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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6일 11시 18분 등록
제3의 물결(=정보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제3의 길』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
저는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사회학』(3판)으로 대학시절 사회학을 공부했고, 지금도 제 책장에는 그의 『현대사회학』(3판),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 『기로에 선 자본주의』, 『앤서니 기든스와 현대사회이론』등의 책들이 있습니다. 사회학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 그를 잘 모른답니다. 그가 너무 심오했기 때문이 아니라, 제가 공부에 너무 게을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의 『현대사회학』은 참 재밌게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에 4판을 샀죠. ‘언젠가 시간이 나면 이 책을 다시 한 번 공부해야지’ 라는 다짐과 함께 사 둔 책인데, 아쉽게도 아직 그 시간은 오지 않았네요. 내 머리 속에 그렇게 앤서니 기든스는 ‘언젠가 할 공부’의 대상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우선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공간 속에 말이죠.

그랬던 그가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인터넷 서핑 도중에 다음의 짧은 문장을 만났던 겁니다.
“앤서니 기든스는 막스 베버의 대작 『경제와 사회』에 비견하는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했고 (생략)”

이 말은 마뉴엘 카스텔이라는 스페인 출생의 사회학 교수님의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를 두고 한 말입니다. 앤서니 기든스는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라는 책을 맥스 베버의 명저와 비교하였는데, 막스 베버 역시 사회학에서는 엄청 중요한 인물이죠. 제 기억으로는 4명의 사회학자를 깊이 공부해 두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막스 베버, 에밀 뒤르켐, 마르크스 나머지 한 명은 끝내 기억나지 않네요. ^^

막스 베버라는 고전 사회학의 대가와 앤서니 기든스라는 현대 사회학의 중요한 한 학자. 이 두 사람의 이름이 언급된 것만으로도 저는 ‘마뉴엘 카스텔’이라는 학자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카스텔 교수는 오늘날의 정보사회에 대한 가장 심도있는 분석을 한 학자로 단연 손꼽히는 분이라고 합니다. ‘정보 자본주의’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던 분이기도 하죠. 앨빈 토플러가 ‘재택근무’, ‘전자정보화 가정’을 처음 사용하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카스텔 교수를 소개한 이유는 그가 정보사회에 관한 논의에서 일대 획을 그은 학자로 앨빈 토플러와 함께 평가받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고려대 사회학의 박길성 교수는 정보사회론에서 가장 중요한 학자로 3명을 꼽은 적이 있는데, 여기에 오늘의 주인공 앨빈 토플러가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3명은 앨빈 토플러, 방금 소개한 마뉴엘 카스텔, 그리고 ‘다니엘 벨’이라는 前 하버드대 사회학 교수입니다.

앨빈 토플러의 여러 권의 책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주저는 『제3의 물결』입니다. 이 책에서 토플러는 역사를 연이어 굽이치는 변화의 물결로 보면서 지금까지의 역사는 크게 3번의 큰 물결이 있었다고 주장하죠. 여기서 ‘물결’은 인간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킨 사건들을 의미하는데, 제1의 물결은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은 산업혁명, 그리고, 제3의 물결은 정보혁명을 가리킵니다. (아래 표 참조, 『토플러 & 엘륄 현대기술의 빛과 그림자』p.59)



그의 주저인『제3의 물결』은 문명사적으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 시기를 물결로 구분하고, 미래 사회가 가져올 충격을 그러한 물결들의 충돌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이 개념은 그의 사상에 기본적인 바탕이 됨으로 앨빈 토플러의 주저로 『제3의 물결』을 꼽는 것입니다.

제3의 물결은 위의 그림처럼 현재의 정보사회를 일컫습니다. 앨빈 토플러는 이미 우리 앞에 펼쳐진 정보사회를 읽을 수 있는 하나의 탁월한 지도를 우리에게 쥐어준 것입니다. 그 지도는 ‘제3의 물결’ 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 지도는 완전한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겁니다. 분명한 것은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아주 탁월한 지도임에는 분명하지만, 또 다른 탁월한 지도가 몇 장 더 있다는 것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정보사회론의 대표적 사상가인 다니엘 벨, 마뉴엘 카스텔 등이 제시한 지도 말입니다.

그런 사람, 정말 유명한거야? 처음 들어보는데?
라고 물으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다니엘 벨과 마뉴엘 카스텔에 대하여 박길성 교수님(고려대 사회학 교수)은 다음과 같이 그들의 위상을 설명하였습니다.

“고전적 논의이긴 하지만 ‘정보사회론=다니엘 벨’이라는 등식이 정립할 정도로 정보사회론에서 다니엘 벨의 영향은 매우 크다. 벨은 정보사회의 성격과 특징을 영역별로 세분화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지식을 토대로 하는 정보사회를 미래사회의 모습으로 예단하였다. 특히 1973년에 출간한 『탈산업사회의 도래』는 정보사회의 논의에서 교과서로 간주되곤 하였다.”

“정보화에 따른 가부장제와 국민국가의 위상 변화에 대한 진단, 정보시대의 명암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 정보화에 대한 저항운동 등 정보화의 사회적 파장에 대한 카스텔의 저술은 정보사회에 대한 결정판으로 여겨지고 있다.”

토플러가 가장 유명한 이유는 정보사회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토플러가 정보사회를 잘 설명한 유일한 학자가 아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보사회의 미래에 대한 논쟁은 낙관론 대 비관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플러는 정보사회와 현대기술에 대하여 낙관적 입장에 서 있는 대표적 학자입니다. 그의 최근작 『부의 미래』의 첫째 장(p.21)에는 이런 글이 나옵니다.

“혁명적 부는 창의적인 기업가들과 사회, 문화, 교육 부분의 기업가들에게 수많은 기회와 새로운 삶의 궤적을 제시해 줄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빈곤에 대한 참신한 해결책도 던져 줄 것이다.”

그가 낙관적 미래학자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극심한 빈곤에 대한 참신한 해결책이 앞으로 다가올 혁명적 부 속에 담겨져 있을지? 이 점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언급한 바대로 토플러는 현대기술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입장에 서 있습니다. 그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 다시 말해 현대기술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계급 간 불펼등이나 권력의 독점과 같은 현상이 첨단 기술의 정보사회라고 해서 수그러드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프랑스의 대표적 사회학자인 자크 엘륄입니다.

자, 저는 지금 앨빈 토플러의 주저는 『제3의 물결』이고, 제3의 물결을 이해하는 것이 곧 앨빈 토플러의 핵심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판단하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앨빈 토플러 3부작 중 첫 번째 책인 『미래 쇼크』는 다른 문화권에 가면 문화 충격을 받듯이, 너무 빠른 기술 발달로 인해 정신없는 변화가 일상인 세상에서는 미래 충격을 받게 된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이 책으로 인해 토플러는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죠.

그 후, 『제3의 물결』이 각 물결들의 특징들을 정리하였고, 『권력 이동』은 제3의 물결이 일으키고 있는 충돌에 대하여 썼고, 『부의 미래』는 제3의 물결이 가져올 새로운 미래에 대하여 ‘부’를 키워드로 하여 자세히 풀어내었습니다. 미래쇼크는 제3의 물결을 위한 예비적 개념이었고, 권력 이동과 부의 미래는 제3의 물결로 인해 파생된 개념들입니다. 앨빈 토플러 사상의 핵심이 ‘제3의 물결’인 것입니다.

제3의 물결은 정보사회입니다. 저는 통합적으로 제3의 물결인 정보화 사회를 이해하고 난 다음에 제3의 물결이 가져 올 미래사회를 다룬 책 『부의 미래』를 읽고 싶었습니다. 4월의 연구원들에게 주어진 화두는 ‘미래’였기에 『부의 미래』를 선택하였고, 기본적으로 제3의 물결은 깊이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제3의 물결(=정보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앨빈 토플러의 낙관론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크 엘륄과 다니엘 벨, 마뉴엘 카스텔을 언급했던 것입니다. 저도 이제 시작입니다. 혹여라도 정보사회를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앨빈 토플러를 넘어서서 이런 분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하면 좋을 것 같네요. 이러한 시도는 ‘미래’와 ‘정보사회’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리라 생각합니다. 손화철 교수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손화철 교수님 왈,

“엘륄과 토플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그들의 생각이 옳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좀더 폭넓은 시각을 배우기 위해서이다. 미래에 대한 보다 균형 잡힌 사고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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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16 14:30:42 *.249.167.156
그래, 아직 희석이 공부가 부족한가보다.. 그래서 이렇게 어려운가보다, 하며 입 안에서 서걱이는 모래를 골라낸다.

아니면 내가 공부가 부족한건가?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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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16 14:58:08 *.99.241.60
미래에 대한 공부는 앞으로 주~욱 계속되어야 한다는 말에 한표..
책 한두권으로 미래를 본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하늘을 보는 것이 되겠지..
앞으로 잘 해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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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16 15:55:35 *.218.205.128
길게 썼구나. ^^
글을 읽다가 희석씨 강의하는 모습이 자꾸 연상된다.
언제 강의 한번 들으러 갈께. 일정 공유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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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수
2007.04.16 17:29:36 *.77.216.97
희석님은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에니어그램 5번성격 "지혜롭고 총명한" 탐구자 스타일 같군요. 아닐 수도 있겠지만 ㅎ ㅎ..

토플러가 말한 정보화시대를 '탐구'하시는 모습이 연상되는 군요.
자신만의 스타일로 뭔가를 이루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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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4.17 01:44:28 *.72.153.12
같이 잘해봐요. 우린 서로가 같이 배워가는 사람들. 아자 아자!
지난 번 번개에서 못봐서 서운했어요.
(여자친구가 더 좋단 말이지... 흠.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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