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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9일 11시 30분 등록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어제까지 알고 있었던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늘에서야 비로소 100% 틀렸음을 발견하게 될 때마다, 나는 오늘의 한 걸음을 내딛기가 무척 망설여진다. 말하기도 망설여진다. 내일이면 오늘 믿고 있는 이 사실이 또 거짓임이 드러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완전한 지성이 있을까? 의심스럽긴 하지만, 만약 있다면 그 지성을 향한 첫걸음은 우리 자신의 세계관과 다른 이들의 세계관을 탐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믿고 있는가? 그 믿음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동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잘못된 세계관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물음을 진지하게 던져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를 좀 들여다보아야 한다. 『엔트로피』에서도 제레미 리프킨은 기계론적 세계관의 태동과 한계를 지적하기 위하여 그 원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그 이전의 세계관까지 점검하며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성찰하였다. 인류 문명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자신의 세계관을 성찰하기 위하여 이 작업을 해 볼 일이다.

소설가 하일지는 ‘나는 무엇인가’에 대하여 430일 동안이나 진지하게 사색하고 성찰하였다고 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을 돌아보아야 나를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건 아닐 테지. 하지만, 쉽지도 않을 테지. 이미 30여 년 동안이나 나를 제대로 모르고 살아왔으니까.

연구원이 되어 가장 먼저 들었던 말들이 ‘희석이 네 자신을 찾아라. 이전 것을 다 버려라’는 말이었다. 이 화두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던 차에 읽게 된 『엔트로피』는 하나의 방법을 가리켜 주었다. 그것은 내 안에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나에게 강요한 패러다임이 어떠한 것인지 돌아보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힘들다.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글을 쓰고 있는 느낌이다. 이 느낌을 날려버리기 위하여 노력할 때다. 내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 더딘 발걸음이지만 의미 있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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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4.09 11:50:18 *.145.83.187
자신을 버린다는 것, 비운다는 것은
버릴 것이 있어야, 비울 것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이가, 가진것도, 배운 것도 없는사람이 뭘 비우고 버린단 말인가?
너가 배운 현명하고 좋은 공부가 자신의 동정(童亭)속으로 들어가지도, 함께 융합되질 않는 이유는 순수한 정신이 적기 때문이다.

- 많거던 많이 비우고 적거던 적게 버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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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09 14:01:23 *.70.72.121
희석님은 밝고 친근해서 참 좋아요. 게다가 금새 스폰지처럼 받아드리며 자신을 돌아보는 겸허함도 참 소중해요. 100%라는 것이 있나요?
삶은 알게 모르게 스미고 어우러지면서 생명이 있는 한 무관한 것들은 없을 것 같아요. 당신의 고민이 요담에 보면은 저 만치 훌쩍 나은 변화로 이끌어 갈 거에요.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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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4.09 14:43:44 *.128.229.88
희석아, 길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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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수
2007.04.09 15:36:18 *.132.188.198
"희석아, 길게 써라."라는 스승님의 짧은 글이 짧지만 강한 글이군요.

내안에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과
나를 둘러싼 세상이 나에게 강요한 패러다임....

세상이 나에게 강요한 것도 있지만, 세상이 나에게 강요한다고 내가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

나는 누구인가... 쉽지않은 화두입니다. 430일이 아니라 30년, 40년도 모자랄 수도 있겠죠. 이과정을 통해서 희석씨는 1년만에 뚫을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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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곤
2007.04.10 12:09:33 *.39.179.237
사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길게 써서 써니 누나처럼 쏟아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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