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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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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7일 14시 12분 등록
지난해 봄서부터 앞니 치아 교정을 하고 있다.
나를 먹어가면서(!) 잇몸이 많이 약해져서 인지 앞니가 조금씩 변행되고 이 사이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려서 앞니 하나를 다쳐서 뿌리만 두고 씌워 놓은 것도 새로 해야 할 때가 되기도 했다.
친정어머니께서 부쩍 재촉을 하셨다. 앞니 사이에 틈이 있으면 돈이 다 새어 나간단다... 다른 데 돈쓰지 말고 그것부터 해라... 나를 볼때 마다 말씀을 하시곤 했다. 어머니의 잔소리는 힘이 쎄다.
큰 맘을 먹고 두어 군데의 치과를 찾아갔다.
빠르고 편하게 하는 방법으로는 앞니 넷을 모두 새로 해 넣는 것이다.
그럴려면 나머지 셋도 깎아내야 하는 거다.
다른 치과에서는 교정을 하자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 교정을 하면 다시 원상복구될 가능성이 많다는 소리를 듣긴 했다.
그래도 멀쩡한 이 셋을 깍아내는 건 치과의사의 양심상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그 의사를 믿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다.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진료를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만큼 아주 인기있는 치과라서 약간 믿음이 더 가기도 했다. (잘 못하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오지는 않겠지 하고)
다른 곳보다 비싸게 받지 않는 것도 아주 큰 매력이었다.
처음 한 교정기를 끼고 5~6개월정도 걸릴 거라고 했는데
거의 두달 만에 이가 다 움직이고 말았다.
나는 이거 너무 무리한 거 아닌가, 괜찮은가 걱정했는데
의사는 별 무리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유지장치를 다시 몇 달 끼고 있었는데 자꾸 이가 움직였다.
12월부터 다시 새로운 장치를 하고 있다가 엊그제부터는 또 다른, 장치를 하고 있다.
무언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잇몸이 튼튼하지 못해서 이가 빨리 움직이고 또 그만큼 빨리 되돌아가려는 힘이 작용하는 것 같다.

늘 칫솔을 손에서 뗄 수 없는 생활을 하는것도 힘들고
교정이 모두 끝나고 나서 다시 돌아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된다.
애초에 좀더 신중하게 시작했어야하나 하는 후회도 약간 된다.

앞니에 혀로 힘을 가하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하는 일이 종일 혀를 굴려 입으로 먹고 사는 일을 하는 데, 그건 실천할 수 없는 주문이다. 내탓이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 사람은 모두 약간씩 이가 나온다고 했다. 말을 그만큼 많이 하기 때문이라나. 근데 어쩌라구 말로 먹고 사는 사람보고.
어떤 다른 방법이 있었을까
이가 다시 돌아가려는 힘과 그것을 강제로 붙잡아 두려는 힘
누가 더 쎌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스레 변형되어가는 것을 그냥 내 버려두는 것
그것을 최대한 막아보고 노력해 보는 것
..... 앞으로 닥쳐올 무수한 갈등을 미리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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