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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2일 19시 57분 등록
나무, 느티나무, 나 그리고 안식처


둘.

우리는 온갖 뉴스들을 접하고 산다. 좋은 소식도 있지만 나쁜 소식도 많다. 임팩트는 나쁜 소식이 더 크게 마련이다. 최근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은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미국 사회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학교조차 마음 놓고 편하게 있을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가슴을 더 아리게 하였다.

사회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정보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실시간 의사소통 실시간 연락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만큼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을 처리해야 했다. 여유 찾기가 힘들다.

탈 산업사회로 진행되면서 여기저기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고,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멋모르고 창업했던 사람들의 다수가 금새 사업을 접고 방황한다. 지금 이 직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몰라 불안하다.

페이스 팝콘의 책 <클릭! 미래 속으로>에서 다루는 17가지 미래 트렌드중에 ‘마음의 안식처(Anchoring)’ 라는 것이 있다.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편치 않은 현대 생활에서, 내면의 기반을 다지려는 깊은 열망이나 욕구를 지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안식처를 찾고 싶어 한다. 이것이 이 트렌드의 핵심이다. 그는 현대인들이 과거의 안락했던 곳, 안전했던 곳을 되돌아보는 경향을 포착하였다.

팝콘은 이 트렌드에 대한 대안으로 요가, 명상, 종교, 가족 등을 제시하였다. 마음의 평온을 찾고 뿌리를 확인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안식을 느껴보라 하였다.

나는 여기에 자연과 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싶다. 자연과 환경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시선을 조금 달리하면 금방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자. 깊이 호흡해보자. 무심결에 지나쳤던 건물과 건물 사이 숨어 있는 듯한 나무 한 그루를 보아보자. 그것이 뿜는 생기를 느껴보자. 차를 타고 생각 없이 흘려보내던 플라타너스 가로수 그 커다란 잎의 넉넉함을 느껴보자. 비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의 꽃잎을 보면 무엇이 느껴지는가. 나는 느티나무에서 듬직함과 편안함과 생명력을 느낀다. 그 에너지를 받는다.

동네 뒷산을 가보자. 초록의 나무들이 한 곳에 있다. 싱그럽다. 공기가 맑다. 시원하다. 내 코와 가슴을 뚫는다. 나무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온다. 달라 보인다. 특색이 없는 것이 없다. 각각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연 없는 초목이 없다. 단풍나무 잎 사이로 보는 하늘이 예쁘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다를 가볼까. 끝이 없다. 망망하다. 탁 트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포용감이 전해진다. 평소 아웅다웅하던 것들이 우스워진다. 내 속이 좁았나보다. 마음이 넓어진다. 바다 위 공간 아무것도 없다. 눈이 시원하다. 바다 바람이 바다 속의 내음을 가득 실어 전해준다. 평소에는 못 느끼던 것이다.

꼭 자연이 아니어도 좋다. 아버지가 대학 입학 때 챙겨주신 고전 작품들. 마음 고생 심할 때 어머니가 힘내라 주신 책 한 권, 존경하는 인물을 떠올릴 수 있는 장소,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었던 소설의 한 구절, 힘들 때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친구의 메모 하나, 친구와 다투고 화해했던 장소들, 어렸을 때부터 쓰던 손 때 묻은 책상, 그 앞에 써 붙인 내 다짐이 담긴 모토들, 나의 역사와 훈훈한 사연이 담겨 있는 상징들이다. 어떠한가.

안식과 편안함을 찾을 수 있는 소재와 장소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그 방식도 다를 것이다. 팝콘이 제시한대로 어떤 이는 종교에 깊이 몰두함으로써 그럴 수 있고, 어떤 이는 요가와 명상을 통해서 안식처를 찾을 수 있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물론 그들도 편안과 안식을 느끼게 하는 강력한 키워드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그것에 대해 쓸 말도 꽤 끌어내어 진다. 그러나 화제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듯 하니 접도록 하겠다.

아무튼 나는 안식과 편안함의 키워드로 자연과 환경을 꺼내어 놓고 싶었다. 주변을 다시 돌아보라 하고 싶었다. 그리고 여유를 가져보라 하고 싶었다. 그래서 편안함과 안식을 느껴보라 권하고 싶었다.
IP *.204.8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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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7.04.23 00:27:58 *.147.17.97
고민 많이 했지? 흐름이 좋은 부분이 있고 어색한 부분도 있지? 표현이 마음에 드는 곳이 있고, 지금이라도 고치고 싶은 곳도 있지?

호정아, 당연한 일이다. 허나 그런 것들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대의 마음과 생각으로 썼다면 그것으로 됐다. 연구원이 글을 쓸 때는 자신의 마음과 생각에 충실해야 한다. 남을 위해서, 남의 눈으로, 남의 눈을 의식해서 쓰면 안 된다. 너는 그렇지 않은 것 같구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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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4.23 16:40:33 *.99.241.60
경복궁 옆 고궁박물관 뒷편에 보면 아주 큰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내 나무..
가을 저녁에 해지는 풍경도 멋지고
뜨거운 여름 시원한 그늘과
도시속에서 찾는 평온함을 줍니다.
한번 오세요.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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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4.24 00:26:05 *.142.240.182
와~ 저도 그 나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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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7.04.24 20:20:44 *.122.143.72
음.. 저의 안식처는 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와 아이들, 특히 자는 모습을 볼 때면 책임감과 함께 더욱 삶에 대한 열정이 솟아 오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것도 삶의 활력소라 생각하면 좋기만 합니다.

호정님도 가정을 꾸며 '새로운 안식처'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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