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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8일 20시 28분 등록

"형님 네일 11시42분입니다."
오랜만에 듣는 푸킹예고 전화다. 나는 골프를 아주 좋아했다. 머리 올리려 가서 두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은 일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로 인해서 세째를 골프를 가르쳤고 현재는 KLPGA선수 생활을 한다. 왠지 둥근 공이 언제나 나를 매료 시켰다. 대학시절에 배운 당구는 500점을 넘게 쳤고 37년전에 부산에서 개최한 쓰리쿠션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던지 가는 길은 전혀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

대학 3년을 마치고 군엘갔다. 군 제대 일주일 전에 아버지는 돌아 가셨고 아버님의 유업을 이어 받아 역학자 생활을 시작한 후에는 친구도 한번 만나지 않했다. 그리고 이후부터 가난, 희망없는 생활, 도심속의 고독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런 무의미한 생활 끝에 골프연습장을 하는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아침시간에 조금씩 연습하고 책을 사서 골프 스윙연구도 했다. 나는 특별히 재질이 있었던지 1년도 안되어 싱글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

"그래 네일 갈께, 장소는 용원이지?"
우린 전화를 끊었다. 1년전에는 간혹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이미지스윙을 해보았으나, 최근에는 그것마져 해보질 못했다. 자주 쳐보지도 못한 골프, 모두들 골프많큼 무정한 운동이 없다고 했다. 연습과 라운딩을 하지 않으면 곧장 100개 밖으로 밀리기 때문이다. 가서 가볍게 걸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골프바지를 내어 입어보니 허리가 늘어나서 단추가 잘 잠기질 않는다. 그리고 가볍게 옷을 챙겨 놓았다. 우연히 골프를 직업으로하는 친구때문에 배우긴 했지만 나는 결코 골프와 아무런 연관이나 관계가 없다. 접대 받을 일도 없고, 접대 할일도 없는 사람이다. 네 다섯시간만에 쌀 한가마니 이상을 잔디밭에 뿌리고 오니 말이다. 그래서 삼년전부터 골프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등산과 낚시를 조금씩 다니곤 하였다. 그런 내가 금기를 깨고 후배의 강권에 허락하고 말았다. 물론 모든 경비는 다 치루겠다는 것 때문에 허락했을 것인지, 한번 라운딩 해보고 싶은 충동감 때문인지는 나도 알지 못하겠으니....

"선생님, 오셨어요."
후배부인의 인사이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다. 사실은 이 부부는 내가 중매를 섯다. 그게 약 삼십년이 지났으니 나이 차이는 있어도 겉으로는 같이 늙어가는 모습이다. 나는 먼저와서 무학코스 1번 티박스에 있는 그늘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현 라운딩은 부산대학교 마산 창원동문회 골프 동아리 모임이라한다. 조금있으니 후배가 와서 오늘은 저의 처와 후배대신해서 나온 부인과 한조를 이룹니다. 하고는 다른 동문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멀리서 보는 모양은 정말 좋아 보일 것이다. 여자둘 남자둘이 누런 황금잔디위를 캐디를 데리고 유유하게 걷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형님이 먼저 치시지요"
순서를 빼는 뺄통도 흔들어 보질 않했다. 난 티박스에 롱티를 꼽았다. 그리고 캐디가 주는 드라이브를 챙겨 들고 "오직 임팩트만하자" "거리 방향은 운에 맞끼자" 하는 생각으로 부더럽게 공을 쳐나갔다. "라이 샷" 하는 소리가 들렸다. 경쾌한 임팩트 소릴 느켰다. 공는 약간 드로우가 걸리면서 상당한 거리를 내었다. 남녀 모두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시키고 나란히 걸었다. 세칸샷을하려고 공을 찾았다. 다른이보다 약 이십메타가 멀리나가 있었다. 그리고는 그린을 공략하여 퍼팩트한 게임을 하였다. 이상하리만큼 공은 스트레트로 날았고 계속해서 "파"행진을 하였다. 전반 9홀이 끝난후 케디에게 물으니 41타를 쳤다고 하였다.

"형님 볼은 안친다고 하고는 매일 공만 친 솜씨입니다."
나인홀이 끝나고 그늘집에서 씨락국을 먹으면서 후배가 하는 말이다. 난 은근히 욕심이 났다. 그런 와중에 장유에서 중소기업을 하시는 나의 후원자, 김사장님께서 전화가 왔다. 운동을 마치고 저녁을 같이하자 하였다. 기분이 상승하고 자신이 생겼다. 다시 인코스로 접어들었다.

"형님 오늘 베스트를 한번 쳐 보세요"
아웃에서 41타이면 후반에 37타이내로 들어야 사십대 초반에 치던 최저 핸디이다. 은근한 희망으로 후반에 임하였다. 첫번째 롱홀에서 쓰리온을 못하고 그린 약 2메타에서 4샷을 준비 하였다. 그리고 60도 아연으로 칩샷을 하였다. 깃대 약 1,5메타 전방에 떨어 트린 공이 굴러서 홀로 빨려 들어 갔다. 버디다. 퍼트를 하지 않는 -1의 점수를 딴 것이다. 동반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두변째 홀로 이동하였다. 그곳에는 포크레인으로 페어웨이 수리가 한창이다. 아주머니약 7, 8명이 수건을 쓰고 일을 한다. 그순간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찼다. <년놈들 얼마나 팔자가 좋으면 기집끼고 골프나 할까...>이런 생각이 나서 발걸음을 제촉하였다. 공연한 생각이지만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그때부터 퍼트가 안된다. 그러니 연속해서 "보기" 행진이다. 정말 겨우겨우 43타 합계 84타로 게임을 마쳤다.

형님 한달에 한번은 같이 공을 칩시다. 다음달도 첫번째 수요일입니다"
조금 잘되면 마음을 비우는 교훈을 잊어버리고 욕심이 앞선것이 잘할수 있는 게임을 망쳤다. 그리고 당연한 환경도 마음 쓰이게 하는 이모든 것을 모두비워야 하는데 우리 인생사도 마음을 비우고 일에 임하면 자신도 모르는사이에 행운이 오지만 욕심을 부리면 만상을 비틀게한다는 말이 생각 났다.

"아직 마음 비우는 공불 더해야 하나"
김사장님과 저녁을 마치고 나니 생활비도 조금 보태주겠다 한다. 명절이 닥치면 꼭 도움을 준다. 별로 해준일도 없는 사람에게...
그리고 장유휴게소를 지나 부산 돌 게이트를 도착해서 보니 정신없이 오느라고 고속도로 티겟을 뽑지 않고 왔다. 아무리 표를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매표소에서 티겟을 뽑지않고 왔다고 하니 어느 돌게이트냐 묻는다. 장유라하니 차량번호를 대라한다. 벌써 그지점에서 티겟을 뽑지 않는 차량이 찰영되고 전송된 모양이다. 옆에 있는 사무실에서 정리를 하고 집으로 왔다. 도로공사의 시스템은 놀라울 정도였다.

"내가골프를 치면 마가 낀 것일까?"
과거를 회상하면 골프를 배우고 많은 슬픔이 같이 왔다. 어찌 되었던간에 기분좋은 일은 별로였던 것 같다. 자신의 위치 환경도 모르고 같이 헤메다 마음잡고 씻었던 손에 다시 장갑을 낀 것은 잘못된 일인가?
골프를 배운 사람이 나이들어 골프못할 처지가 되면 엄청 슬플 것이라는 선배의 조언이 생각 난다. 쓸데 없는 오락으로 말년은 더욱 괴로와 질지 난 알수가 없었다.
까마귀는 검어야 외롭지 않는데 백오가 되니 외롭지 하며 용규씨에게 "白烏"라는 호를 지어준 일이 꼭 날더러 하는 말 같이 나를 괴롭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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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7.02.08 20:57:31 *.103.178.137
스틱으로 하는 취미생활에 소질이 많으십니다. 초아 선생님
당구와 골프 그리고 낚시까지, 늘 건강하게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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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2.09 01:32:40 *.70.72.121
초아선생님! 멋지셔요. 왜 그리 재주가 많으셔가지고. 너무 멋지면 외로운 것 아닌가요? 하지만 괜찮아지실 거에요. 선생님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이 있고 또 점점 더 많아지게 될 테니까요.

어제 사부님 신간 싸인회겸 강연회에 다녀왔는데 사부님께서 작가와의 대담 시간에 꿈벗 전문상담가 서대원선생이 계시다며 무려 500여 명이 모인 대중앞에 소개 하신걸요. 주역책도 소개해 주시고요. 사부님께서 그 시간에 선생님 생각까지 하시고 돌아와 보니 초아선생님 글이 또 올라와 있고 멀리서도 이렇게 마음이 오가나봐요.

가능하면 가끔 공도 치시면서 건강이랑 재미랑 또 저희들에게 따끔한 일침 주시면서 즐거움이 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믿으니 마침내 이루어 지더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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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7.02.09 08:47:18 *.152.82.31
골프가 무조건 나쁜 것이나 터부시할 것은 아닌듯 합니다.
한 때 그리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접대라는 명목으로 부적절한 명사로 회자되기도 하지만 이보다 건강하고 삶의 활력을 주는 운동도 많지 않습니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문제지요.
조건이 되고 할 수 있다면 적극 권하고 싶은 운동이기도 합니다.
또한
비즈니스를 하려는 분은 좋든 싫던 반드시 익혀놓아야 할 필수과목이기도 합니다.
영어가 필요해서 배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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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2.10 00:53:30 *.48.37.157
그래도 골프라는 운동을 섬렵하셨으니 못하는 제가 뵐때는 부럽습니다. 내일 일은 모른다고 누가 압니까.선생님의 새 책이 대박이 나서 골프하러 가는 게 귀찮아서 안가신다고 하는 날이 올지..
그러고 보니 세석정에서 스윙하시던 폼이 생각나네요.
샘의 몸매와는 달리(ㅎㅎ)아주 유연하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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