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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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시간에 개인 소득세 감면 형식으로 지급되는 그림자 임금의 개념은 수백만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레저 시간을 제 3부문에 자원 봉사 형식으로 헌납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할 것이다. 새롭게 느껴지는 이 개념은 이미 면세 선물에 대한 법률 속에 이미 확고하게 정착되어 있다. 자신에 쓰여지는 돈들이 세금공제가 되는 데 똑 같은 노력과 명분에 주어진 시간 헌납은 왜 세금 공제가 안 되는가?(p.360)
이 대목을 읽으면서, 성인들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자신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닌 사회에 내놓은 방안에 대해서 가능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자원봉사’를 하도록 유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청소년들에게 요구하는 연간 몇 시간이라는 ‘자원봉사 점수’라는 것이 떠올랐다.
검색엔진에서 찾아보니 하나의 칼럼이 눈을 끈다. [딸과 봉사활동 점수 - 우리의 현실]이라는 칼럼으로 신문사의 독자칼럼난에 올려진 것을 옮겨놓은 것이었다.
중학생은 3년동안 60시간 봉사활동을 해야 봉사활동 점수 만점을 받는다. 아무 때고 스스로 봉사할 곳을 찾아가 정해진 시간을 채우면 된다. 합리적인 공동의 선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기에 자발적으로 해야 마땅한 봉사활동인데, 우리 사회는 조급증 때문인지 이 덕목을 키운답시고 대뜸 점수화하여 강제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 학생들은 편법으로 일을 해결하는 또 한가지 방법을 일찌감치 배우는 일이 허다하다.
여중생 셋이 토요일 낮 한 관공서로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 그런데 그 곳 담당자는 평소 학업에 지쳐 있는 학생들이 안쓰러웠던지, 친절하게도 2시간만 화장실과 숙직실 따위의 청소를 시키고 4시간 한 것으로 확인증을 써주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엄마는 딸에게 언제가 다시가서 시간을 사실대로 바로 잡자고 했다. 딸은 봉사활동 시간을 늘여 적은 것이 남에게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며 반발했다. 그것도 '운'이고 '능력'이라는 주장도 했다.
엄마는 관공서 직원과 통하하여, 본의는 아니었어도 결과적으로 학교와 사회가 협조하여 아이들에게 편법을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으니 본래의 취지대로 일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또 학교 선생님에게도 확인증에 적힌 관공서 담당자와 통화해 협도를 당부하도록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미하게나마 사오년째 시민운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온 엄마의 모습도 딸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에 지나지 않았나보다. 어찌해야 이 정의가 실종된 세상에서 아들딸이 합리적인 공동선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더 보람있다고 믿는 엄마의 생각에 다가오게 할 수 있는가? '책교(冊敎)를 믿는 엄마는 딸과 생각 차이를 좁히기 위해 함께 책을 골라 읽고 책 이야기를 나누기로 마음 먹으며 시립 도서관에서 딸과 함께 봉사일감을 찾기로 했다. 이것이 생활 속 논술문제 풀리고 생각하면서
(출처 http://blog.naver.com/yullissam/22666666)
자질 함양이란 이유로 성인들에게도 요구하고 있지 않은 것을 청소년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현실과 그에 대한 선생님의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이다.
청소년의 ‘봉사활동 점수’는 어느 정도 정착되었을까? 성인들에게 이러한 제도가 시행된다면 정착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궁금해진다.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부서별 점수에 반영된다는 이유를 들어서 가장 바쁜 기간중에도 자원봉사를 한다고 '자원' 아닌 '동원'이란 것을 경험해본 나로서는 봉사활동점수 제도가 칼럼에 나온 중학생과 성인들이 별반 다르게 느끼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도 해본다.
그래도, 바쁘지 않다면..... 눈앞의 것만을 쫒도록 쫒기지 않은다면, 동원이 아닌 자원이 좀 더 한 발짝 다가서지 않으까.
신문사에 보낸 독자의 칼럼에서처럼 자발성이 우선시 되고, 다음세대에 그렇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행동으로 나온 것처럼, 저자가 제안한 ‘자원봉사에 대한 그림자 임금’이 자연스럽게 정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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