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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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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일 06시 24분 등록
“좋은 날씨는 언제 느끼는가?
우리가 진정으로 좋은 날씨를 느끼려면,
그것이 오랜 동안의 악천후 뒤에 와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불경기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호경기를 감사할 수 있게 된다."
-플투르나에의 ‘창조적 고통’ 中-



한동안 글쓰고 책읽는 의욕을 완전히 상실해버렸었다.
마음이 조급해지고, 무기력해졌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생긴 '성장통'이었다.


나는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 믿었다.
늘 좋은 날씨만 계속될거란걸 알기에 별 문제없이 재밌게 흘러가리라 여겼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살아오면서 문제가 없었던 순간은 한번도 없었다는 데 있었다.
언제나 해뜰까 기다려왔는데,
그럴 수록 추위도 고통스럽고, 밤도 고통스럽고 바람만 불어도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아하, 문제없기를 바랄게 아니라,
문제와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익혀야 하는구나!


문제가 없다고 인생이 아름다운 게 아니었다.
릴케 말처럼
풀리지 않은 질문도 끌어안고,
문제도 끌어안고 그러면서 살아가는 거라는 걸
사람을 통해서 얻었다.


여전히 20대 언저리에서 헤매기는 마찬가지지만,
문제역시 내 삶을 이루는 한 부분임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폭이 조금 생겨났다.
그리고 어제부터 마음이 편안해졌다.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가지고 조급해봐야 소용없다.
하지만 그 끝의 실마리를 붙잡고 있다면, 희망은 있지 않을까?

간만에 희망에 차서 밤을 보내고 있다.
조만간 해가 뜰 것도 같다. 안 떠도....언젠가는 뜨겠지. ^^

IP *.102.142.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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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2.01 05:43:26 *.145.77.38
승려들 사회에서 도행이 깊어지거나, 무언가 달라저 있는 스님을 보고 "한소식 들었다" 고 한다. 부처님같이 대각은 아니더라도 작은 깨달음이 자꾸 모이면 하나의 커다란 수행의 결실이 되는 것이다.

귀자야!
깨달은 사람은 항상 평상심을 유지한다. 조증과 울증의 진폭이 작은 것이 아마 평상심 일 꺼야. 금방 웃었다 조금있으면 울고 있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옆에 있는 사람이 어려워 하겠나. 슬퍼도 즐거워도 그의 감정이 적게 움직이는 것이 평상심이고 깨달은 사람의 깊은 모습이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귀중한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근원을 깨달으니 정말 아름답다. 이재는 사회의 리더가 지니는 힘의 근본도 화두로써 가져 보아라.

"視履 考祥 其旋 元吉"
<과거의 일거를 스스로 보고 깨달으니 근원적으로 길하다>

귀자야!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삶이다. 고민이 생기면 고민하고 어려우면 어려운 구덩이를 스스로 이불삼아 살아가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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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7.02.01 09:36:00 *.219.66.78
이 글을 보고 그냥 웃는다.. 흐뭇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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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2.01 11:13:13 *.252.38.108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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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기록쟁이
2007.02.01 13:50:49 *.180.48.237
기상자료의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비오는 날 수는 평균적으로는 3일에 한번꼴이다. 365일 중에 비오는 날 빼고, 황사가 있는 날,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눈이 많이 쏟아지는 날.... 이런 날들을 빼고나면 좋은 날씨는 몇일 없다. 날씨는 더이상 자신이 무엇을 하는데, 혹은 하지 않는데 핑계거리가 되지 못한다. 핑계거리로 삼는다면 우리는 좋은 날을 하나도 얻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귀자씨의 말대로 그와 더불어 살아갈 길을 찾는 데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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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2.02 12:53:03 *.218.201.204
정화누나.. 대단한 통찰.
귀자는 참 진국이야. 느므 진국이지. 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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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7.02.02 14:55:31 *.57.36.18
문제가 없는 세상은 살아있는 세상이 아니다.
그것은 삶이 없는 세상 즉, 죽은 세상이다.

삶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비도 맞고 눈과도 조우하며 낮과 밤과 어울린다.

태양을 보게되었다고 어둠이 오지 않는 법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내가 내일 나아지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귀자는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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