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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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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2일 17시 27분 등록
1. 이윤기의 가족주의


신화연구가 이윤기는 한 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농사 일을 도왔는가 하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동급생 집에서 입주과외를 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전 아버지와 함께 하는 삶이 어떤 건지 몰라요. 주위에는 아비없이 자라는 저를 가엾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죠. 하지만 전 별 아쉬움을 느끼지 않았어요. 근데 입주과외를 하면서 보니 아버지란 사람들이 화수분이예요. 은행을 끼고 사나, 아들이 달라면 그냥 돈이 막 나와요. 거 참 무지하게 편리해 뵈데요.”
그런 성장환경 때문인지, 그는 자녀들에게 돈 부칠 때 가장 기분 좋고, 아비 노릇 한 듯하여 가슴이 뿌듯하단다.


이윤기는 두뇌와 체력과 근성을 모두 갖춘 것같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뗀 천자문이나 명심보감을 지금도 줄줄 외운다. 중학2학년 때부터 문학과 예수를 만나 깊이 천착했다. 중학 때 시작한 유도의 유단자이다. 야간고등학교를 3개월 다니다 그만둬버렸다. 영어공부는 독학으로 했다. 베트남전에도 14개월간 참전했다. 제대 후 공사판을 전전하던 그는 청소년 잡지 ‘학원’의 기자가 됐다. ‘공사판 이씨’가 ‘이기자’가 되어서 재미있었다고 한다.


‘학원’에서 그는 평생의 반려를 만났다. 미모에 발랄함에 타고난 부잣집 출신이었다. 그들은 3년간 행복한 연애를 한다. 서로의 조건이 너무 차이나니 오히려 더 낭만적이고 절절했다고 한다. 1978년 서른둘, 스물다섯의 나이로 결혼한 후, 부인은 경제관념없고 야생마같은 이윤기를 집요하게 조련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들은 극적인 결혼을 하고, 소문난 가족주의의 표본을 이룬다.


이윤기는 성장기의 자녀가 배울까봐 단 한번도 교통신호를 어긴 적이 없다고 했다. 단 한번도 부인에게 함부로 대한 적이 없다고 했다. 반드시 hugging으로 아침에 헤어지고, 저녁에 맞이한다고 한다. 남매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그는 팔불출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너무 순탄하게 살아온 자녀에게 일부러 대학중퇴를 권하기도 했다. 저렇게 만사가 편안해서야 과연 향내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우려에서란다. 자기강화프로그램은 오직 자기 안에서만 나오는 건데, 그건 부모가 대신 해 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란다.


지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또 경제적으로나 인생선배로서도 완벽한 아버지를 가진 자녀는 어떤 기분일까. 그 집에서는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어머니는 어머니답다. 당연히 자녀는 당당하고 지혜롭다. 빠른 속도로 가족이 해체되고 있고, 일정부분 그 원인과 현상을 수긍하고 있다. 하지만 습관이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아끼고 키워나가는 가족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아름답다.



2. 구소장님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경영 연구소 구본형소장님은 ‘1인기업’의 성공사례이다. 그는 자기 인생이 자기가 원하는대로 되었다고 말하고, 무릇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처럼 살아야 한다고까지 공언한다. 그는 새벽 두 시간을 자신을 계발하는 데 온전히 할애함으로써, 자기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일 주일을 셋으로 나누어, 3분의 1은 생업에 쓰고, 3분의 1은 가족과 함께 지내며, 나머지는 자기 자신을 위해 쓴다고 한다.
2년에 3권꼴로 저서를 펴내어 11권의 저서를 펴냈으며, 삼성의 사내대학에서 최고의 강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40대까지는 자신의 문제에 휘둘려 남에게 손내밀 여력이 없었다고 했다. 오십이 되어서야 비로소 남들을 도와줄 여력이 생겼다고 했다. 과연 그즈음에 새로 시작한 꿈벗과 연구원 프로그램은 성공적이다. 그는 10년간 500명의 꿈벗과 100명의 연구원과 놀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 번 문경모임 때 모인 사람들이 50여 명, 거기에 연구원이 2기까지 진행되었으니, 그의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구소장님이 꿈벗이나 연구원과 어울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일과 놀이가 통합된 모습이다. 일이자 놀이이다. 꿈벗에게 “여러분이 나의 꿈입니다”라고 했다는 말씀은 사실이다. 놀면서 커뮤니티가 탄탄해지고, 또다른 커뮤니티를 불러모으기 때문이다. 꿈이라는 말이 아득할 정도로, 밥벌이의 지겨움에 갇혀있는 생활인이 보기에 가히 이상향의 경지이다.


지나온 날을 곰곰이 생각해봐도 내가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는, 연구원이 된 일 뿐이다. Me Story를 쓰면서 오류로 점철된 지난 날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나도 저자가 되고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혼자서는 택하지 않았을 필독도서를 읽으면서, 미래의 트랜드나 경영 쪽으로도 다소의 영감을 받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읽고 쓴다는 것이 생활이 되었다.


나도, 첫 번 째 책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싶다. 여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싶다. 그리고 싸이트를 통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모아, 읽고 쓰는 것을 독려함으로써, 일과 놀이가 하나된 커뮤니티를 꾸리고 싶다. 꾸준하게 연구하여, 시니어 전문 필자가 되고, 더러 강연을 다니는 프리랜서가 되고 싶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나도, 내 인생이 내가 원하는대로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은 내 문제만으로도 벅차지만, 그 때는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3. 조한혜정의 파워


연세대 사학과 교수 조한혜정은, 학문과 실천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일찍이 ‘또 하나의 문화’의 핵심멤버로, 여성문화에 한 획을 그었거니와, ‘하자센터’의 센터장으로서 확실하게 ‘또 하나의 문화’를 열어제꼈다.


‘하자센터’의 공식명칭은 ‘서울시립 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이다. 98년에 연세대 청소년문화센터로 출발하여 99년에 서울시 청소년시설의 위탁운영자가 되었다. 그 후 조한혜정은 ‘하자’라고 하는 쉽고 역동적인 단어를 고유명사로 살려내었다. ‘하자센터’를 학교를 거부하는 창조적 소수자의 메카가 되게 하고, 청소년 대안문화의 본보기를 쏘아올렸다.


조한혜정의 아들 하나가 철학적 학교 거부자였다. 개인적인 동기가 사회적인 문제제기에 구체성을 주었을수도 있다. 지금 하자센터에서는 웹디자인, 생활, 영상, 대중음악, 시민문화의 5개 작업장을 통해, 청소년의 문화실험이 한창이다. 생태주의 공동체와의 워크샵이나, 글로벌네트워크,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다양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단계를 거치고 있다. 너무 세련되고 서구지향적인 경향이 다소 거슬리나, 활동의 본질과 방향이 틀릴 수없고 무엇보다 파워가 대단하다.


이만한 비전과 활동력을 가진 센터를 시니어 대상으로 열수는 없을까. 2010년이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인생60년에 맞춰져온 사회시스템을 전면개편해야 한다. 부모를 공양했으되, 자식의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 낀세대가 아닌, 전인미답의 새 시대를 살아가는 신인류로서 새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인생100년을 재프로그래밍하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조한혜정의 ‘하자센터’와 파워는 많은 귀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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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초아
2006.12.02 19:08:05 *.115.129.113
삶을 개척함에 있어서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분의 일생과, 자신도 같은 방법으로 살려고 하는 것과
자기의 이념, 사상으로 독창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두 방법이 다를 것 같아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차지하고 있는 공간속에서의 노력 할 뿐입니다. 승패는 시간과의 조화입니다. 그의 사상과 실력을 시대가 꽃을 피워주면 성공이고, 거부하면 간난(艱難)의 생을 이어 갑니다.
나의 글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강좌를 들으려 구름처럼 모이고, 세상이 그를 존경하는 것은 차선의 문제 입니다.
아무도 인정치 안해도 자신의 "사상의 정립"이 먼저 입니다.
자기사상이 없는 글은 부자나 권력자의 등뒤에서 외쳐대는 만세소리입니다.
그리고 독서는 자기사상을 일깨워 주는 채칙일 뿐 입니다.
독서를 하면서 무조건 받아들이고 외우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의문을 가지고 비평하며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 무었보다 중(重)합니다.
그리고 버려야 합니다.
난 이글을 올리면서 한명석군으로 부터 큰 욕을 먹을 각오로 손가락에 더욱 힘을 줍니다.
매끄럽고 향기로운 문체에 빠져 한 동안 멍해지기도 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의 이념이 뭉쳐진 한명석군의 글을 읽을수 있다면^
^...아름다움에 향기까지 더해진 글일 터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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