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나경
- 조회 수 2112
- 댓글 수 1
- 추천 수 0
그동안 하던 일을 정리하면서 나와 함께 했던 아이들과 하나 둘씩 헤어지고 있다.
헤어지는 일은 늘 힘들다.
나는 이미 마음을 충분히 준비하고 말을 건네는데 콧끝이 찡하다.
아이들은 그저 무덤덤하다.
나는 내가 하던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학교 교사도 1년동안 아이를 지켜 보는 것이 전부이고
학원을 다녀도 한 아이를 몇 년씩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우리일은 회원이 그만두거나, 교사가 그만두지 않는 한
한 아이와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
물론 5~6년씩 함께 하는 아이가 드문 건 사실이다.
내가 학습지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만난 아이가 그때 7살이었는데 이제 5학년이 된다.
날마다 아침이면 그 녀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 5년을 그집 방문을 하고...
집안의 사소한 일들까지 알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영어를 아주 잘 하는 아이들 - 혹은 영어에 큰 투자를 하는 부모들의 아이들은 삼사년이면 떠난다.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육년째 나랑 함께 하고 있고, 또 내가 그만두지 않는 한 절대로 그만두지 않을 아이들.
지난 겨울 방학 동안 괜시리 마음이 바빴던 건 조금이라도 이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더 올려놓아야 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지나서 생각하니 그럴 일도 아니었다.
또 한 녀석 때문에 마음이 짠하다.
겨우 일년여를 만난 녀석이다. 처음 무척 나를 힘들게 하더니, 지난 일년동안 내가 무척 마음을 다해 (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정성을 기울였더니 이제 겨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여전히 짖궂고 자신의 상처를 공격적으로 드러내긴 하지만 그간의 변화 또 내게 보이는 신뢰가 투명하다. 아직 내가 그만둔다는 말을 못했는데 그 녀석이 어떻게 느낄까 걱정이 된다. 이것도 내 괜한 걱정이려니 하면서도 또 괜한 걱정이지 않고 싶은 맘도 있다^^
그저 도구화된 영어를 가르치러 한주일에 한번 집을 방문하는 사람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일곱 살 녀석이 한해 한해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함께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사람이었기를 바란다.
이제 처음 시작하는 일을 통해 만날 아이들.
그 아이들 역시 새로운 출발지점에 서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떠나 학교에 입학을 한다.
나도 같은 지점에 서 있다.
방금 찾았다.
소장님의 책 “그대 스스로를 경영하라”에 -길을 떠날 때는 무릇 사무치는 바가 있어야 한다- 대목에 문학평론가 박명욱이 떠남에 대해 써 놓은 글 인용이 있다.
“무릇 사람이 날(出) 때는 마음에 사무치는 바가 있어야 한다. 맹랑하게 길 떠나는 사람이 많은 줄 알지만, 사무치지 않으면 그 떠남이 한낱 유람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남아 있는 사람들이 죄없이 모욕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장님의 글“우리는 잘 떠나야 한다. 절실할 때 매운 마음으로 떠나야 한다”가 그 다음 글귀이다.
떠남은 이미 진행되었다
이제 길을 가는 것이다.
IP *.230.199.144
헤어지는 일은 늘 힘들다.
나는 이미 마음을 충분히 준비하고 말을 건네는데 콧끝이 찡하다.
아이들은 그저 무덤덤하다.
나는 내가 하던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학교 교사도 1년동안 아이를 지켜 보는 것이 전부이고
학원을 다녀도 한 아이를 몇 년씩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우리일은 회원이 그만두거나, 교사가 그만두지 않는 한
한 아이와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
물론 5~6년씩 함께 하는 아이가 드문 건 사실이다.
내가 학습지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만난 아이가 그때 7살이었는데 이제 5학년이 된다.
날마다 아침이면 그 녀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 5년을 그집 방문을 하고...
집안의 사소한 일들까지 알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영어를 아주 잘 하는 아이들 - 혹은 영어에 큰 투자를 하는 부모들의 아이들은 삼사년이면 떠난다.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육년째 나랑 함께 하고 있고, 또 내가 그만두지 않는 한 절대로 그만두지 않을 아이들.
지난 겨울 방학 동안 괜시리 마음이 바빴던 건 조금이라도 이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더 올려놓아야 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지나서 생각하니 그럴 일도 아니었다.
또 한 녀석 때문에 마음이 짠하다.
겨우 일년여를 만난 녀석이다. 처음 무척 나를 힘들게 하더니, 지난 일년동안 내가 무척 마음을 다해 (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정성을 기울였더니 이제 겨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여전히 짖궂고 자신의 상처를 공격적으로 드러내긴 하지만 그간의 변화 또 내게 보이는 신뢰가 투명하다. 아직 내가 그만둔다는 말을 못했는데 그 녀석이 어떻게 느낄까 걱정이 된다. 이것도 내 괜한 걱정이려니 하면서도 또 괜한 걱정이지 않고 싶은 맘도 있다^^
그저 도구화된 영어를 가르치러 한주일에 한번 집을 방문하는 사람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일곱 살 녀석이 한해 한해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함께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사람이었기를 바란다.
이제 처음 시작하는 일을 통해 만날 아이들.
그 아이들 역시 새로운 출발지점에 서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떠나 학교에 입학을 한다.
나도 같은 지점에 서 있다.
방금 찾았다.
소장님의 책 “그대 스스로를 경영하라”에 -길을 떠날 때는 무릇 사무치는 바가 있어야 한다- 대목에 문학평론가 박명욱이 떠남에 대해 써 놓은 글 인용이 있다.
“무릇 사람이 날(出) 때는 마음에 사무치는 바가 있어야 한다. 맹랑하게 길 떠나는 사람이 많은 줄 알지만, 사무치지 않으면 그 떠남이 한낱 유람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남아 있는 사람들이 죄없이 모욕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장님의 글“우리는 잘 떠나야 한다. 절실할 때 매운 마음으로 떠나야 한다”가 그 다음 글귀이다.
떠남은 이미 진행되었다
이제 길을 가는 것이다.
댓글
1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29 | 나, 간다... [4] | 백산 | 2007.01.26 | 2062 |
2728 | 'ㄷ'자 인생-35 [6] | 도명수 | 2007.01.26 | 2134 |
2727 | [19] 너는 최고의 CEO [2] | 써니 | 2007.01.26 | 2129 |
2726 | [21] 변명 둘 | 써니 | 2007.01.26 | 1984 |
2725 | 이 바보야^^ [3] | 백산 | 2007.01.26 | 2195 |
2724 | [22] 변명 셋 [2] | 써니 | 2007.01.27 | 2060 |
2723 | 비밀의 문 [1] | 백산 | 2007.01.30 | 1922 |
2722 | 너의 공간을 지배하라. [5] | 귀한자식 | 2007.01.30 | 2020 |
2721 | 진정 좋은 날씨를 느끼려면 [6] | 김귀자 | 2007.02.01 | 1961 |
2720 | 옛날 내 남자와의 해후 [11] | 香仁 은남 | 2007.02.01 | 2408 |
2719 | 우연. [1] | 仁谷 혁재 | 2007.02.02 | 2033 |
2718 | 리더로 가는 길-36 [6] | 도명수 | 2007.02.02 | 2298 |
» | 길을 떠날 때는 무릇 사무치는 바가 있어야 [1] | 김나경 | 2007.02.03 | 2112 |
2716 | 느낌 속에 흐르는 시간 3 [2] | 백산 | 2007.02.03 | 2025 |
2715 | 옥상만가 [5] | 한명석 | 2007.02.03 | 2249 |
2714 | 느낌 속에 흐르는 시간 4 [4] | 백산 | 2007.02.05 | 2058 |
2713 | 사상 좌파, 행동 우파 [6] | 자로 | 2007.02.05 | 2313 |
2712 | 야, 청춘이 쪼냐? [6] | 옹박 | 2007.02.07 | 2122 |
2711 | 참으로 좋은 사람들... [2] | 꿈꾸는 자 | 2007.02.07 | 1955 |
2710 | 골프萬象 [4] | 草阿 | 2007.02.08 | 2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