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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3일 01시 27분 등록

허름한 차림의 할머니 한 분이 묵직한 가방을 들고 주변을 살핀다.
이윽고 종종걸음으로 도로를 대각선으로 건너신다.
왕복 6차선의 도로를...

저쪽 차선이야 빨간불로 차가 멈추었다지만
이쪽은 여전히 차가 움직이고 있는데 어쩌시려고...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생활하기에
대도시 서울은 참으로 불편하다.

깜빡이는 초록불이 언제 꺼질지 몰라 뛰다시피 해야 하고
전철이라도 탈라치면 많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답답한 아파트를 벗어나 동네 마실 이라도 가고 싶은데 딱히 갈 곳도 없다.



그래도 실버산업은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고
대기업은 앞다퉈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모 대기업이 용인에 준비중인 유료 양로시설의 한달 이용료는 최고 230만원이나 한다.

'허름한 할머니'가 비즈니스로 얼룩진 '실버산업'에서 얻을 혜택이 얼마나 될까?
'허름한 할머니'가 수혜자인가? '재력가'들이 수혜자인가?



그나저나, 그 할머니는 무사히 건너 가셨나?



IP *.230.17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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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호박
2007.03.06 11:56:01 *.44.45.201
자동차 소통 편의를 위해 가파른 지하도 계단만이 허용된, 지상의 도보권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이처럼 고령화사회에서의 노인들 삶은 소외와 단절로 유폐되어 있지요. 230만원의 "똥값"이 없는 노인들은 생의
마지막 단계를 내다버리고 싶어하는 짐이되어 누추한 삶을 견디지요.

갑자기 도올 선생님이 말한 인간과 자연의 화해, 종교와 종교의 화해, 인간과 인간의 화해가 생각납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허름한 할머니"를 조명하신 바람처럼님의
관심사가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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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07.03.07 10:05:21 *.192.6.25
어제 아침 뉴스에도 국내 '독거노인'이 83만명이나 되는데, 이 가운데 10만명 정도가 한 달 30만원 가량의 정부지원을 받지만 나머지는 계속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군요.

'허름한 할머니, 할아버지'는 우리 사회 많은 이들의 미래일수도 있다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황금호박님이 말씀하신 지상도보권도 생각해 봄직한 좋은 사례군요. '소통 편의'냐 '보행자 우선'이냐를 두고 충분한 고민이 선행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황금호박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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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호박
2007.03.10 15:35:40 *.208.6.216
인간과 인간의 화해란 넓게는 인종간, 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의 장을 열고자 하는 소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의 '허름한 노인'들은
나의 미래 얼굴 입니다. 젊은사람들 생각처럼 늙은이의 씨종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기를 바랄뿐입니다.

노인들 현황에 정통한 바람처럼님의 정보는 곧 세대의 단절에 손을 내
미는 화해의 관심이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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