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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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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20일 10시 49분 등록
회사 업무 외에 다른 일과 관련하여 업무 담당자와 메일을 몇 차례 주고 받았다. 나는 그 담당자가 원하는대로 업무를 수행했는데 그에 대한 답신이 오묘하게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나도 비슷한 어투로 다시 회신을 했다. 담당자 역시 다시 회신을 했다. 처음에는 약간 격앙된 듯한 반응을 보이더니 이내 차분하게 마무리를 짓는 내용으로..
이전에도 그 사람과 한번 그런 적이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매사에 그 사람에게는 알게 모르게 까칠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듯 하다.

난 말싸움을 잘 못하는 편이다.
내 생각에 말싸움을 잘 하려면 순발력이 있어야 하고 뻔뻔스러움, 억지스러움도 필요할 것 같다. 상대방의 말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반박하나 생각하다가 이내 싸움은 끝나 버린다.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 이렇게 말했었야 했는데' 하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가 버린 뒤다.

그런 경험을 자주 당해서 그런지 나에 대한 어떤 평가에 예민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치 소시적에 부당한 평가에 대해 제대로 반박을 못한 한을 풀어내기라도 하는 듯 종종 그러한 평가에 대해 공격적으로 반응하곤 하는데 매번 그때마다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이 마흔을 향해 가는 마당에 아직도 내 안에 보살핌 받기를 원하는 어린 아이가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겠지.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아이.

얼마 전, 요한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에 이런 내용이 있다.
내 안에 있는 상처 받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나 자신이 그 아이의 부모가 되어 주라고.
내 경우에는 그것이 너무 지나쳐 어느새 과잉보호를 하는 것은 아닌가도 싶고.
어쨌든 좀 더 세심하게 바라볼 필요성이 느껴진다.

나이 들면서 다른 사람을 넓게 품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동감하게 된다. 그를 위해서는 좀 더 유연하고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또 그것을 위해 나를 깊게 바라봐야할 것 같다. 나를 세세하게 바라보고 품어줄 수 있을 때, 다른 이들도 똑같이 바라봐주고 품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IP *.219.6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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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2.20 11:48:10 *.145.82.55
好, 好, 好,
제갈공명의 스승이 계셨는데 그 이름이 수경선생이다. 선생께선 공명뿐아니라 방통 봉추의 스승이시기도 하다. 그의 문하에 봉룡과 봉추 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배출되었지만 수경선생은 삼국지에서 잠깐 소개되니 묻힌 인사일 것이다. 그러나 큰 인물을 배출하고 유비에게 "봉룡(제갈량) 봉추(방통)중 한분만 휘하에 두면 천하를 얻을 것인데" 하는 詩같은 말을 읍조린다. 공명이 유황숙을 만났을 때 수경선생의"주인은 얻었건만 때를 얻지 못했다"는 탄식이 삼국지에서 유명한 구문이다.

제동군!
인간관계에 어려운일이 생기면 호(好), 호(好), 호(好)하시게.
수경선생에게 부인이 자식에게 변고가 생겼다는 말을 전하니 그답변이 好,好,好였다네... 자식의 흉사에도 좋아, 좋아, 좋아이니 말이야.

상대가 기분나쁘게 도전해 올때
그를 이기는 방법은 "그의 잘못된 말을 올타" 해라.
그도 그의 잘못을 알면서 자네에게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정해주면 그도 물러나고 뒤에는 자네의 포옹하는 인품에 감화되어 사과 할것이다. 사과는 하지 않더라도 더 큰 분쟁은 없어진다.

인간관계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그 것보다 더 우위는 好, 好, 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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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7.02.20 19:36:08 *.81.22.228
자기본위이고, 뻔뻔하고 억지가 센 사람은 아무리 말싸움을 잘해도 부럽지 않아요.
단, 재치있게 웃으면서 할 말 다 하는 사람은 좋아 보이더라구요.
철없는 아이나, 내가 낫다는 자신감이 드는 상대에게는,
여유있게 웃어버릴수도 있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 수 있잖아요.
결국 우리가 훈련해야 할 것은 유머와 여유가 아닌가 싶어요.
마침 소장님이 어디엔가 단 댓글 중에
'사람의 불완전함이 귀여워졌다' 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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