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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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수 0
세상속으로...
1.
구멍난 여권을 바라보다
겉장을 열었을 때.
지난 날의 얼굴이 보이고
한 장을 더 넘겼을 때
‘이 여권은 유효기간 연장 불가’ 라는
도장이 기우뚱하게 찍혀 있다.
또 한 장을 더 넘기자
색깔 바래가는 커다란 네모 도장 안에는
‘기재여백 부족으로 재 발급’
그리고...
차르르 넘겨지는 구겨진 갈피 속에
빼곡히 들어 찬 도장들과 사증(visa)들은
지나버린 시간들처럼 여러 색깔을 하고
기억 속을 스치고 갔다.
틱!..
호치켓으로 찍힌 겹쳐진 더 지난 여권이 열리고
거기 또 하나 길쭉한 네모진 도장 안에
그렇게 쓰여 있다.
'VOID'
그렇게
취소되어버린 여권 마냥
‘무효’ 라는 도장 위로
나도 취소시켜버린 시간들 위에
도장을 찍었다.
‘FINISH'
2
빳빳한 여권을 바라보다
겉장을 열었을 때.
허옇게 세어버린 머리카락이
유난히 눈에 띄는 사진이 보이고
한 장을 넘겼을 때
돈 냄새나는 남대문과 다보탑이
음영으로 깔린 사증난 위에
깨끗한 공백이 열렸다.
또 한 장을 더 넘겼을 때
더욱 새 돈 냄새나는
중국비자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새 여권에 보딩패스와 줄국카드를 끼어
테이블위로 내밀었다.
‘삑,’ 하는 스캐너의 소리가 나자
출입국 관리소의 직원은
자판을 두들기고
흘끗 나를 쳐다보더니
‘쿵, 쿵!’ 도장을 찍고 나서
높다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끼워진 보딩패스 옆
텅 비어 있던 여백에 찍힌
타원의 파란 도장 안에
그렇게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 IMMIGRATION
2007. JAN. 12
' DEPARTED'
나도 거기,
'출발'이라는 도장곁에
보이진 않지만 아주 확실한...
도장을 찍었다.
'REBIRTH'
그렇게 세상속으로
미제(未濟)의 삶을 열기위해
글로벌 명패를 걸었다.
' 백산 HanaHan '
***
새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한 족 6조의 도읍지
난징을 다녀 왔습니다.
IP *.75.166.78
1.
구멍난 여권을 바라보다
겉장을 열었을 때.
지난 날의 얼굴이 보이고
한 장을 더 넘겼을 때
‘이 여권은 유효기간 연장 불가’ 라는
도장이 기우뚱하게 찍혀 있다.
또 한 장을 더 넘기자
색깔 바래가는 커다란 네모 도장 안에는
‘기재여백 부족으로 재 발급’
그리고...
차르르 넘겨지는 구겨진 갈피 속에
빼곡히 들어 찬 도장들과 사증(visa)들은
지나버린 시간들처럼 여러 색깔을 하고
기억 속을 스치고 갔다.
틱!..
호치켓으로 찍힌 겹쳐진 더 지난 여권이 열리고
거기 또 하나 길쭉한 네모진 도장 안에
그렇게 쓰여 있다.
'VOID'
그렇게
취소되어버린 여권 마냥
‘무효’ 라는 도장 위로
나도 취소시켜버린 시간들 위에
도장을 찍었다.
‘FINISH'
2
빳빳한 여권을 바라보다
겉장을 열었을 때.
허옇게 세어버린 머리카락이
유난히 눈에 띄는 사진이 보이고
한 장을 넘겼을 때
돈 냄새나는 남대문과 다보탑이
음영으로 깔린 사증난 위에
깨끗한 공백이 열렸다.
또 한 장을 더 넘겼을 때
더욱 새 돈 냄새나는
중국비자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새 여권에 보딩패스와 줄국카드를 끼어
테이블위로 내밀었다.
‘삑,’ 하는 스캐너의 소리가 나자
출입국 관리소의 직원은
자판을 두들기고
흘끗 나를 쳐다보더니
‘쿵, 쿵!’ 도장을 찍고 나서
높다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끼워진 보딩패스 옆
텅 비어 있던 여백에 찍힌
타원의 파란 도장 안에
그렇게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 IMMIGRATION
2007. JAN. 12
' DEPARTED'
나도 거기,
'출발'이라는 도장곁에
보이진 않지만 아주 확실한...
도장을 찍었다.
'REBIRTH'
그렇게 세상속으로
미제(未濟)의 삶을 열기위해
글로벌 명패를 걸었다.
' 백산 HanaHan '
***
새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한 족 6조의 도읍지
난징을 다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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