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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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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8일 11시 29분 등록
나는 본디 타고나길 건강체질이다. 그런데 학창시절 아주 몹쓸 습관을 가지게 됐다.

상황이 내 통제를 벗어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이를 먹는 것으로 푸는 것이다. 덕분에 위도 안 좋아지고, 군살을 갖게 되었다. 아이때처럼 가볍과 단단해지고 싶었다.
내 머리로부터, 마음으로부터 '몸'을 자유롭게 놓아주고 싶었다.

군살없이 탄탄한 몸과 활기찬 생활을 위해 2주 전부터 헬스를 시작했다.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답답해 보여서 헬스를 기피했었는데 막상 해보니 같이 운동하는 재미도 있고, 할수록 늘어가는 근력에 재미가 쏠쏠해진다.
아마 3달 뒤면 모델과 같은 귀한자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헬스를 하며 '기본'을 생각하게 되었다.
헬스는 매우 섬세한 운동이다. 제대로 된 자세를 배우지 못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바른 자세가 몸에 배어야 그때부터 여러가지 동작을 응용할 수 있게 된다.

기본이 되어야 응용이 된다 ....

구본형 소장님은 변화경영의 1인자다. 그는 1인 기업가로 거듭나기 전, IBM에서 20여년간 변화관리를 해왔다. 그 시간동안 변화에 대해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하였을 것이고, 자신의 전공인 역사를 비롯해 다른 재료들을 함께 아우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유일무이한 오늘날의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를 만들었고, 연구원과 꿈벗, 치어리더분들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안철수 역시 지독하게 기본기를 다지는 걸로 유명하다. 주로 책을 통해서기본을 다지는데 바둑을 두고 싶으면 바둑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다. 전문가 수준으로 기본기를 다졌다 싶으면 거기서 응용을 해간다.

나를 돌아봤다.
나는 호기심이 많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못하고 늘 뭔가를 찾아나선다.
덕분에 열정적이다, 적극적이다란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하고자 하는 마음이 기본기를 다지는 데는 도움이 안될 때가 많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많은데, 기본도 안 된 상태에서 움직이려 하니, 비틀비틀 얼마 못가 쓰러지기 십상이다. 의욕은 넘치는 데 나를 앞으로 가게 할 기본이 없었던 것이다.
그게 나였다.

이번에 3기 연구원 분들이 글쓰는걸 보면서 많은 걸 느낀다.

그동안 '잘한다 잘한다' 소리에
'아, 내가 진짜 잘하는구나.' 생각해왔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부족한 상태에서 천방지축 날뛰기만 했지
정작 내 발밑에 뭐가 있는지도 몰랐다.

묘한 질투심과 함께
기본부터 다져서 올라가야겠구나...하는 생각이 사무쳐 올라온다.

모죽이란 대나무는 5년간을 뿌리만 내린다.
크게 뻗어가기 위해선 뿌리부터 단단히 내려야 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지하에서 묵묵히 해가야 하는 작업이다. 지리하다. 그러나 너무나 중요하다.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뿌리부터 다져가자.
일단 마음속 소용돌이 치는 요 욕심부터 내리고,
한발 한발 차분히 가자꾸나.
下心, 다시 시작이다.
IP *.252.3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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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바다
2007.04.18 12:56:30 *.19.204.188
'하심제일'이라는 말이 한동안 제 이메일의 꼬리를 장식한 적이 있었죠.
겸손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는데, 귀자님도...ㅋㅋ
그런데 귀자님의 글을 보다보면 열정이 넘치는 분이라는 느낌이 옵니다.
그것이 나쁜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시작하기 전에 수천번 생각하느라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거든요, 저 같이 말이죠...--;
그러니 귀자님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결점을 고치느니 장점을 키워서 결점을 묻어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죠...ㅎㅎ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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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18 14:26:05 *.218.205.128
그래, 우리는, 특히 귀자는 아직 젊다.
젊다는 것은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화려한 꽃을 피우고 나비를 모을수도 있다. 탐스런 향기를 뿌려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뿌리 깊지 않은 나무는 열매가 시원찮다. 뿌리를 내려야 한다. 깊숙히 파고들어 재능이라는 암반에 단단히 매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 꽃이 탐스럽고 열매가 먹음직스러우며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귀자야, 더 깊이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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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18 17:45:47 *.70.72.121
귀자가 열정에 끄달리며 맥없이 흐느적인다고 할때는 안심했다. 내가 그렇기 때문에 ... 그러나 글을 다 읽어보니 영 아니다. 넘 잘났다. 그래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어찌 이리 대견스러울꼬. 넘 이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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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4.18 22:16:25 *.211.61.210
정말 애 늙은이같다.
급하다고 느끼면 멈출줄 알고 자만한다 싶으면 자신을 돌아볼줄 아는 사람이 청년인가?
그 남자에 그 여자이다. 천생연분인가 싶다.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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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4.19 01:07:28 *.102.142.177
모두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써놓고 마음이 놓이질 않았죠.
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직 많이 불편하네요.
방방 뛰고, 이리저리 부대끼며 앞으로 나가기도 부족할
나이에 하심이라...
엉뚱할 수도 있겠네요. 정말 애 늙은이죠. ㅎ
하지만 진정 제 마음입니다.

제게 큰 장점이 있다면 파란바다님 말씀처럼
열정, 도전정신이 살아 숨쉰다는 거에요.
그 힘들이 저를 이곳까지 이끌고 왔음을압니다.
이제는 그 힘과 더불어 제대로 크고 싶습니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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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4.19 22:42:46 *.75.166.88
원래 고수가 되면 다시 하얀띠를 맨다나...
물이 빠지고 닳고 닳아 색이 바랜 흰색이 된다나...
그렇지만
사람의 정신은 닳지 않고 더욱 빛이나거든...
이 곳사람 들은 세상에서 잊고 사는 그리고 잃어버린
삶과 자기 영혼에 대한 꿈과 열정이 있다.

나는 몸만 나이를 먹었지 아직 철이 덜 들었는데
귀자는 몸은 건강하고 정신은 깊이가 있구나...

마음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만나니.
나의 정신이 풍요롭습니다.^^

즐거운 운동 ...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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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7.04.20 23:05:55 *.67.52.197
헬스 좋죠. 가끔 도 닦는 느낌이 들때가 있어서 그렇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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