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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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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30일 02시 25분 등록
나 역시 관심 있게 3기 연구원 레이스를 지켜 보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분량의 글을 올려 대느라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지는 못했지만 글 하나하나의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드러난 글쓴이들의 내공이 인지되었고 자꾸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2년 전, 1기 연구원 모집하던 때를 떠올려 본다.

2004년 여름에 구선생님과 함께 여행한 것을 계기로 실질적인 인연을 맺게 되고 사이트 관리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 들어오는 여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하루에 몇 번씩 선생님 사이트에 들어와 새로 올라오는 글을 읽곤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1기 연구원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다. 처음 읽었던 순간에는 지원할 의사가 전혀 없었는데 읽고 또 읽어보니 아무리 봐도 좋은 기회였다. 지원자격도 나의 상황과 딱 맞았고 제출서류로 내야 했던 개인사 20페이지는 평소에 자신을 돌아보고 글로 적는 습관을 큰 노력없이 들이던 때였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매일 꾸준하게 각 주제별로 할당된 페이지를 채워 나갔는데 그 작업이 고생스러우면서도 재미 있었다. 나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작은 스토리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 연구원 응시 결과를 떠나서 뿌듯한 일이었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찬찬히 다시 읽어 보았다. 아쉬움이 전혀 없지 않았지만 그 정도면 크게 나무랄 데는 없어 보였다. 90% 정도는 확신이 들었다. 합격하리라고.. 그리고 얼마 후에 그 확신이 근거 없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본선 코스는 내게 쉽지 않은 길이었다.
재미있고 잘 읽히는 책도 있었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을 1주일 내에 읽어야 하는 일이 고되게 느껴졌다.
당시의 일을 떠올리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 세세하게 적기가 좀 힘들다.
예를 들면 경영서적의 읽어야 할 때, 나는 개인적으로 기업 경영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런데 그런 책을 읽고 거기에 비평까지 해야하니 맘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물론 지나고보니 그렇다. 관심 밖의 영역이라 몰입이 어려웠지만 억지로라도 그리 한번 해보고나니 알게 모르게 그릇이 조금이나마 커진다고나 할까. 이전에는 전혀 쳐다보지 않았던 곳을 슬쩍이나마 흘끔 보고나니 그만큼 사람이 커져 있다는 것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발견하는 식이다.
(그러니 그 훈련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역사나 개인사나 if 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칼럼이라는 것도 처음에는 그럭저럭 버텨 나갔는데 점차 소재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동안 써놨던 것들도 대체 일관성이 없었다. 그러니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부담이 더해질 수밖에.
어거지로 쓰기는 썼는데 쓰고난 후의 느낌은 눈가리고 아옹하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하는 한권의 책을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할리 없었다. 주제를 잡아보기는 했는데 항상 의구심이 남았다. 뭔가 확 끌리는 맛이 없었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그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체념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런 상황이 너무 오래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글쎄.. 의지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지 내공의 문제인지 아니면 수행해야할 무언가가 남아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내게 남겨진 과제를 위해 앞으로도 자주 이곳에 올 것이다. 연구원 및 꿈벗 기타 여러분들의 도움을 구할 것이고 자극을 받을 것이다. 물론 때로눈 내가 도움을 주는 경우도 생길 것이고.

IP *.142.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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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7.03.30 05:23:44 *.128.229.88
힘을 한 곳으로 몰아라. 계획되었던 몇가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 중 마음을 끄는 한 가지에 매일 시간을 쓰도록 해라. 분산되면 쓸 수 없는 것이 힘이다. 송곳이 날카로운 이유는 그곳으로 모든 힘이 모이기 때문이다. 네게 송곳의 끝은 어디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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