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양재우
  • 조회 수 1965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7년 3월 19일 10시 00분 등록
기업 내 팀 제도(制度)의 고찰

한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예전의 과(科) 제도에서 현재는 팀 제도로 바뀌어져 있습니다. 인사과, 경리과, 기획1과, 기획2과와 같은 명칭들이 사라진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지요. 이러한 과 제도가 사라지게 된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가 신속한 업무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과 제도에서는 여러번의 결재를 필요로 했습니다. 일반 사원이 결재를 받을 때 계장, 대리, 과장, 차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장까지 통과해야 결재가 끝났으니 대략 5단계를 거쳐야 했습니다. 결재의 다단계화는 일반적으로 업무처리를 지연시키는 약점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사공이 여럿이면 배가 산으로 가듯이 업무의 지향점을 흐리게 하는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둘째가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이 희박해진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계장서부터 부장까지 모두 관리자이며 책임자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책임분산이 되었고 결국은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모든 책임자의 문제가 되어 한꺼번에 처벌을 받게 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결국 책임자가 많다는 것은 진정한 책임자는 없다는 말과 같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구적 방식인 팀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팀 제도는 주로 군대나 경찰과 같은 수직적 위계질서가 필수적인 특수조직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특수조직에서는 흔히 특명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때 특명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전문가 집단 혹은 팀제도를 두고 TFT(Task Force Team)로 불렀다고 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 대기업이나 방송국 등에서는 팀제보다 더 긴장감 있는 프로젝트관리(project management)를 위해 PJT(Project Team)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PJT의 가장 큰 특징은 일정 목표, 기간, 경비 등이 주어지고 이를 달성할 경우에는 성과에 대한 상이 주어지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책임을 지고 회사를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특수조직에서 팀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느슨한 위계질서와 연공서열을 보유한 기존 조직으로는 신속하고 급박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일반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팀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추가로 과(科)의 통․폐합을 통한 중간관리자급의 인력감축도 팀 제도 도입을 더욱 촉진시킨 이유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면 시장환경 변화 및 기업 요구에 의하여 불가피하게 도입된 팀 제도가 과연 현재에 그 목적과 사유에 부합되도록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팀 제도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3가지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첫째가 팀장과 팀원간의 신뢰 유무입니다.
팀제에서는 팀장이 모든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당연히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팀장은 ‘장(張)’이기 때문에 팀원보다도 더 중한 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엄중한 책임의식 때문에 팀장은 팀원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고 관리자, 감시자, 지시자로서의 역할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팀제에서 팀은 한배를 타고가는 동업자임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결코 폭풍은 배에 탑승한 팀장과 팀원을 가려서 바다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팀제는 수직적 구조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 내부는 신뢰로 얼기고 설켜진 수평적 구조여야만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고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는데 거리낌이 없으며 자유스러운 분위기 안에서 창의성, 독창성, 적극성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올 수 있도록 팀은 팀장과 팀원간의 놀이마당이자 일의 현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팀장으로서 그리고 팀원으로서의 각각의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 경쟁시대에 팀장은 관리자로서의 모습만 보여서는 안됩니다. 관리자는 말 그대로 관리만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팀장의 모습은 리더의 모습이라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스폰서’로서의 모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말 그대로 스폰서는 지원을 해주는 사람입니다. 팀 내에서 팀원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스폰서는 지원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다 간혹 생활에 지치거나, 방향을 못 잡는 팀원이 생긴다면 그때 상담을 통해 격려하거나 잘못을 바로 잡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팀원들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1인 기업’으로서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맡은바 영역안에서 즉 내 회사의 오너로서 또한 경영자로서 최선을 다해 운영하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내 것, 내가 사랑하는 것, 내가 가장 아끼는 것, 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것이라는 마인드만 가질 수 있다면 어느 누구보다 헌신, 열정, 온 힘을 다 쏟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스폰서, 1인기업 : 코리아니티 경영(구본형)

셋째는 팀장과 팀원 모두가 팀을 이끄는 상생의 관계에 있음을 주지해야 합니다.
한국인은 특성상 '우리속의 나'를 추구하며, 잠재적으로 조직안에서 개인점 장점,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일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조직속에 몸담지 못하고 혼자 떨어져 나오게 된다면 희망을 잃고 방황하기 쉬운 게 또한 한국인의 특성입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내 인사이동으로 인해 1년만에 팀장이 바뀌었습니다. 전 팀장은 관리자로서의 역할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팀내에서 팀원들이 본인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수록 지원해 주는 ‘스폰서’로서의 역할만을 담당했었습니다. 그 결과 작년에 팀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 2개를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임 팀장은 전형적인 관리자 스타일의 팀장입니다. 세부사항부터 모든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복종하기를 원합니다. 팀원들은 단지 팀장을 보조하기 위한 부품같은 느낌만을 가질 뿐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팀원들은 업무에 대한 적극성, 열의보다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한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만 수동적으로 움직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버려야 함을 압니다. 조직내에서 팀은 1개의 작은 소기업과 같습니다. 팀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휘청거리게 되면 그것은 결국 소기업의 부도 내지 파산과 같습니다. 그 최악의 결과는 팀장 뿐아니라 팀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생임을 알아야 합니다.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지 못할지라도 그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상생임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준혈연 공동체 마인드’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팀은 하나의 공통된 목표만을 추구하는 ‘목표공동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팀제에서는 ‘목표공동체’에서 머무르지 않고 ‘준혈연 공동체’까지 진행되어야 합니다. 비록 혈연은 아니지만 업무외적으로 서로의 개인사와 경조사까지 관심 갖고, 개인의 사상, 가치관까지 듣고 이해해주며, 사심없이 털어 놓을 수 있는 그런 사이. 즉, 사적인 자리에서는 형․동생을 스스럼없이 호칭할 수 있는 그런 공동체를 저는 ‘준혈연 공동체’라 명명해 보았습니다. 그 안에서 상생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잘 되야 한다는 의식으로 뭉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속의 나’를 가장 잘 실현시킬 수 있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팀장과 팀원간의 관계가 ‘스승과 친구’와의 관계가 되었을 때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의 학자 이탁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저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습니다.
“팀장과 팀원간의 관계가 친구(준혈연)사이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팀이 아니며, 이상적인 팀이 아니라면 그것은 진정한(신실한) 팀장과 팀원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IP *.254.66.64

프로필 이미지
이기찬
2007.03.19 21:07:33 *.140.145.63
말씀하신대로 이제 기업내에서 팀제는 대세가 되었죠. 남은건
형식적인 팀제로의 전환에서 질적인 의미에서의 팀제로 나아가
정착되는 것이겠죠.

훌륭한 팀웍을 자랑하는 팀은 자연스럽게 준혈연 공동체 마인드가
생겨나는 것 같더군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