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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2일 17시 45분 등록
<책과 인생> '위대한 저자'의 멋진 우정에 경의를
( 한국일보, 2007/04/06 )

편집자와 저자는 신간의 발간을 둘러싸고 온갖 희로애락의 과정을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비화와 잊지 못할 장면들이 발생하는데, 특히 역량과 인지도가 있는 저자의 섭외는 쉽지 않은 일이라 편집자들이 오래 간직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이다.

1998년 4월에 출간되어 출판계에 신선한 충격과 메시지를 던진 책이 있었다. 편집주간 시절 그 책을 읽자마자 매료되어 러브 콜을 보냈다. 저자는 다음 저작의 원고를 이미 탈고해 다른 출판사와 논의 중이었다.

나는 아직 계약 전이면, 출판사 여러 곳에 동시에 원고를 주고 일주일 후에 각기 기획안을 저자에게 발표하도록 해서 결정하자는 제안을 했다. 저자가 OK를 했고 나는 편집, 디자인, 영업 담당자를 선발하여 밤샘 작업 끝에 최선의 기획안을 짰다. 발표한 지 며칠 뒤에 저자가 연락을 해왔다. 준비한 담당자 모두에게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만사 제치고 달려갔다. 심사 결과 우리가 가장 잘했지만, 첫 책을 성공시킨 출판사와 두 번째 책까지는 함께 하는 것이 예의인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 날 다 함께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 우리는 섭외에 실패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내심 저자의 멋진 우정에 존경을 표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출판사를 막 창업한 어느 여름날이었다. 바로 그 저자가 찾아왔다. 후속작의 연이은 성공으로 더 유명해진 저자는 그 날도 함께 창업한 사람들을 위해 축하주를 사주었다.

다음 날, 그는 ‘낼 만한지 검토해 보시게’라는 이메일과 함께 원고를 보냈다. 2년 전 그 때의 미안함과 새로운 출발에 대한 선물을 담은 특별한 원고였다. 그와 인연을 맺게 해 준 그의 첫 책은 바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었고, 아름다운 프로의 모습으로 편집자를 감동시킨 주인공은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소장이었다.

창업한 지 만 5년이 지난 올해 초, 저자를 특별 강사로 모셨다. “자신의 무덤에서 생을 다시 설계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우리 출판사에서 펴낸 그의 세 권의 책만큼이나 나와 우리를 감동시켰다.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는 편집자에게 ‘좋은 저자(good writer)’를 넘어 ‘위대한 저자(great writer)’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 기쁜 사례이다.

-김학원ㆍ휴머니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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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7.04.12 18:32:34 *.102.212.148
저자와 기획자 모두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군요. 진심을 담아 교감할 수 있는 이런 분들이 있어 세상은 더욱 살아갈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학원 대표님과도 꼭 한번 인연을 맺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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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7.04.12 18:37:29 *.47.187.34
아...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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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12 20:22:20 *.70.72.121
안녕하세요? 이렇게 글로 먼저 뵙게 되네요. 인사를 받아 주실려나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_^) 지나가다님이 대표님이셨군요. 언젠가도 언뜻 ??던것 같은데.. 아마도 <사부님 이야기>인가보다 했지요. 그래서 저힌 참 행복하고요. 자주 들려주실 거지요? 그리고 왜 여기에다 올리셨어요, 커뮤니티에 올려졌어야 할 것 같아요. (시비아님)

부동산 전문가하고 성함이 똑 같으시네요.^^ 저희 사부님을 사랑하시는 군요. 저희도 모두 존경해요. 언제 만나뵈면 더 좋을 것 같은데 글을 못써서 뵐 수 있으려나 ... ㅠㅠ 어쨌든 반갑게 인사드려요. ^^

밥 한 번 사시죠? 휴머니티의 무궁한 발전을 빌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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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4.13 17:24:19 *.254.127.22
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이향기가 저에게 좀 오래 갈것같아요.
소장님과 김학원대표님의 우정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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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19 10:28:19 *.218.203.42
아 이 이야기였구나..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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