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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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자 인생-35
나는 스스로를 ‘ㄷ’자 인생이라 부른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예감을 갖고 산다. 이를 운명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운명은 개척할 수 있기에 더 좋은 ‘ㄷ’자 인생을 가꿀 것이라는 꿈을 품고 있다. 그럼 내가 왜 ‘ㄷ’자 인생인지 과거를 더듬어 이 글을 적어 본다.
나는 도씨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 많은 성(姓)중에서 도씨, 도가는 썩 좋은 성 같지는 않았다. 어릴 적 이 성으로 인해 좋지 않은 별명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나쁜 별명으로는 도망자, 도둑놈, 도깨비 등, 조금 괜찮다 싶은 별명은 도토리 정도다. 어쨌든 운명의 여신은 나를 도씨라는 바꿀 수 없는 가문의 자식으로 세상에 내보냈다. 아마 연예인이라면 예명을 써서라도 바꾸고 싶은 성이었건만 평범한 사회인의 하나가 되다 보니 여기까지 달고 다니게 되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 할 수 있다. 지난번 서 대원 선생님은 사람에게는 숙명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성은 숙명에 해당될 것이다. 성은 감출 수는 있어도 바꿀 수는 없겠기 때문이다. 이토록 숙명적 만남인 ‘ㄷ’자 인생은 대학교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많은 대학 중에 어렵사리 입학한 것이 ‘동국대학교’였으니 참 재미있었다. 학과는 더욱 가관이었다. 당시 타 대학 법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도시행정학과’를 지원하게 되었다. 다소 어처구니없기는 하지만 보다 구체적인 학과를 선택해서 제법 세부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의 발로였다. 그러나 이 초년생 학과는 나중에 정권의 칼날 앞에 폐과되는 비운을 맛본다. 아 그때 이토록 ‘ㄷ’자가 힘이 없던가하는 쓰라린 아픔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책읽기를 좋아했던 나에게 실력의 일천에도 불구하고 직장 운은 제법 쏠쏠했다. 우연히 치른 입사시험에 합격해 삼성에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접한 첫 직장이 아니 그 많은 계열사 중에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이 아니던가. 운명도 기구하기 그지없다. 원하지 않았고 가고 싶지 않은 회사였건만(당시 나는 호텔신라, 에버랜드를 지원했다) ‘ㄷ’자가 나를 부른 것이다.
운명은 얄궂어 3년 반을 거친 후 이 직장을 떠났다. 사기업의 냉혹한 현실이 나를 등 돌리게 만들었다. 사기업에서의 나의 시험은 끝났기에 공기업을 기웃거렸다. 세 번에 거친 시험 끝에 합격의 영광(?)을 누린 곳이 바로 오늘날 내가 다니는 ‘대한주택공사’이다. 아니 이것도 ‘ㄷ’자로 시작되지 않는가. 참 이상하기도 했다. ‘ㄷ’자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내가 입사하면서 자기소개 때 일성이 너희들의 ‘도움의 명수’가 되겠다고 외쳤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이 마음을 간직하고 산다.
글자를 좋아하는 나는 ‘도’로 시작하는 단어의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음을 알면서도 미리 사람들에게 인생 ‘도우미’가 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 좋은 의미를 품은 도우미가 오늘날 너무나 왜곡되어 안타깝다. 이를 뒤바꾸는 일도 내 과제의 하나가 될 것이다.
직장생활 2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ㄷ’자가 끝없이 따라다님을 알게 되었다. 저 멀리 광주에 도착하여 내가 처음 맡은 업무가 놀랍게도 ‘도시정비팀’이다. 이 팀을 맡은 순간 나는 시골보다는 도시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어차피 ‘ㄷ’자 인생이라 생각하니 크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동방’의 기린아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대한민국’의 건아로 남자고 다짐했다.
변화경영연구소 소장님이신 구 본형 선생님도 은연중에 ‘ㄷ’자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그 분의 비전에도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에서 ‘돕습니다’가 이 비전의 압권이기 때문이다. 도와주는 일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아니 타인을 도와주는 일은 자신의 삶을 넓혀주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지혜 같은 정신적인 것은 물론 금전 등 물질적인 모든 것을 남을 도우는 데 쓸 때 보람을 갖게 된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인간의 존재가치가 확연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오늘 ‘ㄷ’자 인생을 마감하면서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명수가 될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또 ‘다짐한다.’ 영원히 ‘다짐한다.’
IP *.57.36.18
나는 스스로를 ‘ㄷ’자 인생이라 부른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예감을 갖고 산다. 이를 운명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운명은 개척할 수 있기에 더 좋은 ‘ㄷ’자 인생을 가꿀 것이라는 꿈을 품고 있다. 그럼 내가 왜 ‘ㄷ’자 인생인지 과거를 더듬어 이 글을 적어 본다.
나는 도씨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 많은 성(姓)중에서 도씨, 도가는 썩 좋은 성 같지는 않았다. 어릴 적 이 성으로 인해 좋지 않은 별명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나쁜 별명으로는 도망자, 도둑놈, 도깨비 등, 조금 괜찮다 싶은 별명은 도토리 정도다. 어쨌든 운명의 여신은 나를 도씨라는 바꿀 수 없는 가문의 자식으로 세상에 내보냈다. 아마 연예인이라면 예명을 써서라도 바꾸고 싶은 성이었건만 평범한 사회인의 하나가 되다 보니 여기까지 달고 다니게 되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 할 수 있다. 지난번 서 대원 선생님은 사람에게는 숙명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성은 숙명에 해당될 것이다. 성은 감출 수는 있어도 바꿀 수는 없겠기 때문이다. 이토록 숙명적 만남인 ‘ㄷ’자 인생은 대학교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많은 대학 중에 어렵사리 입학한 것이 ‘동국대학교’였으니 참 재미있었다. 학과는 더욱 가관이었다. 당시 타 대학 법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도시행정학과’를 지원하게 되었다. 다소 어처구니없기는 하지만 보다 구체적인 학과를 선택해서 제법 세부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의 발로였다. 그러나 이 초년생 학과는 나중에 정권의 칼날 앞에 폐과되는 비운을 맛본다. 아 그때 이토록 ‘ㄷ’자가 힘이 없던가하는 쓰라린 아픔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책읽기를 좋아했던 나에게 실력의 일천에도 불구하고 직장 운은 제법 쏠쏠했다. 우연히 치른 입사시험에 합격해 삼성에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접한 첫 직장이 아니 그 많은 계열사 중에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이 아니던가. 운명도 기구하기 그지없다. 원하지 않았고 가고 싶지 않은 회사였건만(당시 나는 호텔신라, 에버랜드를 지원했다) ‘ㄷ’자가 나를 부른 것이다.
운명은 얄궂어 3년 반을 거친 후 이 직장을 떠났다. 사기업의 냉혹한 현실이 나를 등 돌리게 만들었다. 사기업에서의 나의 시험은 끝났기에 공기업을 기웃거렸다. 세 번에 거친 시험 끝에 합격의 영광(?)을 누린 곳이 바로 오늘날 내가 다니는 ‘대한주택공사’이다. 아니 이것도 ‘ㄷ’자로 시작되지 않는가. 참 이상하기도 했다. ‘ㄷ’자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내가 입사하면서 자기소개 때 일성이 너희들의 ‘도움의 명수’가 되겠다고 외쳤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이 마음을 간직하고 산다.
글자를 좋아하는 나는 ‘도’로 시작하는 단어의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음을 알면서도 미리 사람들에게 인생 ‘도우미’가 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 좋은 의미를 품은 도우미가 오늘날 너무나 왜곡되어 안타깝다. 이를 뒤바꾸는 일도 내 과제의 하나가 될 것이다.
직장생활 2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ㄷ’자가 끝없이 따라다님을 알게 되었다. 저 멀리 광주에 도착하여 내가 처음 맡은 업무가 놀랍게도 ‘도시정비팀’이다. 이 팀을 맡은 순간 나는 시골보다는 도시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어차피 ‘ㄷ’자 인생이라 생각하니 크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동방’의 기린아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대한민국’의 건아로 남자고 다짐했다.
변화경영연구소 소장님이신 구 본형 선생님도 은연중에 ‘ㄷ’자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그 분의 비전에도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에서 ‘돕습니다’가 이 비전의 압권이기 때문이다. 도와주는 일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아니 타인을 도와주는 일은 자신의 삶을 넓혀주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지혜 같은 정신적인 것은 물론 금전 등 물질적인 모든 것을 남을 도우는 데 쓸 때 보람을 갖게 된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인간의 존재가치가 확연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오늘 ‘ㄷ’자 인생을 마감하면서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명수가 될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또 ‘다짐한다.’ 영원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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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광주! 谷元께서 남도로 가셨다. 남쪽에서는 제일 힘세고 강맹한 기운을 가진 고도로... 그속에서 여유를 찾고 아름다운 필설의 모양을 서울을 향해 쏘아 올 것이다.
"ㄷ"은 만상을 모우거나 가두어두는 "방"이라는 자다. 그래서 그 는 "字"를 모운다. 글짜의 사전이요, 최고의 글모음집이다. 그를 더욱 빛나게 경험하겠끔 빛의 도시로 그를 데려간 모양이다.
"由豫 大有德 勿疑 朋 합簪"
<그는 연하면서도 강한 계획을 가지고 대덕의 경지로 나아간다. 아무도 그가 성공함을 의심치 않는다. 마치 누예가 시간이 가면 비단을 만들어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과 같이>
좋은 글과 멋진책을 만들어 휘둘려 보이세요! 그리고 작가로써 꼭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ㄷ"은 만상을 모우거나 가두어두는 "방"이라는 자다. 그래서 그 는 "字"를 모운다. 글짜의 사전이요, 최고의 글모음집이다. 그를 더욱 빛나게 경험하겠끔 빛의 도시로 그를 데려간 모양이다.
"由豫 大有德 勿疑 朋 합簪"
<그는 연하면서도 강한 계획을 가지고 대덕의 경지로 나아간다. 아무도 그가 성공함을 의심치 않는다. 마치 누예가 시간이 가면 비단을 만들어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과 같이>
좋은 글과 멋진책을 만들어 휘둘려 보이세요! 그리고 작가로써 꼭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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