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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자
  • 조회 수 2565
  • 댓글 수 15
  • 추천 수 0
2007년 4월 26일 13시 38분 등록

태국 어느 사원에 가면
"황금부처"라는 아주 유명한 불상이 있습니다.
몇 년 전 태국에 갔다가
그곳에 부러 찾아갔었어요.
가치에 비해 경비가 너무 허술해서
'요거 요거 맘만 먹으면 ....가능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죠.


싯가만도 800억이 넘는 대단한 가치를 지닌 불상이죠.
그런데 그 불상이
점토불상에서 황금부처로 되기까지는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00사원에 거대한 점토 불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대적인 공사 때문에 그 불상을 옮겨야만 했지요.
혹시라도 부서질까해서 조심조심 들어올리는데
그만 "뿌지직" 소리와 함께 불상에 금이 가버립니다.
불상이 다칠까 걱정된 주지스님은
당장에 공사를 중단하고,큰 천으로 불상을 덮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주지스님은
불상이 어떤가 살피러 나왔습니다.
손전등으로 이리저리 비추는데 안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는 걸 발견합니다.
안에 뭔가 숨겨져 있음을 직감한 주지스님은
끌을 가지고 와서 불상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그는 찬란히 빛나는 황금부처를 마주하게 됩니다.


사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예전에 버마 군대가 침입했을 때
전쟁통에 도난 당할까 점토를 발라놓았답니다.
그런데 비밀을 아는 사람들이 모두 죽고
점토불상으로 남게 된거죠.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보통불상인줄 알고 지냈는데
알고보니 황금불상이더라...는 것.

저는 그 황금부처 앞에서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리며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황금부처일지도 모른다.
다만 사람들에 의해, 자신에 의해
그 빛나는 본질이 점토로 꽁꽁 둘러싸여 버리고
그를 모르고 지낼 뿐이다.'

오늘 간만에
5천만의 꿈에 들어가 사람들의 꿈을 읽었습니다.
오색찬란한 빛깔의 꿈들이 숨쉬고 있었지요.
사람을 이름이 아닌, 얼굴이 아닌
'꿈'으로 기억하고 싶다는 멋진 댓글도 봤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이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를 꺼내거라, 나를 표현하거라."

저도 오늘부터 '내 꿈의 첫 페이지'를 써볼겁니다.
....그 황금부처를 꺼내보고 싶습니다.
제 안이 답답해서 더 이상은 못견디겠네요.






IP *.252.3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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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4.26 13:43:05 *.227.22.57
어제 북세미나에서 초아선생님께 질문하던 귀자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궁금하죠? 답답하죠? 그렇지만 귀자님은 지금 정말 잘하고 있어요. 그런 귀자님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거슬러 자신을 부끄러워할만큼...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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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바다
2007.04.26 14:17:49 *.104.250.88
귀자님 보기에 좋소이다.
너무 안달하지 말고,
자연히 점토가 벗겨지기를 기다리시지요 ^^;
큰 비 오면 한번에 녹아내리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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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4.26 15:58:44 *.70.72.121
자네가 지난 작년 한 해 동안 치열하게 산 흔적이 요즘 글로 정갈하게 쏟아지더이다. 이제라도 내가 그대처럼 씻겨질까? 그러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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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7.04.26 17:14:11 *.183.17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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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7.04.26 17:28:36 *.122.143.72
점토가 벗겨져 황금불상이 나온단 말씀을 들으니 불현듯 오늘은 목욕탕에 가서 '때'라도 실컷 벗겨보고 싶네요.^^ 열심히 밀다 보면 '나 안의 새로운 나'가 나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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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7.04.26 18:07:20 *.244.218.8
좋다 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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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07.04.26 21:09:41 *.202.137.121
하하. 양재우님, 너무 재밌어요. 갑자기 절에서 목욕탕으로 순간 이동하면서 어느새 제가 때밀이로 전락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귀자에게 미안하지만 '나를 꺼내거라, 나를 표현하거라'에서
'내 몸의 때를 벗겨라, 거울에 비춰보거라'로 나도 모르게 재해석되는 블랙코미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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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4.26 22:41:33 *.109.227.168
ㅋㅋㅋ
것도 재밌네요.
확실히 때를 벗기면 새로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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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2007.04.27 02:01:11 *.230.198.231
귀자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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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7.04.27 02:09:55 *.142.163.4
좋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귀자 글을 읽을 때마다 난 氣가 느껴지더라.
확 타오르면 무섭게 번질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조금 무섭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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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4.27 10:33:26 *.134.54.75
에이~재동오빠, 무슨 전설의 고향도 아니고.ㅎ
음..기가 느껴진다면..좋은거겠죠?

근데 아직 확 타오르지 못해서 답답한가봐요.
늘 뭔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어요. 안에서..
확~~타오를 수 있는 그때를 위해
지금 잘 말리고 있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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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4.27 11:38:32 *.180.48.238
에구 누가 날 깨겠다고 정들고 덤비면 어쩌지? (으악. 갑자기 괴기영화 생각나네.)
그냥 내가 깨고 나와야지. 우선 나도 때부터 벗기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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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2007.04.28 02:56:25 *.184.223.16
이야기가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이글을 보는 분들 모두 자신의 황금불상을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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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훈
2007.05.01 13:27:17 *.126.46.122
읽기 편하면서도 그 내용이 가볍지 않아서 귀자님의 글이 참 좋습니다.
저도 얼른 목욕탕으로 달려 가서 때부터 벗겨야겠습니다. ㅋㅋ
그런 다음에 내 안의 나를 꺼내어 표현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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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7.05.02 17:45:04 *.57.36.18
음 귀자가 드디어 점토를 깨기 시작했군
그런데 살살깨라 너무 일찍 깨면
찬란한 빛에 눈멀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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