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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5일 10시 04분 등록
병속에 반쯤 남아 있는 물을 보고 아직도 반이 남아 있다는 낙관론자와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비관론자가 있다. 윈스턴 처칠은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 속에서 어려움을 찾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아낸다고 하였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나누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중의 하나일까? 맹자의 성악설과 순자의 성선설로도 사람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듯이 비관론과 낙관론도 복잡하고 불확실한 현대의 삶을 대변해주는 말로 볼 수 있다.

아마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삼국지의 조조를 들 수 있다. 병사들의 목마른 갈증을 매실이 있다는 말로 부하들을 설득하여 임무를 훌륭히 마쳤다. 반면 적벽대전에서 큰 패배를 당하여 화용도로 도망갈 때 주요 전략적 요충지에 복병에 대한 자신의 낙관론을 말하면서 호탕한 웃음을 웃을때, 웃음이 끝나기 전에 어김없이 유비의 군사가 나타나 망신살을 뻗쳤다. 반면 대표적인 비관론자로는 세상의 종말을 예언한 ‘1984년'로 세계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조지오웰이다. 천재적인 상상력과 부정적인 비관론과 무신론에 뿌린 오웰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조지 오웰은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지구촌이 포연에 휩싸일 것이라는 부정적 공포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는 전쟁이 두려워서 스코틀랜드의 작은 섬에서 폐칩의 나날을 보내다가 쓸쓸히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역사적으로도 낙관론에 대한 환상으로 많은 고통과 시련을 당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조선중기에 율곡의 10만 양병설에 대하여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온 후에 전쟁 가능성이 없다는 김성일의 주장과 침입가능성이 있다는 황성일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결과적으로 낙관론에 치중한 결과 조일전쟁이 발발하여 전 국토를 유린당하였고, 백성들의 큰 고통을 겪게 되었다. 반면 불과 7년 전인 1999년 12월 31일에 Y2K로 컴퓨터 시스템에 중대한 오류가 나타날 것이라는 비관론적 예견으로 세상은 온통 호들갑을 떨다가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종교적으로는 대표적인 비관론적 견해로 종말론을 들 수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 종말론의 실체를 엿볼 수가 있었다. 한 종말론 종교집단이 종말이 오기 전에 특정한 일자까지 거론하면서 자신들의 신이 우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서 자기들만 데려간다는 예견을 하였고, 많은 기자와 텔레비전 카메라들이 동원되었으나, 끝내 우주선은 나타나지 않는다. 대부분 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종교가 없어져 사라질 줄 알았으나, 신도들이 열심히 기도를 해서 유예되었다는 해명과 함께 오히려 더욱 더 믿음이 더욱 더 견고해졌다고 한다. 신도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너무도 많은 것들을 희생하였기 때문에 이제 와서 그들의 신앙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수치심, 경제적 손실, 그리고 세상 사람들로부터의 조롱 등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래를 보는 관점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발전된 과학기술이 밝은 미래를 보장한다는 낙관론과 자원고갈, 환경오염, 빈부격차 등으로 더욱 더 살기가 어렵다는 비관론도 끊이질 않고 있다.‘근거 없는 낙관론’과 ‘대책 없는 비관론’은 삶에 변화를 촉발할 수 없다는 공통점에서 보자면 일란성 쌍둥이다.‘대책 없는 비관론’은 현실 방기인 반면,‘근거 없는 낙관론’은 현실 추수다. 또 최근에는 비관적 낙관론자와 낙관적 비관론자라는 애매모호한 말들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까? 나는 앨빈 토플러를 좋아한다. 『논리를 피력함에 있어서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현명한 척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물론 비관적인 관점을 가질만한 이유가 세상에 널려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비관주의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그 사례로 든 헬렌 켈러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비관론자가 천체의 비밀이나 해도에 없는 지역을 항해하거나 인간 정신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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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4.15 04:29:03 *.254.148.220
영훈형님~ 이 시간까지 깨서 숙제하고 계셨군요. ㅎㅎ 비관론과 낙관론에 대한 이야기,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그래서 저도 자꾸 제레미 리프킨 보단 토플러가 좋은가 보네요.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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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4.15 04:38:51 *.167.160.39
너무 피곤하니 덧글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
네일 다시보고 답할 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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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15 04:39:34 *.234.64.146
반갑습니다. 아니 저말고 또 이 새벽의 정막함을 키보드로 깨뜨리는 사람이..@@
논리적인 체계성은 리프킨이 뛰어나지만,
논리에 비하여 현실적인 대안이나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부족한 것 같고,
반면 토플러는 리프킨과 같은 날카로운 논리는 부족하지만,
현재나 미래에 대한 충실하고 긍정적인 자세가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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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4.15 04:48:33 *.72.153.12
제레미 리프킨의 비관론... 책 읽을 때, 무척 우울하게 만들었었는데,
앨빈 토플러는 좀 시원하네요. 재미나게 보고 있습니다.(아직까지 다 못 읽음. 그가 다룬 세계가 너무 방대함.)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거... 알면서도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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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15 09:03:24 *.70.72.121
영훈님! 글에 힘이있고 옥타브가 올라갑니다. 당신이 계셔서 늘 얼마나 든든 한지요. 오빠같이 보살피려해서 좋더라.

낙관과 비관의 경계를 이중적 시선으로 균형을 잃지 않는 것, 우리가 세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명확히 그리며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사색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요. 너무 멋있어지는 것 아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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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7.04.15 09:40:09 *.18.196.38
3기 연구원들이 하루밤으로는 모두 기억이 나질 않네요.

하지만 차차 알게 되겠지요.
세상은 항상 이원화되어 있어 둘사이에 선택의 문제가 늘 개입되지요

낙관과 비관도 그중에 하나지만
선택의 몫은 바로 자신입니다.

그동안 살아온 경험에 의하면
비관보다는 낙관에 점수를 주고싶습니다.

인간은 묘하게도 비관적 삶에 익숙하지만
낙관적 삶을 선택하려는 용기를 갖게되면
더 큰 결실을 맺어주는 탁월한 존재죠

연구원으로서 낙관적 대세에 따르겠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면서
영훈님께 더없는 결과가 올 것을 확신합니다.

낙관을 택한 님께 세상의 큰 지원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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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16 16:29:28 *.218.205.128
"논리를 피력함에 있어서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현명한 척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ㅎㅎㅎ 맞아요 맞아.
5월부터는 영훈 형의 시대가 올것 같아요.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아.. 난 이제 큰일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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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4.17 08:47:00 *.128.229.88
둘 중의 한 편에 서지 말자. 선택하지 말고 통섭하자. 지식이 그대에게 흘로 들어 그대와 하나가 되고 그대를 통해 다시 흘러 나올 때는 제 3 의 stream이 되어 흐르기를 바란다. 그대가 무언가를 더하는 창조적 프로슈머가 되는 것이 토플러를 잘 이해하는 실행이고, 그를 넘어서야 배우는 맛이 나는 것이다. 비판과 희망, 비관과 낙관 그 어느쪽에도 경도 되어 저울질 하지 마라. 우리는 때때로 비관적이고 때때로 낙관적이다. 그리고 바라건데 비관적일 때 비관적이고 낙관적일때 낙관적이면 되는 것이다. 그 차이에 대한 분별 때문에 세상에 대하여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게 지식이니 넓게 받아들이고 균형잡힌 소견을 가지면 잘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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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2007.04.17 18:57:29 *.114.56.245
영훈님의 파워풀한 태도에 덩달아 힘이 솟네요. 님의 글을 보니 어제 잠깐 읽은 타샤튜더의 글 '마음 끌리는 대로 살라'고 이야기한 구절이 떠 오르네요. 아무튼 좋은 글 잘 읽고 힘 얻고 갑니다. 날로 견고해 짐에 박수를 더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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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4.19 23:17:19 *.75.166.88
영훈의 눈길 속엔 뭔가가 있기는 있는데...
그게 삶의 흔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행동은 조용하지만 정신은 언제나 민첩한...

영훈 아우 ,,,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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