절 엄마와 목욕탕에 다녀올 때면
꼭 딸기우유 하나를 사 먹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던 것처럼.
나는 병원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 중 한 곳에 들러
무엇이라도 채워 넣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으뜸으로 꼽는 것은 삶은 오뎅이다.
꼬불꼬불 오뎅 한조각과 한 컵의 오뎅 국물에서 전해오는 따뜻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없어도 될 것들을 너무 많이 몸에 담고 있다.
그 병들을 조금 덜어내고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 평범해 누구에게 말할 수 조차 없는 사소한 것들이.
나의 간절한 소망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한없이 서러워진다.
곧 괜찮아지리라는 기대도 이젠 너무 오래 되었고,
왜 나만 이럴까 라는 원망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위로 하는 데는 오뎅국물이면 충분하다.
병원 처방전에 길게 나열되어 있는 알약이 없이도 훨씬 건강해 진 것 같다.
이젠 이 병들도 내 몸의 일부라 생각하고
잘 다독이며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아픈 날이면,
아무 말 없이도 내 속으로 스며들어 따뜻하게 적셔 주는.
오뎅국물 같은 가까운 친구를.
만나고 싶다.
IP *.168.128.49
어린시절 엄마와 목욕탕에 다녀올 때면
꼭 딸기우유 하나를 사 먹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던 것처럼.
나는 병원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 중 한 곳에 들러
무엇이라도 채워 넣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으뜸으로 꼽는 것은 삶은 오뎅이다.
꼬불꼬불 오뎅 한조각과 한 컵의 오뎅 국물에서 전해오는 따뜻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없어도 될 것들을 너무 많이 몸에 담고 있다.
그 병들을 조금 덜어내고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 평범해 누구에게 말할 수 조차 없는 사소한 것들이.
나의 간절한 소망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한없이 서러워진다.
곧 괜찮아지리라는 기대도 이젠 너무 오래 되었고,
왜 나만 이럴까 라는 원망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위로 하는 데는 오뎅국물이면 충분하다.
병원 처방전에 길게 나열되어 있는 알약이 없이도 훨씬 건강해 진 것 같다.
이젠 이 병들도 내 몸의 일부라 생각하고
잘 다독이며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아픈 날이면,
아무 말 없이도 내 속으로 스며들어 따뜻하게 적셔 주는.
오뎅국물 같은 가까운 친구를.
만나고 싶다.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38 | 정월대보름에... | 바람처럼 | 2007.03.04 | 1539 |
3837 | -->[re]재엽에게 [1] | 구본형 | 2007.03.06 | 1539 |
3836 | 바쁘면 핵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통찰맨 | 2005.08.01 | 1540 |
3835 | 본질을 알고 배우는 이유 | 통찰맨 | 2005.09.04 | 1540 |
3834 | <10> 서류전형에 대한 경험담 [2] | 정경빈 | 2006.05.10 | 1540 |
3833 | 지붕- 우리가 보존 하지 못한 아름다움 [1] | 구본형 | 2006.08.19 | 1540 |
3832 | 어제 아침에 내가 쓴 시 [4] | 김나경 | 2006.09.19 | 1540 |
3831 | 재능해석 결과보고서-온라인 버젼 [1] | 이기찬 | 2007.04.23 | 1540 |
3830 | 풍경엽서(7)-그 나무 [7] | 이은미 | 2007.09.11 | 1540 |
3829 | <우화 6> 아름다운 짐승 | 문요한 | 2005.12.05 | 1541 |
3828 | 코리아니티가 담긴 한 글자-한 | 도명수 | 2006.05.30 | 1541 |
3827 | 아마겟돈3 [2] | 김성렬 | 2006.09.04 | 1541 |
3826 | 내 안의 너에게.. [1] [2] | 김성렬 | 2006.12.13 | 1541 |
3825 | 구본형, 그의 메시지 [2] | 한명석 | 2006.12.20 | 1541 |
3824 | -->[re][35] 오랜만에 오셨군요. [3] | 써니 | 2007.07.04 | 1541 |
3823 | 강점 탐험 제험기 (3) [8] | 신재동 | 2007.08.07 | 1541 |
3822 | [12] 내 삶의 Y-K 모델 [1] | 오세나 | 2005.08.01 | 1542 |
3821 | [16] 정신 [3] | 홍승완 | 2005.10.18 | 1542 |
3820 | 숲경영자모임에 가며적은 낙서 [1] | 숲기원 | 2005.12.19 | 1542 |
3819 | <부의미래> 속의 '한반도' | 다뎀뵤 | 2006.10.10 | 15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