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김귀자
  • 조회 수 1638
  • 댓글 수 5
  • 추천 수 0
2006년 11월 29일 15시 14분 등록
제주도 코미디.
내가 굳이 코미디라 이름 붙인건, 신의 손길이 너무나 조심스럽게 와닿아, '이건 코미디다' 란 생각 밖에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월 서울을 떠나올때,
나에겐 사람들과 자연을 품어보고싶은 꿈이 있었다.
나는 한달여간의 시간동안 예상에도 없던 여러일들을겪으며
충청도, 전라도, 다시 경상도를 지나
부산까지 내려갔다.
돌아다니면서 내가 알은 건 내가 먼저 품어야 하는건
자신임을, 내 뜻대로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엇다.
그리고 제주도 코미디.

여행의 끝은 제주도여야 한다는생각을 은연중에 했다.
제주도에서 만날 사람도 있었다.
22일 부산에 도착하여다음날 가려고 계획했다.
근데 그전까진 너무 화창하던 날씨가 전국적으로 흐려지기 시작한다.


1차시도,
23일에 제주로 떠나려던 나의 계획. 불어치는 비바람으로 인해 결국 배가 결항이 되었다. 하루 더 기다리자.

2차시도,
24일 오후에야 간신히 제주로 가는 배가 뜬다는 발표가 났다. 배편을 예약하고 남은 시간동안 부산대와 초아선생님 댁을 들렸다. 여전히 날씨가 안좋고 바람이 세서 불안했다. 바다 사나이 선생님의 강력한 만류. '이런 날씨에 배 탔다간 보름간 앓게 될거다.' 산골 소녀인 나는 바다사나이 초아선생님의 충고를 들을수 밖에없었다.
배편을 취소했다.


3차시도,
급히 알아보니 당일 제주행 비행기표가 딱 한장이 남았다. 그놈을 예약해두고 초아선생님 댁에서 저녁을 먹고 나섰다. 무려 2시간 30분전이었다. 공항까지 예상 시간을 한시간을 생각하고 나섰는데 왠걸~공항까지 정확히 2시간 25분이 걸렸다. 버스에내리자마자 질주하며 이륙 5분전에 도착했다. 다행히 아직 도착하지 않은 승객 한 명 덕분에 자리가 딱 하나 남았다.
그래, 죽으란 법은 없는게야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수속밟고 막 뱅기로 탑승하려는 그 순간. 그 순간.
그 '아직 오지 않은 한 명'이 바로 내 앞에 나타났다. 결국 나는 남겨지고 그는 떠났다. ㅠ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다는 설움과 짜증을 안고서 그날 새벽차로 나는 서울로 올라왔다.


4차시도,
이번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할인항공권을 미리 예약해두었고, 시간도 넉넉히 하여 김포공항엘 갔다. 표를 발권하고 짐을 부치려는데 직원이 잠시 기다리란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때마침 제주공항에서 비행기 사고가 나서 공항자체가 폐쇄되었단다, 그것도 김포활주로에서! 결국 1시간 공항서 대기하다 결항되었다는 통보받았다. 나는 또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웃음만이 남았다. 이렇게 때맞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고작 일주일 사이에!!
고작 제주도 가는데 4번이나 태클걸린
그 제주도 코미디의 전말이다..


어찌하면 이렇게 모든 일들이 "때"맞춰서 일어날 수 있는가!!!
곰곰히 생각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란 것에서 지나,
이젠 신의 손길이 느껴지는 신성함까지 왔다.
그래 이건 신의 뜻이다.
당분간 초아 선생님 말대로,
이젠 방황 그만하고 머무르며 공부하라는 말로 해석 하려는 중이다.
더불어 보너스로 3일간 포도 단식을 곁들였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깨달은 건
-끝은 없다.
-때가 있다.

뭔지는 모르지만
인생의 고수는 아무래도 '神의 손길'인 듯 하다....ㅡ,.ㅡ
언젠가 그를 인터뷰해야겠다.
IP *.102.140.168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6.11.29 16:29:27 *.70.72.121
우후~! 대단해요. 단지 지금은 때가 아니란 말씀인가요?
난 올여름 기막히게 딱딱 들어맞는 경험을 했지요. 이건 신의 가호가 아닐까? 하는 그러나 그 보다 평소의 일관된 신념이 더 중요하단 것을 절실히 깨닳고 있답니다.
프로필 이미지
초아
2006.11.29 16:53:48 *.167.97.37
이제 6개월만 지나면
대학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어엿한 역군이 될 처자가
나의 눈에는 사춘기를 격고 있는 여린 소녀로 보이는 것은 노안(老眼)의 착각 일까?
포항에서 달랑 베낭 하나 메고 꿈벗을 찾아온 모습에서도...
바람부는 태종대의 다누비 열차를 타고 무언가를 찾고 있는 눈망울 속에서도...
저녁식사를 하다가 누군가에게서 걸려오는 전화의 속삭이는 소리에서도...
꼭 여고생의 아름다운 사춘기 같았다.
"屯其膏 小貞吉 大貞凶"
사춘기의 방황은 그 끝이 짧으면 길하고 길면 흉하다.
다인(多仁)의 아름다운 방황이 짧게 끝나고 자기의 면목으로 돌아가니 "소정길"이다. 크게 길하여 이념을 성취하고 사랑도 완성하여 대로를 걸을 것이다.
언젠가 "무관의 제왕"이 되어서 *이상 오전(烏田)이 알려 드렸습니다* 라는 말이 공중파로써 들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공부 열심히 하거라!.......
프로필 이미지
도명수
2006.11.29 17:58:34 *.57.36.34
귀자씨 초아선생님이 호를 다인이라 지어주신모양이야
참 좋은 호인 것같네 너무나 인자한 귀자씨

어찌나 그리 빠른지 언제 전국을 그리 돌았나

아마 제주길은
어느날 만약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를
연발해야 하는 경우를 신이 막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

그리고 글의 소재를 남기려는 자연의 숨결의 결과이고

좋은 추억과 멋있는 영감을 가득담은 나날이 이어지시길....
프로필 이미지
다뎀뵤
2006.11.29 21:24:13 *.168.128.49
그래그래그래. ^-^
나도 웃음만 나더라...
프로필 이미지
옹박
2006.11.30 09:59:26 *.218.205.142
그래도 네 번이나 시도한 귀자가 대단한거야~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수고했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