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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5일 18시 19분 등록
먼저 좋은 강의 감사드립니다.

구선생님 홈페이지 가끔 들르는 팬으로서, 오프라인에서 직접 실물(?)을
뵐수 있어서 개인적으론 의미있는 오후시간었네요.

강의내용은 책이나 이곳을 통해 접했던 몇가지 핵심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확실히 실제강연으로 들으니 의미가 새롭더군요.

며칠전 우연찮게 경총강의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게다가 무료라는 말에..) 업무 잠시 제쳐두고 갔습니다. 그럴짬 어딨냐고 타박만하다간, 영영 못뵐것 같아서요. 어쩜 한인간에게 이끌리듯 그곳에 갔다고 하는게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강의에 앞서 두가지를 생각했는데, 하나는 구본형이란 사람을 직접 보는일, 또하나는 책으로 읽었던 내용을 직접 들었을때 내 마음에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을까. 두가지 였습니다. 첫번째는 구본형이란 손에 안잡히는 이미지를 깨고 하나의 훌륭한 실존적(?)사례로서 직시하기 위해서였구요, 두번째는 그렇게 체화된 사례를 다시 한번 곱씹음으로서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기 위한 것이었지요. 결론적으로 두가지 모두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습니다.

<자기삶을 사랑합시다. 애정을 갖고 면밀히 살펴보고 보듬어 줍시다.
그래서 여지껏 주변이야기에 정신팔려 한번도 귀기울여 듣지 않았던 나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해봅시다...>구선생님의 이야기는 유별나거나 서두에 말씀하셨듯이 만병통치 묘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밑에서 부터 우러나는 울림이 있었고 진심으로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같은게 느껴졌어요. 기분이 좋아졌지요.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얹고 격려하는 느낌이랄까. 자극적인 단어를 쓰거나 청중을 휘어잡는 쇼맨십은 없었지만, 차분히 스스로를 되새겨볼수 있도록 느릿느릿 진행되는 자아여행같은 강의여서 더욱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구선생님덕에 작년 가을경부터 글쓰기취미와 제직업을 연결하고자 하는 실험중에 있습니다. 그냥 가볍게 시작한것이 어느덧 원고지 500장 분량까지 쌓였네요. 목표 800장을 향해 가고 있는데, 쓰면 쓸수록 없던 자신감도 생겨야 할판인데, 이게 과연 책이 될까? 재능이 없는가부다....뭐 이런 약한 마음만 자꾸 들어요. 인간이 원체 띨띨하다보니 그러겠지요. 그러다보니 목표했던 진도도 점점 늦어지고 있어요. 복골복이라 채근중입니다.

물론 천성 늦잠꾸러기인 제주제에, 이젠 알람 없이도 5시반정도면 알아서 눈이 떠지는 비약을 이루었으니, 이것만으로도 사실 구선생님께 선물이라도 하나 보내드려야 할일이긴 합니다. 일어나서 바로 출근후, 7시정도부터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커피도 마시고 책이나 자료도 읽고, 글도쓰는 나만의 두시간을 어느정도 몸에 붙인것만해도 개인적 쾌거입니다. ^^ 사실 조금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어찌 알았는지 쏟아지는 업무전화에 부랴부랴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건축설계일을 하는데, 한 십년하다보니 사람상대하는게 업무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한눈을 팔기 시작했어요. 건축좀 재밌게 할수 없을까? 집짓는 도면그리기말고도 좀더 의미있는 건축삶, 건축인생 살아갈수 있을것 같은데...실무로서의 건축설계말고, 최초에...대략 15년전쯤 팔팔한 저를 설레게 했던 문화와 아트, 삶의 이야기로서의 건축을 다시 돌아보고 싶었어요.

밤새고 밥안먹어도 즐겁고 흥분되었던, 그 시절의 노스텔지어를 마흔을 눈앞에 둔 제 앞에 다시 펼쳐놓고 그 마음을 닮고 싶었지요. 아직 기대만큼 그 마음으로 되돌아가진 못한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부딪히고 해결해야할 일상이 있고, 그 일상에 매몰되는게 못내 두려워 만들어낸 두시간남짓의 아침시간을 그나마 간신히 지키고 있는 형편이니까요. 하지만 오늘 강의덕에 다시금 신선한 비타민을 한알 털어먹은 기분입니다. 오길 잘했어요.

이상, <오늘강의 좋았습니다> 말씀 쑥스러워 못드리고 사무실로 달려온,
문옆자리 까만안경 방청객이었습니다.
그냥 감사합니다. 오늘강의 좋았습니다. 하면될것을 이렇듯 두서없이
종횡으로 설렁거리는걸 고질병으로 달고 다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종종 글 남기겠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초고완성후 정중히 크리틱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늘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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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산책
2007.04.25 18:04:46 *.242.52.57
우와. 어쩜..제 마음을 글로 옮겨놓으셨네요...
저도 지난 번 과천도서관 강연을 들으러 가기전 그리고, 강연을 듣고 난 후에.. 님과 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님은 이미 글쓰기에 충분한 재능을 가진 분이란 생각이 스쳤습니다..
멋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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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04.26 14:20:18 *.99.189.70

저도 어제 구본형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나만의 시간 2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저의 하루를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그저 아침형 인간이 대세여서가 아니라..
나의 영혼을 보듬을 시간을 만드는 것이니,
시간표 짜기가 이리도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조금씩 변화를 이루어가는
CHOI님의 모습 아름답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남기시는 길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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