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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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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26일 01시 49분 등록
성당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가볼까 생각을 했지만 그냥 귀찮다 싶어 말았습니다.

내일이나 모레 언젠가 절에 들려보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기도하려고 하는 마음보다 그냥 절을 하고 싶어서요.

무려 20여 년 동안 내게 교회에 나오라고 나를 측은히 여기는 중학교동창이며
저의 다정한 벗 3인방 중의 하나인 친구가 있습니다. 그녀의 성화에 못 이겨 얼마 전에 개신교회엘 따라 갔다 왔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도의 방식도 바뀌는 것인지 아니면 무엇을 주장하는 일이 다
부질없게 느껴지는 것이지 모르겠으나, 천주교는 어려서 유아세례 받았으며
그냥 커오다가 20대에 스스로 견진성사 받아가며 열심히 재미있게 다녔었지요.
성가대도 하고 20대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지 싶습니다.

그러다가 타의적으로 못 다니게 되었고 절에는 반감이 없이 그저 등산을 하거나
산사에 오고갈 때에 합장을 하는 정도 아니면 시주 돈 얼마간 넣어주고 절 몇 번 하고 오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정말 죽어라하고 개신교회는 가지 않았어요. 그러다 최근에 따라가게 된 것이지요. 친구도 이제는 어지간히 말을 안 듣는 나를 각오하고 별로 기대도 않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쩌랴! 네 인생을, 너는 평생 그리 헤매다가 교만하게 죽어갈 것이고 크게 회계할 때가 있으리라" 겁을 주곤 하지요.

동부이촌동의 어느 교회인데 좀 다르기는 하더라고요, 그리 강요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마치 축제를 열듯 사람들을 젖어들게 하고, 사람들에게 스며들듯 부담 없이 설교를 하며 목사님들은 죄다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오신 분들이고 뭔가 조금은 앞서나가는 듯한 개방적 분위기하며 세련된 설교(?) 등등

그러고 보니 친한 친구 셋이서 각자 종교도 다 다르네요.
초등학교 때부터 늘 무던한 죽전 사는 친구는 무교였다가 최근에는 남편과 함께 성당에 나가고 있고, 중학교 친구인 마포의 친구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고, 대학교 때 친구인 계산동 친구는 불교신자이고요.

나는 늘 천주교와 불교를 오락가락하지요. 달리 반감이 없거든요, 다만 제일 좋아 하기는 천주교였는데 나의 죄로 말미암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불교는 늘 절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런데 그 심오한 진리가 너무 어려워 헛갈리고, 개신교는 좀 기피해 왔는데 약간 분위기가 다른 것이 오히려 접근하기가 편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그랬는데 지금도 역시 좀 가보면 어느 면에서는 동화가 쉽게 되지 않지만 이제는 그리 반감이 들거나 하지는 않더라고요. 어찌 보면 그렇게 큰 소리로 외쳐대고 기도하는 것도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니까요. 그래서 속으로 그랬지요. 이게 외로움의 병인가 하고 말이지요.
자신의 기도를 소리 내어 온몸으로 각인하고, 반복하여 새기고 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방법도 어느 면에 선가는 성취에 도움이 되겠다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하더라고요.

언제가 종교도 하나로 귀결이 되려나 했는데 아직도 정하지 못함은 친구의 말대로 교만과 아집에 차서인지 몰라도 나는 왜 종교인들이 서로 타인의 종교를 존중하고 이해하려 들지 않나 그것이 더 이해가 안가던데...
나는 늘 절에 가도 거리낌이 없고 성당에 가도 불편하지 않은데 교회에 가면 늘 죄인양 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천국행 티켓에는 일단 마음을 비웠지요. 그러나 사실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인데 말이죠. 참, 정치이야기와 종교이야기는 서로 피하는게 좋은데 말예요.

오늘 크리스마스날엔 더 이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신앙심도 좀 키워볼까 하는, 새해에는 뭔가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거든요. 나처럼 흔들림이 많은 사람에겐 확고한 신념을 다져줄 든든한 믿음이 있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싶고 어릴적 밝은 믿음도 그리워지네요.

그런데 변화경영연구소만 찾아왔는데도 한동안의 두려움과 불안감이 많이 해소 되었어요. 갑자기 누군가의 그 말이 떠오르네요, 하도 구본형, 구본형해서 사이비 종교의 교주인가 했다던...

사부님께서는 물론 즐겁고 복된 성탄을 보내셨겠지요? 아울러 꿈 벗 여러분들께서도 남은 기간 동안 병술 년 한 해 알차게 마무리하시고 정해 년 새해에는 특별히 더 신의 가호가 함께하는 신년 새해를 맞이하시길 기원해 봅니다.

IP *.70.7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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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6.12.26 08:32:55 *.115.32.156
글은 쓰는 사람의 마음일까? 아니면 능력이 표출한 것일까? 써니의 마음도 많이 안정되어가는 모습이고 더불어 글 또한 무척이나 쉬워지며 능숙해짐이 보인다. 이제부터는 자신이 어떤 "리즘"의 글을 쓰야 하는 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때이다. 써니가 사회에 보내는 메세지를 완성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라 본다.
蒙 亨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初筮告 再三瀆 瀆則不告 利貞
<순수하지 않으면, 동기와 사상이 바르지 않으면, 세상은 너를 받아주질 않는다.>
써니는 겉으로 표출치 않해서 그렇치 글쓰는 재주는 높고 높다. 부디 열심히 공부해서 멋질글과 아름다운 책을 써거라. 올해는 구선생님의 연구원이 되어서 좋은 공부를 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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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2.26 12:05:45 *.70.72.121
저를 바로 서게 하시고 취미를 하나 붙여서 외롭지 않게 하시려는 초아선생님의 마음이 보입니다. 처음에 각별하신 말씀 너무 쑥스러웠으나 마음을 바로하고 수양과 수신에 정진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그른것 허망함들 고쳐가며 되도록 자중을 노력하며 살아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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