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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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로 인도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간 곳은 인도 제 4의 도시 하이데라바드(Hyderabad)로 오라클 등 세계 유수의 IT 기업들이 진출하여 하이테크 첨단 도시로 변모 중입니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인도의 글로벌 IT 기업인 새티암(Satyam)을 벤치마킹하고 오는 것입니다.
9박 10일간의 기나긴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오늘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와서 정갈하게 몸을 씻고 아내가 정성스럽게 해준 김치찌개로 향신료 냄새를 씻어냈습니다.
인도에는 인도가 없습니다. 거리는 사람, 버스, 승용차, 릭샤라고 부르는 미니택시, 자전거, 오토바이가 인산인해를 이루며 질주하고 있습니다. 사방에서 울리는 경적소리에 귀가 얼얼할 지경입니다. 한 마디로 인프라가 굉장히 낙후된 도시입니다. 여기에 오가는 행인을 붙잡고 구걸하는 걸인들, 길거리에 드러누운 부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신기한 점은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삶이 고단할진대, 그들의 표정은 항상 밝다는 것입니다.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누구 하나 화내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어린아이가 구걸을 해도 천진난만한 모습이 가득하고,
어디를 가던지 순박하면서도 낙천적인 국민성이 느껴집니다.
예전에 세계 국가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에서 방글라데시가 1위라는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굶주림과 내전, 질병에 시달리는 그들이 정작 자신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저는 남과 비교해서 자신이 아주 하위수준에 있다고 생각할 만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인도에서 돌아오면서 저는 그들이 끝없는 굶주림과 질병에서 벗어나길 기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순박한 미소와 여유가 부러운 까닭은 왜일까요?
내일은 회사에 출근해서 그리운 김치삼겹살에 쏘주 한잔으로 고단한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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