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뎀뵤
- 조회 수 1550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나는 혼자서 병원 다녀오는 길의 군것질을 좋아한다.
어린시절 엄마와 목욕탕에 다녀올 때면
꼭 딸기우유 하나를 사 먹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던 것처럼.
나는 병원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 중 한 곳에 들러
무엇이라도 채워 넣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으뜸으로 꼽는 것은 삶은 오뎅이다.
꼬불꼬불 오뎅 한조각과 한 컵의 오뎅 국물에서 전해오는 따뜻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없어도 될 것들을 너무 많이 몸에 담고 있다.
그 병들을 조금 덜어내고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 평범해 누구에게 말할 수 조차 없는 사소한 것들이.
나의 간절한 소망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한없이 서러워진다.
곧 괜찮아지리라는 기대도 이젠 너무 오래 되었고,
왜 나만 이럴까 라는 원망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위로 하는 데는 오뎅국물이면 충분하다.
병원 처방전에 길게 나열되어 있는 알약이 없이도 훨씬 건강해 진 것 같다.
이젠 이 병들도 내 몸의 일부라 생각하고
잘 다독이며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아픈 날이면,
아무 말 없이도 내 속으로 스며들어 따뜻하게 적셔 주는.
오뎅국물 같은 가까운 친구를.
만나고 싶다.
IP *.168.128.49
어린시절 엄마와 목욕탕에 다녀올 때면
꼭 딸기우유 하나를 사 먹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던 것처럼.
나는 병원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 중 한 곳에 들러
무엇이라도 채워 넣어야 집까지 걸어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으뜸으로 꼽는 것은 삶은 오뎅이다.
꼬불꼬불 오뎅 한조각과 한 컵의 오뎅 국물에서 전해오는 따뜻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없어도 될 것들을 너무 많이 몸에 담고 있다.
그 병들을 조금 덜어내고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 평범해 누구에게 말할 수 조차 없는 사소한 것들이.
나의 간절한 소망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한없이 서러워진다.
곧 괜찮아지리라는 기대도 이젠 너무 오래 되었고,
왜 나만 이럴까 라는 원망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위로 하는 데는 오뎅국물이면 충분하다.
병원 처방전에 길게 나열되어 있는 알약이 없이도 훨씬 건강해 진 것 같다.
이젠 이 병들도 내 몸의 일부라 생각하고
잘 다독이며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아픈 날이면,
아무 말 없이도 내 속으로 스며들어 따뜻하게 적셔 주는.
오뎅국물 같은 가까운 친구를.
만나고 싶다.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39 | 어느 늙은 KLO대원의 쓸쓸한 죽음 [1] [1] | 풍운아 | 2004.02.26 | 3339 |
3838 | 어느 늙은 KLO대원의 쓸쓸한 죽음 [1] | 풍운아 | 2004.02.26 | 2221 |
3837 | 자전거 [1] | 김용관 | 2004.03.03 | 2336 |
3836 | 새로운직장에 적응하는방법 [1] | 잘난농삿군 | 2004.04.03 | 3236 |
3835 | 기분좋은몸살 [2] | 백명경 | 2004.04.05 | 2090 |
3834 | 어느 장애인의 수기 [1] | 김용관 | 2004.04.06 | 2259 |
3833 | 30대 여자들에게.. [1] | 김미영 | 2004.04.06 | 3906 |
3832 |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 [1] | 노브레인 | 2004.04.13 | 2264 |
3831 |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1] | 강경란 | 2004.04.24 | 2421 |
3830 | 국밥에 소주 한잔 걸치고 작천정 맑은 물에 발이나 담가보자... | 김용관 | 2004.04.26 | 2485 |
3829 | 아름다운 온라인 세상에서.... | 사랑의기원 | 2004.05.02 | 2006 |
3828 | 골반바지의 미학, 편안함, 세대차이? | 사랑의기원 | 2004.05.07 | 2565 |
3827 | 아름다운 세상. | 달님 | 2004.05.14 | 2237 |
3826 | 오늘 만난 시- 옹달샘 [1] | 강경란 | 2004.05.14 | 2483 |
3825 | 명랑스쿨버스 아저씨의 행복한 일[펌] | 키스톤 | 2004.05.18 | 2753 |
3824 | 오월 | 강경란 | 2004.05.19 | 2011 |
3823 | -->[re]한국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 안해보셨나요..? [2] | 진정한 바보 | 2004.05.22 | 1897 |
3822 | 책이 나에게 주는 것... | 진정한 바보 | 2004.05.24 | 2276 |
3821 | 눈물을 갖기 원합니다. | BELL | 2004.05.26 | 2275 |
3820 | 세상을 바꾸는 작은관심. | 달님. | 2004.05.31 | 23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